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위 오른 ‘공공 부실화’] ②민간엔 '착한 임대료', 정부는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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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민준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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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휩쓴 세계 각국의 관문. 아시아 최대 허브로 도약 중인 인천국제공항이 관련기업 매출과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국내 대표 공공교통서비스인 철도 역시 여객 감소로 인해 적자가 불어났다. 민간기업과 근로자에 대한 정부 지원이 진행되는 가운데 표면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실상 부실위험을 안고 있는 공공부문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인 상태다. <편집자주>

[Money S Report-수면위 오른 ‘공공 부실화’] ②한국철도공사·공항철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며 글로벌 교류뿐 아니라 국내 철도 이용객수도 급감했다. 정부가 이동제한을 권장하고 다중이용시설인 철도 대신 승용차 이용을 장려하자 가뜩이나 적자가 심각한 철도 운영에 치명타를 입혔다. 공기업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민간이 수탁 운영하는 공항철도는 공공부문의 대표적인 적자기업이다. 코레일은 수년간 적자가 지속돼 정부 배당에선 제외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됐다. 지속되는 적자에 정치권 일부에선 노선을 일부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수년간 제기됐다. 대국민 교통복지와 서비스가 약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천국제공항과 서울역을 잇는 공항철도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운임수입이 감소했다. 공항철도는 민간기업이지만 2대주주인 국토교통부가 예산을 지원해 운영적자를 보전하는 구조다. 민간의 경우 이익 극대화를 위해 부실사업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으면 되지만 공공부문은 공공서비스 연쇄 부실로 확대될 위험이 있는 만큼 정부 지원이 결코 소홀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흔들리는 적자 공기업 코레일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3월 여객 운송수익(물류 제외)은 1056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2762억9000만원)의 38.2% 수준에 그쳤다. 유일한 흑자노선인 고속철도(KTX)도 3월 운송수익이 458억20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9.3% 수준에 불과했다.

코레일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객 감소에 따른 영업손실이 1월 말 이후 하루 20억원대에서 2월 말 이후엔 54억원으로 확대됐고 최근 들어서도 40억원대에 이른다. 코레일은 2017~2019년 3년 연속 연간 1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 출자기관임에도 배당을 못하는 이유다.

경부선 KTX를 제외한 전노선이 적자 운영되고 있다. 수도권 전철과 ITX 등 광역철도는 손익분기점에 가깝지만 지난 3월 매출을 보면 코로나19 타격으로 전년동기대비 반토막 수준인 457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광역철도의 여객 수송량은 5894만4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57.4% 수준이다.

벽지 등 수송량이 적은 적자노선을 폐지하거나 축소 운영할 경우 서민 교통복지 측면에서 볼 때 공익성을 상실하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방침과 경영평가에 따라 코레일은 수익성을 높이고 부채를 감축해야 하는 딜레마도 안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철도가 공공부문인 만큼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기보다 교통서비스를 유지하면서 경영 효율화를 이루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난소득이 저소득 국민이나 소상공인, 민간 등에 우선 투입돼야 해 공공부문이 시급하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선로 사용료 면제나 노인 무임승차에 대한 국고 보전이 100% 이뤄지지 않는 부분은 아쉽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정부의 선로 사용료 면제가 이뤄진 사례는 없다. 항공분야에선 3월부터 국토부가 공항시설 사용료를 감면하고 운항 급감으로 부담이 증가한 정류료(항공기가 공항에 착륙 후 이륙할 때까지 시간 초과에 따라 부과하는 요금)를 3개월간 전액면제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해외 입국자의 공항철도 이용을 제한, 이용자수가 급감했다. /사진=머니투데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해외 입국자의 공항철도 이용을 제한, 이용자수가 급감했다. /사진=머니투데이



입점업체 임대료 인하 요구에 국토부 ‘고민만’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올 1분기 항공 운항률이 10% 이하로 내려앉자 도심공항터미널 이용객도 80% 이상 급감했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자의 자가격리 등으로 공항철도 탑승이 제한되고 4월부턴 방역을 이유로 도심공항터미널이 폐쇄돼 결국 문을 닫았다.

공항철도 입점업체들은 1000만~1500만원의 임대료를 못내는 곳이 속출했다.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 상인들은 임대차계약 후 개점휴업 상태다. 계약상 개업일을 연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은행 대출을 받아 임대료를 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소상공인·중소기업뿐 아니라 중견·대기업도 정부의 ‘착한 임대인 운동’ 확산에 따른 정책적 혜택을 받게 됐지만 공항철도 입점업체들은 지원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민간임에도 정부가 위탁한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운영, 정부가 국고 보조를 통해 적자를 메우는 상황이다. 공항철도의 최대주주는 KB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지분율 60.9%), 2대주주는 국토부(39.1%)다. 2006년 철도 완공 당시 기준으로 총투자액 4조원 가운데 절반 이상인 2조2000억원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조달했다.

이후에도 철도연장 및 시설투자가 이뤄지며 이자 등의 비용이 지속 증가해 지난해 공항철도 감사보고서를 보면 운임수입은 약 988억8600만원, 정부 보조금수입은 3배인 2997억7000만원이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올 1분기 국토부가 공항철도의 손실 보전을 위해 지원한 세금은 약 846억원이다.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앞으로 적자 규모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게 공항철도 측의 예상이다.

공항철도에 따르면 운임수입은 지난 2월부터 소폭 감소하기 시작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선언된 3월엔 50% 이상 급감했다. 공항 입국자의 이용제한으로 올 4~5월 운임수입 역시 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철도 관계자는 “지원금의 절반 이상인 500억원이 시설투자에 대한 이자비용이고 코로나19로 인해 운임수입이 감소한 영향은 3월부터 본격화돼 4~5월에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입점업체 임대료 문제와 관련해 “임대료 인하 시 매출에 영향을 주고 국고 지원이 늘어나는 구조인 만큼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 역시 공항철도 2대주주지만 민간투자협약을 맺고 운영권을 넘긴 데다 수입 감소와 직결되는 사안은 재정당국과 협의해야 해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우려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2호(2020년 4월28일~5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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