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이기는 사람들] 진단키트 명성 이을 국산 기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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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진단키트시장의 판도를 바꾼 국내 관련업계가 차세대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진단키트시장의 판도를 바꾼 국내 관련업계가 차세대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진단키트시장의 판도를 바꾼 국내 관련업계가 차세대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체들은 코로나19에 이어 암 진단키트 등의 사업에 집중하며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다국적제약사가 장악해온 전세계 진단키트시장에서 국내 업체가 자체개발한 진단키트를 해외에서 성공시킨 사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다음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진단키트, 피 한방울로 치료제 추천


진단키트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암이나 출생 전에 태아의 선천적 이상 여부를 검사하는 ‘산전진단’ 등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진단키트를 포함한 한국 의료기기시장은 전세계시장(500조원)의 1.4%에 불과했지만 이번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 등에 힘입어 규모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개발(R&D) 기술이 향상되면서 의료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변하자 진단키트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진 국내 업체의 진단키트 수출은 개발도상국 위주였으나 앞으로 보다 다양한 국가들로 판로가 열린 만큼 시장 판도를 빠르게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업체들의 진단키트 개발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모습이다. 이전엔 태아의 유전질환을 검사할 때 임신부 배에 바늘을 깊숙이 찔러 양수를 뽑아야 했지만 이젠 임신부의 피 한방울로 임신부와 태아 모두의 유전질환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유전물질(RNA·리보핵산) 분석 기술이 진화한 덕분이다. RNA의 기본 단위는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크기가 매우 작아 예전엔 유전정보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혈액 속 ‘마이크로 RNA’ 물질을 검사해 질병 위험을 조기 진단하거나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일반적으로 암이 발병하면 혈액 속 마이크로 RNA 수치가 상승한다. RNA 분석 기술이 적용된 진단키트는 크기가 1㎝ 미만의 초기 암은 물론 0기로 불리는 ‘초조기단계’(전암단계)의 암까지 찾아낼 수 있게 됐다. 진단키트로 암 판정이 나오면 의료기관에서 어느 장기에 암이 발생했는지 여부를 영상진단 등을 통해 확인한다.

진단키트는 피 한방울로 암을 검사하고 가장 효과가 좋은 치료제까지 추천할 수 있다. 진단키트로 분석한 유전자 정보를 토대로 의료진은 앞으로 암 재발이나 전이 가능성, 치료제 투여 방향 등을 판단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환자에 따라 치료 효과가 좋거나 나쁠 수 있다”며 “기존엔 모든 약을 직접 환자에게 투여해 진찰했으나 진단기술로 치료효과 예측과 함께 약 사용의 편익을 분석할 수 있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의료비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매’도 조기진단… 내년 상용화 예상


진단키트업체인 랩지노믹스는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NGS 기술은 염색체의 미세 결실이나 중복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350여종의 유전질환인자 보유 여부를 검사할 수 있다. 랩지노믹스는 이 기술을 토대로 ▲산전 기형아 선별검사 ‘맘 가드’(Mom Guard) ▲신생아 염색체 이상질환 선별검사 ‘앙팡 가드’(Enfant Guard) ▲개인 유전체 분석 서비스 ‘위드진’(WithGENE) ▲맞춤형 다이어트 관리 ‘제노팩 다이어트’(GenoPAC Diet) ▲암 질환 예방 유전자검사 ‘제노팩 캔서’(GenoPAC Cancer) 등 현재 생애 주기별로 8개의 NGS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며 노하우를 축적한 바 있다.

국내 진단키트업계는 탄탄한 원천 기술도 갖췄다. JW홀딩스 자회사인 JW바이오사이언스는 췌장암 초기와 말기환자에 각각 발현되는 물질을 동시에 활용, 암의 진행 단계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16년 국내 특허 출원을 시작으로 일본·중국·유럽 등 해외 특허를 확대해 진단키트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다.

JW홀딩스 관계자는 “췌장암은 암 가운데 예후(의사가 환자를 진찰하고 전망하는 것)가 가장 늦게 나타나고 진단 후 1년 내 사망할 확률이 가장 높다”며 “당사 진단키트는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췌장암 여부를 조기진단할 수 있어 키트가 개발되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현재 췌장암 외에도 패혈증 진단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뚜렷한 치료제가 없어 ‘미지의 영역’으로 불리는 치매에도 서광이 비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혈액이나 땀, 침 등으로 초기 잠복상태의 치매까지 판별하는 조기진단 기술 개발에 성공,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치매 진단기술은 경상대학교와 분당서울대병원이 공동 개발했으며 현재 바이오기업 피토스에 이전돼 제품화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김명옥 경상대 교수는 “인지능력검사 등 기존 검사법은 증상이 어느 정도 진행돼야 식별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며 “이에 비해 해당 진단기술은 치매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시기에 확인 가능해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치매 조기진단키트는 임상이 치료제보다 빠르게 진행돼 내년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1호(2020년 4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아름
한아름 arha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S 산업2팀 기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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