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통신비 진짜 줄었다고?… “핸드폰 교체 주기 길어졌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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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통신비가 줄면서 걱정에 빠진 이동통신사와 달리 소비자들은 가계통신비가 여전히 비싸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서울시내에 위치한 한 휴대전화 매장. /사진=뉴시스
가계통신비가 줄면서 걱정에 빠진 이동통신사와 달리 소비자들은 가계통신비가 여전히 비싸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서울시내에 위치한 한 휴대전화 매장. /사진=뉴시스
“2019년 가계통신비는 1년전보다 8.3% 줄었다.”

통계청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지난 10일 공개한 ‘2019년 가구당 통신비용’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통신비는 월 12만3000원으로 2018년 13만4100원보다 1만1100원 줄었다. 월평균 10%에 가까운 8.3%의 요금이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보다 가계통신비가 줄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통신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취약계층 요금감면, 약정할인율 상향 등으로 이동통신비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통신비 감소추세를 걱정했다.



가계통신비 인하 진짜 원인은?


가계통신비가 줄면서 걱정에 빠진 이동통신사와 달리 소비자들은 가계통신비가 여전히 비싸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4월 상용화를 시작한 5세대 이동통신(5G)의 최저요금이 5만5000원에 달하고 매달 8만원이상을 요금제를 사용하는 가입자도 부지기수다.

돈을 내는 가입자은 비싸다고 아우성치는데 이통사는 수익성이 줄었다고 한숨 쉰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계통신비를 둘러싼 논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계통신비를 구성하는 항목을 살펴야 한다. 가계통신비는 스마트폰 기계 값인 ‘단말기 가격’과 매월 이동통신사에 납부하는 ‘통신서비스 요금’으로 구성된다.

‘가계통신비=단말가격+통신서비스요금이다.

예를 들어 보자. 매월 단말기 대금으로 5만원을 납부하면서 통신요금으로 6만원을 낸다면 가계통신비는 11만원이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단말기 대금으로 1만원을 납부하고 통신요금을 매월 10만원 내는 사람도 가계통신비는 11만원이다. 감이 오는가. 단말기 대금이나 통신요금 가운데 하나가 줄어든다면 가계통신비 전체가 인하된 듯한 착시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가계통신비가 줄어든 원인은 단말기 교체주기가 늘어나면서 단말기 대금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최신형 단말기 갤럭시S20 플러스. /사진=뉴스1
가계통신비가 줄어든 원인은 단말기 교체주기가 늘어나면서 단말기 대금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최신형 단말기 갤럭시S20 플러스. /사진=뉴스1
지난해 글로벌 IT자문기관 가트너는 흥미로운 보고서를 공개했다. 가트너는 “사용자들의 단말기 교체주기 장기화 현상이 이어지면서 단말기 출하량이 지속 감소하고 있다”며 “2023년에 이르면 고가 휴대전화의 수명이 2.9년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 것.

한국인터넷진흥원도 ‘2018년 인터넷 이용실태’에서 국내 만 12세 이상 스마트폰 이용자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평균 2년9개월이라고 밝혔다. 교체 주기별 비율은 ▲2년~2년6개월미만 28.7% ▲3년~3년6개월미만 27.3% ▲2년6개월~3년미만 20.3%로 76.3%의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2년 이상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단말기 가격이 100만원 이상으로 크게 뛰면서 제품을 오래 사용하는 분위기가 자리잡은 것.

지난해 가계통신비가 감소한 주된 이유는 사용자가 새로운 단말기를 구입하지 않고 구형 단말기를 오래 사용한 것이 원인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가계통신비에서 단말기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지면서 전체적인 통신비가 감소한 것이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2019년 통신서비스 요금은 4.2% 줄어든 반면 단말기 가격은 19.6% 감소했다.

물론 이통사의 설명대로 약정할인율 상향이 가계통신비 인하에 일정부분 기여한 측면도 있다. 스마트폰을 2년이상 사용한 가입자가 재약정을 체결하면 과거보다 많은 통신요금 할인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계통신비 갈등 2라운드… ‘요금인가제’


가계통신비를 둘러싼 가입자와 통신사의 의견대립은 요금인가제로 번지는 양상이다.

요금인가제는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할 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다. 사업자의 약탈적인 요금 인하를 방지하고 후발주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1년 도입됐다.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사진=뉴스1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사진=뉴스1
지난 11일 참여연대와 한국소비자연맹 등은 국회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요금인가제 폐지에 반대했다. 이들은 요금인가제가 이통3사의 요금 인상을 막는 ‘최후의 보루’라며 요금인가제 폐지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통3사의 폭리를 막을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장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요금인가제가 폐지되면 통신사는 비싼 요금제에만 각종 혜택을 부여할 것이 자명하고 요금인상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는 요금인가제가 시대에 맞지 않는 법이라는 주장이며 원활한 시장경쟁을 위해 폐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금인가제가 폐지되며 신고절차를 신속하게 완료할 수 있어 이통사 간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며 “요금인가제가 없다고 해서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것처럼 요금인상이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흥순
박흥순 soon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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