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유료방송 2차 대전③]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찬반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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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규모 6조원, 가입자 3300만명의 유료방송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IPTV를 앞세운 통신사가 연이은 기업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왕좌를 차지하려 격돌 중이다. 통신사 간 경쟁이 과열되며 부작용도 속출한다. 한계에 다다른 시장을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려 통신사들은 가입자 유치와 이탈방지를 위한 해지방어 총력전에 나섰고 이에 소비자 차별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끝은 어디일까. ‘머니S’가 유료방송 전쟁에 대해 살펴봤다.<편집자주>

유료방송시장의 M&A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유료방송 합산규제 부활 여부가 주목된다. / 사진=뉴시스 고승민 기자
유료방송시장의 M&A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유료방송 합산규제 부활 여부가 주목된다. / 사진=뉴시스 고승민 기자
‘폐지 vs 재도입’ 의견 팽팽… 사후규제로 전환할 듯

유료방송시장의 인수합병(M&A)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재도입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특정사업자가 케이블TV·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가입자의 33.33%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 장치로 2018년 일몰됐다.

이후 합산규제 연장을 비롯해 새로운 대체규제 도입 등에 대한 국회 논의가 지속됐지만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아직까지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디어시장의 새로운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과 방송시장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공존하고 있어서다.



합산규제, 사실상 KT만 발목?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방송시장의 독과점을 막아 중소 종합유선방송(SO) 사업자를 보호하고 공정성과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2015년 3년 일몰제로 도입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사업자 간 네트워크 운용 자원과 고도화 차이의 영향을 받는다. 이동통신사가 운영하는 IPTV의 경우 방송환경이 실시간 방송서비스에서 양방향·모바일 기반의 서비스로 확장하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갖췄지만 케이블 SO의 경우 유선네트워크, 위성방송은 무선네트워크만을 보유하고 있어 결합 등과 같은 서비스 확장이나 할인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뒤처진다.

[6조 유료방송 2차 대전③]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찬반 '팽팽'
또한 특정업체가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경우 채널 편성권을 이용해 다양성과 방송 노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중소 채널사용사업자(PP)와의 채널 번호 부여, 수신료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만큼 방송시장에 불합리한 구조가 형성될 수도 있다. 플랫폼은 채널편성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시청률이 낮은 중소 독립PP의 전송을 거절하거나 프로그램 대가산정 과정에서 지배력을 남용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정부가 합산규제를 도입한 것은 이 같은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해 공정한 방송생태계를 유지하겠다는 목표에서였다.

하지만 이 제도는 사실상 KT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303만4309명으로 2018년 하반기 대비 54만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KT는 KT스카이라이프와 합쳐 31.31%의 점유율로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정한 기준인 33.33%에 근접한 상황이라 추가적인 M&A가 불가능하다.

실제 KT는 지난해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려 했지만 규제 향방을 예측할 수 없어 아직도 결론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도 KT는 “유료방송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 중”이라면서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점유율 기준 완화해야


물론 합산규제는 2018년 6월부로 일몰이 됐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KT가 추가로 다른 방송사업자를 인수하는 데 문제가 없다. 더욱이 20대 국회의 임기가 올 5월에 만료돼 추가적 법안 처리가 사실상 어려운 만큼 당장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규제 부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점은 부담요인이다. 국회의 논의가 일시적으로 중단됐다곤 해도 21대 국회에서 유료방송 관련 어떤 규제를 도입할지 예상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업계에선 합산규제가 그대로 부활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합산규제와 같은 사전점유율 규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있었고 지난해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사후규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기 때문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특히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의 국내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유료방송시장도 과감히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미디어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M&A를 허용함으로써 국내 유료방송사업자들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송미디어 사업자 간 인수합병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품질향상과 가격인하 등 소비자에게 편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

다만 독과점으로 발생 가능한 미디어 다양성 저해 등의 부작용을 얼마나 차단하느냐가 관건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과도한 규제로 방송산업 자체가 침체되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특정 사업자 독점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한 바 있다.

변상규 호서대학교 뉴미디어학과 교수는 “특정 사업자가 방송시장을 독점하게 될 경우 중소사업자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미디어의 공정성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합산규제가 일몰된 상태를 계속해서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규제를 시행하되 현재 유료방송시장의 변화에 맞춰 사업자가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점유율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미디어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가입자 점유율 규제 기준을 변화된 시장 상황에 맞춰 재해석하고 유료방송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합당한 기준을 다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1호(2020년 4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한듬
이한듬 mumfor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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