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공공 일자리] ① 셧다운된 하늘길과 철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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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각국이 교류를 중단시킨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자들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각국이 교류를 중단시킨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자들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유례없는 ‘감염병 불황’이 고용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신규채용이 축소됨은 물론 직원 구조조정과 무급휴가가 잇따랐다. 소비 침체로 자영업 경기가 위축되자 관련 업종의 아르바이트 일자리 등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 정부는 기업의 고용유지지원금을 확대하고 긴급 재난소득을 통해 소득이 감소한 근로자와 자영업자, 프리랜서 등 지원에 나섰다. 그럼에도 고용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공공기관 비정규직이다. 문재인정부가 ‘공공부문 정규직화’를 추진, 공공기관과 공기업들이 비정규직뿐 아니라 자회사나 외주업체 소속 직원의 정규직 직접고용 전환을 빠르게 진행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가미가 됐다. 국내외 교류가 중단된 상황에 취약업종인 공항, 철도, 도로 등 공공부문이 마비됐다.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 수많은 비정규직과 특수고용직 노동자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편집자주>

[MoneyS Report] 흔들리는 공공 일자리 ① 사람 없는 공항·철도, 직원들 어떻게 되나

#. 경기도내 A공공기관에서 청소직원으로 10년째 근무한 한정순씨(65세)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정부 지침에 따라 회사가 문을 닫은 지 한달째. 본사 직원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하지만 외부 방문객은 출입이 금지된 상태다. 청소직원의 업무량도 기존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외주업체(용역) 소속인 한씨는 근로계약 만기까지 코로나 사태가 계속되면 재계약도 어려워질 수 있어 초조하다. 업체의 관리자도 혹시 모를 인원감축에 대비해 평소 관할 업무가 아닌 건물 대청소나 야외 잡초 뽑기 등을 지시했다. 고용불안에 시달리면서도 업무 피로도가 훨씬 높아진 요즘이다.



텅빈 공항, 직원들은…


온라인 쇼핑, 식료품 소비, 마스크 사용 등의 증가로 일부 산업은 코로나19 수혜업종으로 떠올랐지만 적잖은 대기업은 물론 공기업들도 흔들린다. 가장 타격이 심각한 분야가 여행·여객 산업. 각국의 공항이 폐쇄되고 철도와 도로도 이동이 제한된 가운데 한쪽에선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신음하고 있다. 청소와 보수 등의 업무지원이 매출 감소로 인해 설 자리를 잃어간다. 정부의 각종 지원대책이 기업과 가계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저소득 노동자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을 경우 당장 생계를 위협하는 공포가 다가온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의 2017년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발표 후 지난해 말까지 2년6개월간 정규직 전환된 비정규직은 19만3000명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올해 목표로 세운 20만5000명 대비 94.2%에 달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실제로 전환이 완전히 완료된 인원은 90.0%인 17만4000명. 아직 전환이 완료되지 않은 1만9000명은 용역 계약기간 만료와 채용절차 등을 남겨놓고 있다. 그중 항공 관련 기관은 코로나19발 불황의 타격이 클뿐더러 고용직원수가 절대적으로 많다.

공공기관 알리오 공시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용역 및 비정규직(무기계약직 포함) 직원수는 각각 9849명, 4519명이다. 미주와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국가 간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은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자국 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발 입국을 제한한 국가는 지난 7일 오전 기준 181개국으로 집계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공항 이용객은 60만9489명(도착 33만7001명, 출발 27만2488명)으로 집계돼 전년동기대비 89.3% 급감했다. 하루 평균 이용객수는 이달 1∼6일 6869명으로 줄어 지난해 같은 기간의 3.6% 수준으로 떨어졌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 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정점에 달했던 5월20일에도 공항 하루 이용객은 2만6773명 수준이었다.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김포국제공항과 제주국제공항도 같은 달 하루 이용객수가 각각 2만2013명, 3만1265명으로 지난해의 절반 이하 수준을 기록했다.

KTX를 운영하는 코레일은 용역과 비정규직 수가 7991명, 한국도로공사는 9335명이다. KTX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전후인 지난달 초 주말 승차인원이 7만9102명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78.8% 급감한 동시에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래픽=김은옥 디자인기자
그래픽=김은옥 디자인기자



소득보전 대신 ‘고용유지’ 정책 필요


지난 7일 기준 인천국제공항 내 입점 식음료업체 214개 가운데 62개가 한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했고 118개는 운영시간을 단축했다. 고용불안은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부터 끊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하청업체들이 3월까지 무급휴직을 연장하며 버텼지만 줄줄이 정리해고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노동계는 소득보전보다 고용유지 정책이 더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정부가 기업에 제공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은 실제로 한달 동안 고용을 유지한 사업체가 받을 수 있는 제도다. 한국노총은 정부에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전까지 일시적인 ‘해고제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영상 해고요건을 강화하고 일정 규모 이상 대량해고 시 고용노동부 장관의 승인을 얻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지난달 6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발표한 노사정 선언에 고용을 유지하자는 노사합의가 담겨있지만 현장엔 벌써 감원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래픽=김은옥 디자인기자
그래픽=김은옥 디자인기자



도로 이용 감소율 낮은 이유는?


도로의 경우 예년에 비하면 이용객 감소세가 확실했지만 공항과 철도와 비해선 감소율이 적었다. 다중밀집시설인 대중교통보다 자차를 이용하는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월17일 후 이달 첫주까지 고속도로 교통량은 하루 391만1000대를 기록, 전년동기대비 12.5% 감소했다. 주말 교통량은 20.8% 감소했고 평일에는 상대적으로 감소율이 적은 9.3%를 기록했다.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약 3개월간 전체 교통량을 봐도 전년동기대비 6.4% 감소했다.

교통량이 가장 많이 줄어든 주는 2월 넷째주로 21.2%가 감소했다. 이후 3월 들어 교통량 감소율은 오히려 줄어 지금까지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통행량 감소폭이 적은 이유는 항공, 철도 같은 다중이용 교통보다 자차 이용이 권장되기 때문이고 계절에 따른 교통량 증가도 있다”고 설명했다. 봄맞이 상춘객이 증가해 3월 들어 교통량이 늘어났다는 분석도 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첫주 주말 동안 하루 통행량이 500만대 이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느 정도 지켜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비정규직 고용불안의 영향은 아직까진 없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0호(2020년 4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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