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카드 수수료'③] 땜질 처방, 반쪽 정책 이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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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가 이달말 시작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자금난에 허덕이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카드 수수료를 ‘제로화’하자는 ‘역대급’ 법안 발의가 준비 중이다. 카드 가맹점의 수수료는 최소 0.8%에서 최대 1.6%다. 수수료를 0%로 내리면 카드사의 수익이 대폭 감소해 구조조정, 부가서비스 축소 등 후폭풍이 예상된다. 자영업자들은 카드 수수료 외에 간편결제 수수료, 배달앱 수수료 인하 등 새로운 대안을 요구한다. ‘머니S’는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신용카드 수수료 개편의 변천사를 짚어보고 전문가들과 함께 금융소비자-가맹점-카드사가 ‘윈윈’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했다.<편집자주>

[Cover Story-카드 수수료 개편③]땜질 수수료, 반쪽짜리 정책 이번엔?


역대 정부의 신용카드 수수료 개편은 자영업자를 달래기 위한 ‘반쪽짜리 정책’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부가 가맹점의 연 매출에 따라 카드 수수료를 인하해 영업손실 부담을 줄여주고 있으나 영세·중소가맹업자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미미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금융시장은 ‘OO페이’로 불리는 간편결제시장이 11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등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로 달려가는 상황에서도 정치권은 여전히 카드 수수료 개편이란 손쉬운 정책을 만지작거린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다.


미봉책으로 내린 수수료, 혈세 투입


정부는 2007년부터 총 12차례에 거쳐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를 인하했다. 3년마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별 가맹점 수수료율을 재산정했지만 잡음도 여전하다.

먼저 가맹점의 연 매출에 따라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한 혜택의 허점이다. 2018년 정부가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 범위를 연 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로 늘리면서 273만개 가맹점 중 96.2%에 해당하는 262만6000개가 우대 대상이 됐다.

정작 소상공인인 5억원 이하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그대로다. 600만 자영업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수수료 우대 가맹점을 늘리다 보니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실익은 미미하다.

현재 30억~100억원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는 1.90%, 100억~500억원 가맹점은 1.95%로 각각 0.3%포인트, 0.22%포인트 떨어졌다. 매출액 30억원 초과 가맹점의 체크카드 수수료율도 1.45%로 0.15%포인트 낮아졌다.

그 결과 약 19만8000개 가맹점은 연 평균 147만원, 10억∼30억원 이하 4만6000개 가맹점은 연 평균 505만원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덜고 있다.

수수료 인하 혜택이 사라진 영세·중소가맹점을 위해 정부는 혈세를 투입해 세금을 환급해준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신용카드 가맹점은 1.3%에 해당하는 부가세를 환급받는다. 연 매출 3억~5억원인 가맹점의 수수료가 1.3%, 2억~3억원인 가맹점의 수수료가 0.8%인 점을 고려하면 부가세 환급으로 돌려받는 금액이 더 크다는 얘기다.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월 평균 매출은 3372만원이며 연 매출로 환산할 경우 4억464만원이다. 대부분 자영업자가 카드 수수료를 부가세 환급금으로 보전받는 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선거철마다 등장한 가맹점 카드 수수료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작용을 땜질하는 수단일 뿐 제대로 된 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며 “소상공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수료 정책을 전면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결제 수수료 두배 넘어


자영업자들이 바라는 여신금융정책은 정말 카드 수수료 인하일까. 여신금융 전문가들은 온라인 결제가 활발한 언택트 시대에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전문회사의 수수료 체계를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간편결제 전문회사들이 카드사보다 높은 수수료를 받아 가맹점에게 부담을 주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간편결제회사의 평균 2.1~2.3%로 오프라인 수수료의 두배에 이른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가 네이버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치킨을 팔면 결제시스템 운영사인 네이버페이, 카드사와 계약을 맺은 결제대행업체, 신용카드회사 등 3곳에 총 3.4~3.7%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결국 영세상인들은 오프라인에선 0.8~1.3% 카드수수료만 부담하는 반면 모바일 간편결제시스템을 이용하면 이보다 4배가량 더 많은 수수료를 떠안는 셈이다.

최근 음식 주문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수수료 중심의 요금제를 내세웠다가 백지화한 일도 자영업자의 수수료 지출의 고충으로 꼽힌다.

배달의민족 기존 요금체계는 앱 화면 상단에 무작위로 3개의 음식점을 노출하는 ‘오픈리스트’(건당 수수료 6.8%)와 ‘울트라콜’(월정액 8만원)이다. 배달의민족은 수수료를 5.8%로 낮춰 가맹 음식점 전부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시도했으나 가맹점의 거센 반발로 수수료 개편을 중단했다.

국내 배달앱 2위 ‘요기요’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요기요는 가맹점에 주문 성사 건당 12.5%의 수수료를 받는다. 월 1000만원인 음식점의 경우 수수료로 125만원을 내는 것이다.

지자체가 배달앱 독과점 현상을 바로 잡고 자영업자들의 수수료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배달앱 개발에 나섰으나 이마저도 혈세 투입 논란이 제기된다. 지자체가 자영업자의 수수료와 광고비를 줄이기 위해 앱 개발비와 운영비를 세금으로 지불하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도를 포함해 최소 8곳의 지방자치단체가 배달앱을 자체 개발했거나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경상북도도 공공기관인 경제진흥원을 통해 자체 배달앱(착한배달앱) 개발에 착수했고 서울 광진구는 관내 음식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배달앱(광진나루미) 개발을 시작했다.

경남 양산시, 울산 울주군, 전북 익산시 등도 각각 자체 배달앱 개발을 위해 예산을 배정했거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전북 군산시(배달의명수)와 인천 서구(배달서구)는 이미 배달앱을 개발했다.

이건희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온라인 거래가 활발한 시대에 카드 수수료율을 낮춰도 자영업자 위기가 본질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간편결제업체의 수수료 체계, 배달앱업체가 부과하는 수수료 등 언택트 시대에 걸맞은 수수료 개편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3호(2020년 5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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