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온라인 영업] 영업 경쟁? 이제는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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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기업 어두운 면 중 하나인 불법리베이트. 불법리베이트를 조명하고 이를 타개하하기 위한 노력들이 현재진행중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제약기업 어두운 면 중 하나인 불법리베이트. 불법리베이트를 조명하고 이를 타개하하기 위한 노력들이 현재진행중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1. A제약사는 의약품 판촉을 위해 법으로 금지된 ‘리베이트’를 의사들에게 지급해 왔다. 영업추진비 명목으로 예산을 집행하고 제품설명회, 자문료 등 의원들의 처방실적을 월별로 계산해 사례비를 지급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2. B제약사는 광고비를 과다 책정한 뒤 좌담회, 자문료 등 오프라인 간담회를 통해 의사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다가 ‘불법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적발돼 처벌을 받게 됐다.

관행을 넘어 ‘떼려야 뗄 수 없는’ 제약-병원 간 리베이트 영업 행위. 뿌리 깊은 제약업계 리베이트 문화는 ‘투명성’이라는 시대의 요구에 발맞추지 못했다. 잘못된 관행을 끊기 위해 제약업계가 ‘온라인 마켓팅’을 내세웠다. 마케팅시장 전체적으론 이미 큰 비중을 차지한 ‘온라인 마케팅’이 제약업계의 불법 리베이트 문화에까지 변화를 가져다 줄까.



리베이트로 얼룩진 제약영업


제약사 영업사원은 의사와 직접 대면하는 영업방식 아래에선 불법적인 리베이트의 유혹을 벗어나기 힘들다. 리베이트가 실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 적발 규모는 ▲2014년 139억원 ▲2015년 108억원 ▲2016년 220억원 ▲2017년 131억원 등으로 100억~200억원대 규모에서 2018년 37억원으로 처음 두자릿수가 됐다.

감독당국이 불법 리베이트 방지를 위한 대안책을 찾아 나서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하지만 각종 처벌 강화에도 제약-병원의 리베이트 커넥션 근절은 쉽지 않았다. 리베이트 적발 규모와 비교해 같은 기간 적발 기업수는 ▲2014년 7개 ▲2015년 27개 ▲2016년 65개 ▲2017년 16개 ▲2018년 13개 등을 기록했다. 적발 사례를 보면 의사의 의약품 처방률에 따른 약제 대금의 10% 안팎을 현금으로 주거나 설문조사 활동, 논문 번역, 회식비, 간담회 등을 통해 이익을 제공하는 방법들이다.

불법 리베이트의 구조적 문제를 잠재운 건 오히려 규제와 처벌이 아닌 플랫폼의 변화다. 전산업계에 각종 플랫폼 바람이 불며 제품 영업방식을 고민하던 제약사들도 ‘온라인’을 선택했다. 이미 다국적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수년 전 온라인 영업이 시도됐다는 점도 한몫했다. 의사와 영업사원의 이해관계에 의한 제품 선택이 아닌 임상결과 약물의 장점 등 마케팅을 통한 경쟁력 제고가 새로운 영업방식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노바티스 관계자는 “온라인 마케팅은 투명한 영업환경을 마련하기 위함”이라며 “리베이트라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대면영업도 필요하지만 멀티채널마케팅을 통해 접점을 높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온라인 마케팅으로 의료인들이 요구하는 정보를 충분히 전달하며 규정도 준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새로운 대안 ‘온라인 마케팅’


대면영업을 기반으로 한 제약영업은 비대면, 온라인 마케팅 등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웹 광고와 온라인 세미나 등 제약기업들은 디지털 채널 확보에 나섰다. 디지털 채널에는 원격 영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운영, 온라인 세미나, 온라인 직원 교육 등이 있다.

보령제약, JW중외제약,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은 온라인 마케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보령제약은 최근 웹 심포지엄 형식을 기획했다. 보령제약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3제복합제 ‘듀카로’ 출시에 맞춰 전국 의료진을 대상으로 ‘2020 NEXT 듀카로 발매 웹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보령제약은 이번 웹 심포지엄에서 동시 접속자 2500여명을 끌어모으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미약품은 의료포털 ‘HMP’를 운영하고 있다. 한미HMP는 의사들에게 의약품과 질환, 제품, 논문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웹 심포지엄 등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유한양행은 자체 의료정보 포털 유메디를 통해 디지털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마케팅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며 “대면 영업활동으로 생겨난 불필요한 오해들을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불식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오랜 기간 업계에 뿌리내린 영업 관행이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건너오면서 해결책을 찾은 듯도 보인다. 하지만 온라인 마케팅이 불법 리베이트를 완전히 없앨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애초에 불법 리베이트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게 아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마케팅이 활성화되더라도 리베이트가 없어질 것으로 생각치 않는다”며 “조용한 뒷거래가 이어질 것”이라고 비관했다.

그럼에도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제약업계는 노력을 이어간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ISO37001(반부패경영시스템) 인증 및 도입 중인 제약기업들은 지난해까지 총 53곳. ISO37001은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을 수립, 실행, 유지, 개선하는 데 대해 제3자 인증이 가능한 국제표준제도다. 협회 측은 인증기업을 올해까지 70개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제약사들 리베이트 근절 노력


제약사들은 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CP)을 통해서도 리베이트 뿌리 뽑기에 나섰다. 올 4월 상장 제약사 15곳이 CP 운영현황을 공시했다. 참여 제약사들은 전임직원 대상으로 공정거래 실천 서약서를 작성하고 지출보고서 점검, CP 관련 외부 교육, CP 위반자 인사 제재 등을 실천했다. 모두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다.

HK이노엔 관계자는 “해마다 대내·외 교육 등을 통해 공정거래 자율준수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며 “CP 관련 법규나 사례를 소개하는 내용의 온·오프라인 뉴스레터, 핸드북 등을 배포해 부패 방지를 위한 임직원의 마인드세트를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3호(2020년 5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지용준
지용준 jyjun@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모빌리티팀 지용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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