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도 선택한 韓 전기차 배터리… 세계 정상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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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먹거리로 일컬어지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3사(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성장이 눈부시다. 지난해까지 일본과 중국에 밀려 힘쓰지 못하던 한국 전기차 배터리는 1년 만에 전세를 완전히 뒤집고 선두로 치고 나왔다. 다만 국내 기업 간 ‘자중지란’이 일어나며 앞으로 나갈 타이밍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머니S’는 미래 경제동력 전기차 배터리를 두고 한·중·일 3국이 펼치는 경쟁과 전기차 배터리의 미래를 살펴봤다.<편집자주>



[커버스토리 - '40조 전기차 배터리시장' 움켜진 한국(1)] 中·日 누리고 '세계 톱'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3사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하면 ‘괄목상대’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배터리는 ‘미래산업의 쌀’이다. 휴대폰,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해 2025년이면 메모리 반도체보다 큰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경북 포항시 규제자유특구를 방문, 배터리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언급한 배터리 가운데 최근 가장 각광받는 분야는 전기차다. 세계 각국이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면서 내연기관차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 보급률은 2019년 3.5%에서 ▲2020년 5.3% ▲2021년 7.0% ▲2022년 8.6% ▲2023년 10.8%로 성장이 예상된다. 핵심부품인 배터리도 이 같은 성장에 동반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전기차 배터리시장 규모가 2019년 25조원에서 올해 39조3000억원으로 14조3000억원(57.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매년 20조원가량 성장, 3년 뒤인 2023년에는 2020년 대비 143%(56조5000억원) 커진 95조8000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도약할 것이라 예상했다.



전기차 생산 10대 중 3.7대 ‘한국산 배터리’


전기차 배터리시장은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국이 독보적인 위치를 점한다. 배터리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기업 상위 10개사는 한·중·일 3국이 모두 휩쓸었다.

지난해 연간 기준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국가는 중국으로 41.8%를 차지했다. 이어 일본 29.3%, 한국 15.8% 순으로 3개국의 시장점유율은 86.9%에 달했다. 2020년 들어서도 3국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독점 흐름은 이어져 1분기 누적 기준 전체의 95.7%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이 기간 한국은 37.6%의 시장점유율을 확보, 일본(29.1%)과 중국(29.1%)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한국 배터리 3사의 올 1분기 누적 점유율은 ▲LG화학 27.1% ▲삼성SDI 6.0% ▲SK이노베이션 4.5% 등으로 각각 1위, 4위, 7위를 차지했다. 일본의 경우 파나소닉이 25.7%로 LG화학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으나 나머지 PEVE(2.4%) LEJ(1.0%) 등이 다소 저조하다. 중국에선 푸젠성에 본사를 둔 CATL이 17.4%를 기록했을 뿐 경쟁기업인 BYD가 4.9%로 저조하고 AESC(5.9%) 구오슈안(1.2%) 등도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3사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하면 ‘괄목상대’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간 국내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LG화학 10.5% ▲삼성SDI 3.6% ▲SK이노베이션 1.7% 등 총 15.8%에 그쳤으나 1년 만에 두배 이상 확대됐다. 국내 기업의 1분기 누적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LG화학 117.1% ▲삼성SDI 34.0% ▲SK이노베이션 108.5% 등으로 3사 평균 86.5%에 달했다.

이 기간 일본에선 ▲파나소닉 -3.8% ▲PEVE -8.5% ▲LEJ -12.1%의 감소세를 기록하며 모두 부진했다. 중국도 지난해 인비전그룹에 인수된 AESC가 8.3% 성장하며 분전했지만 CATL(-36.1%)과 BYD(-72.0%) 역성장하면서 영향력이 줄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파나소닉과 CATL의 양강구도에서 LG화학의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되면서 흥미로운 3강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럽 공략하는 ‘韓 배터리’


국내 기업들이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한 원인은 다양한 완성차 기업에 배터리를 공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LG화학의 경우 현대기아차, 르노, GM, 폭스바겐, 벤츠, 아우디·재규어, 테슬라, 볼보, 포드, 지리자동차 등에 골고루 제품을 공급하며 점유율을 확대했다. 삼성SDI도 BMW, 르노, 재규어랜드로버 등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 다임러, 폭스바겐, 포드와 함께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에도 배터리를 제공하는 등 완성차업체의 국적을 가리지 않고 거래선을 다양화하면서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파나소닉은 테슬라 의존도가 심하고 중국기업은 주로 중국 완성차업체에 제품을 공급한다”며 “국내 기업은 편중되지 않은 다양한 거래선을 갖춘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배터리셀을 확인하는 LG화학 연구원. /사진=LG화학
특히 친환경 정책을 도입 중인 유럽시장을 타깃으로 삼은 것이 적중하면서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배터리 3사는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에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6년 처음 폴란드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한 LG화학은 지난해부터 현지에 2개 공장을 두고 유럽 내 배터리 생산능력을 6GWh에서 30GWh로 대폭 키웠다. 올해도 6조원의 시설투자비 가운데 3조원을 배터리 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LG전자는 2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1년까지 총 12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헝가리 괴드와 코마홈에서 공장을 운영하면서 유럽시장을 공략 중이다. 2018년부터 헝가리에서 제품 생산을 시작한 삼성SDI는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조2000억원을 들여 괴드 2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1년부터 가동될 예정인 이 공장은 생산능력이 1공장의 3배가량 큰 규모로 들어선다는 게 삼성SDI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은 4월 초 코마홈 제2공장 증설을 위해 기술인력 300명을 급파했고 올 연말까지 설비구축을 완료할 방침이다. 제2공장이 예정대로 완공될 경우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에서만 16.5GWh의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 유럽시장 수요에 안정적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이후 변수… 긴장감 맴돌아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가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하곤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유럽 자동차시장 변화와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 연장 등 판세를 좌우할 변수가 도처에 깔려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집중 공략 중인 유럽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완화 움직임이 감지된다. 유럽 완성차업체에 전기차 생산을 강요했던 이 규제가 완화될 경우 가솔린차 공급이 늘어나고 전기차 배터리시장은 상대적으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서울 시내 한 전기차 충전소. /사진=장동규 기자
일각에선 국내 배터리 3사가 해외 전기차 배터리 업체보다 탄탄한 공급망과 재무구조를 갖춰 코로나19 위기 이후 오히려 시장 장악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동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CATL도 내년엔 유럽 배터리 공장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5년간은 국내 배터리업체들의 유럽시장 물량 증가 효과가 가장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지급 연장한 것도 변수다. 당초 중국 정부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올해 말까지 지급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중국 자동차업계가 피해를 입으면서 보조금 지급 기한을 2년 연장했다. 중국 정부는 과거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당시 한국산 배터리 탑재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바 있다.

그럼에도 현재 상황이 한국기업들에 비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많다. 최근 중국 정부가 보조금 목록에 한국산 배터리 탑재차를 추가하면서 제재가 완화되는 모습이다. 이달 초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제5차 신에너지차 보급 응용 추천 목록’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에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테슬라 ‘모델3’를 통해 시장에 발을 디뎠으며 삼성SDI도 중국 충칭진캉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세레스 SF5’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보조금 대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4호(2020년 5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흥순 soon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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