[기자수첩] 이통사에게 경쟁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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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는 지난 2월 자신들끼리 경쟁하지 말자며 말도 안되는 ‘신사협정’을 맺었다. 이통사 간 경쟁이 사라지면서 공시지원금과 리베이트 등 단말기 보조금은 크게 줄었다. 이통사는 보조금을 줄이면서 생긴 여력을 알뜰폰 가입자 유치에 쏟아부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스1
알뜰폰업계는 저렴한 요금을 앞세워 한때 가입자 800만명을 넘기는 등 가계통신비 절감 모델로 인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최근 이통3사가 중저가 요금제를 내놓으며 알뜰폰업계를 위협 중이다.

2년간 이통3사에 시장을 잠식당하던 알뜰폰이 가입자를 다시 되찾은 건 지난 2월. 이 기간 알뜰폰 가입자는 3949명 순증하며 2018년 5월 이후 22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알뜰폰이 신형 단말기를 출시하고 5G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가입자가 늘어난 것.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달 알뜰폰업계는 한달 만에 5만4869명을 이통3사에 다시 뺏겼다. 유입분을 감안했을 때 순감폭은 4925명으로 한달 전 유입된 인원보다 1000명을 더 잃었다.

알뜰폰업계가 한달 만에 완전히 다른 상황을 맞은 데는 이통3사의 마케팅이 큰 역할을 차지했다. 이통사는 일선 대리점에 알뜰폰 가입자를 빼오면 10~20만원의 리베이트을 추가로 지급한다는 ‘정책’을 내려보냈다. 이동통신사 간 치열한 경쟁을 벌이느니 알뜰폰 가입자를 뺏어오는 것이 수월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대리점 측은 노골적으로 알뜰폰 사용자에 더 많은 ‘지원금’을 제공했고 알뜰폰의 ‘봄날’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이통3사는 지난 2월 자신들끼리 경쟁하지 말자며 ‘말도 안되는 신사협정’을 맺었다. 이통사 간 경쟁이 사라지면서 공시지원금과 리베이트 등 단말기 보조금은 크게 줄었다. 이통사는 보조금을 줄이면서 생긴 여력을 알뜰폰 가입자 유치에 쏟아부었다. 그들이 신사협정이라 칭한 행태가 사각지대에서 상대적 약자의 등골을 몰래 빼먹는 도구로 활용된 셈이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 정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방관하고 있다. 오히려 이통사 간 경쟁분위기가 감지되면 ‘시장을 과열시키지 말라’며 찬물을 끼얹기 바쁘다.

지난해를 돌이켜 보자. 당시 이통3사는 5G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단말기에 50만~70만원 수준의 공시지원금을 비롯해 수십만원의 리베이트도 지급했다. 혜택은 소비자에게 돌아갔고 단말기 가격은 저렴해졌다. 이통사의 경쟁으로 통신요금도 인하됐다. 한 이동통신사에서 무제한 요금제를 내세우자 나머지 이통사들도 부랴부랴 무제한 요금제를 내걸면서 경쟁에 뛰어들었다. 매월 50만명 이상이 5G에 가입하며 시장이 활성화됐다. 가장 많은 가입자가 몰린 지난해 8월에는 88만명이 몰리는 모습도 보였다. 알뜰폰도 이통사의 시각에서 벗어나 LTE서비스를 중심으로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이통사의 ‘협정’과 당국의 ‘규제’로 경쟁이 사라진 지금은 어떤가. 모두가 불편한 이동통신시장의 해답. 이미 나오지 않았나.

☞ 본 기사는 <머니S> 제640호(2020년 4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흥순 soon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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