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시민도 한국 빵 먹는다… 세계인 사로잡은 'K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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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유지냐, 새 먹거리냐”. 식음료업계에선 오래된 고민거리다. 시장 파이는 한정돼 있고 인구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소비증가율 역시 제한적이기 때문. 정체된 시장은 보수적인 식음료업체도 움직이게 만든다. 저마다 신 성장엔진을 장착을 목표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것. 작게는 제품 다각화부터 크게는 해외, 새 분야의 사업에까지 이른다. 잔뜩 움츠리던 식음료업계가 올봄을 지나 어떤 기지개를 켤까. 신호탄은 이미 올랐다. (편집자주)

농심이 미국에서 펼친 현지 버스 광고. /사진=농심

한국의 맛이 세계를 물들인다. 한국 음식으로 잘 알려진 김치뿐 아니라 라면, 과자, 빵까지…. K푸드에 세계인들이 열광한다. 해외에 진출한 식품회사들은 이미 세계 정상에 오르거나 이를 앞둔 상황. 국내 식품기업이 바꿔놓은 새로운 식품 패러다임을 주목할 때다. 



세계로 영토 넓히는 ‘원조 K푸드’



농심은 최근 K푸드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라면의 인기에 아카데미 4관왕의 영예를 안은 영화 ‘기생충’ 효과가 더해진 까닭이다. 영화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맛을 보려는 해외 소비자들이 늘면서 두 제품의 해외 매출은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인의 매운맛, ‘신라면’의 인기도 지속 상승세다. ‘신라면’은 전세계 100여개 국가에 진출해 국내외에서 연간 7000원의 매출을 올리는 K푸드 대표주자다. 

중국에서 ‘신라면’은 단순히 한국산 라면을 넘어 공항, 관광명소 등에서 판매되는 고급 식품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2018년 인민일보 인민망이 발표한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명품’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농심은 중국 전역에 퍼져있는 1000여개의 영업망을 중심으로 사업 영토를 넓히고 있다. 

1971년 첫 수출을 시작한 미국에선 2005년 LA공장을 가동하며 현지시장 내 입지를 넓혀갔다. 농심은 2017년 월마트 전 점포에 입점했으며 2018년엔 미국 내 주류시장이라고 불리는 메인스트림 매출이 아시안 마켓을 앞질렀다. 지난해에는 이 비율을 6대4로 벌리면서 현지 시장을 깊숙이 파고들었다. 

농심 관계자는 “그간 글로벌시장에서 펼쳐온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최근 짜파구리 열풍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라면 수요 증가가 더해져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각 국의 인종과 문화를 고려한 마케팅으로 세계인의 식탁에 더 가깝게 다가가겠다”고 전했다. 

대상 종가집은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사진은 종가집 수출용 맛김치. /사진=대상


K푸드의 대명사인 김치는 수출에 탄력이 붙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김치 수출액은 2015년 7300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500만달러로 4년간 약 44% 증가했다. 이중 대상의 ‘종가집’ 김치는 전체 김치 수출액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대상의 포장김치 브랜드 ‘종가집’은 미주와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과거에는 일본시장에 수출이 집중됐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 남미 등 원거리 지역으로도 수출선을 다변화했다.


종가집은 자체 ‘김치연구소’에서 연구를 거쳐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김치를 만들었고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일본 수출 물량 90%, 홍콩·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에 수출되는 물량 80% 이상을 현지인이 소비할 정도다. 미국에서도 백인계 등 현지인들의 구매비율이 최대 40%까지 늘었다.


대상은 올해 김치 수출액 10% 이상 성장을 목표로 잡고 수출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지 메인스트림 채널 내 입점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는 한편 현지에 김치 생산 공장을 설립, 김치의 세계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오는 8월부터 연운항 공장을 가동해 김치를 현지 생산, 글로벌 김치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갖춰나갈 방침이다. 




본고장도 주름잡는 한국브랜드



파리바게뜨는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에 진출했다. 사진은 파리바게뜨 프랑스 샤틀레점. /사진제공=SPC그룹

‘본고장’, ‘종주국’이라고 불리는 국가에서도 한국브랜드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파리바게뜨는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를 포함해 중국·미국·베트남·싱가포르·프랑스 등 5개국에 진출, 400여개 매장을 열었다. 

중국에선 브랜드 인지도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중국 주요 도시의 중심 상권과 고급 주택가를 공략해 고급 베이커리 브랜드로 포지셔닝한 덕분이다. 현재 파리바게뜨는 베이징·상하이·텐진·항저우·쑤저우·난징·다롄 등 주요 도시에서 3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향후 중국 서남부의 대표 도시인 충징·광둥성까지 출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와 뉴욕을 중심으로 7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 주류 상권을 공략한 파리바게뜨는 뉴욕 맨해튼에만 7개 매장을 열었다. 해당 매장은 전부 하루 평균 방문객 수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현지인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2030년까지 미 전역에 매장을 2000여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2012년에는 베트남 호찌민과 싱가포르에 첫 점포를 열며 동남아 진출의 신호탄을 알렸다. 현재 베트남에서 10곳, 싱가포르에서 1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14년 7월에는 국내 최초로 프랑스 파리에 진출하며 유럽과 범 프랑스 문화권에 진출할 계기를 마련했다. 

파리바게뜨가 성공적으로 세계 무대에 진출할 수 있던 요인으론 맛과 현지화가 꼽힌다.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특화된 메뉴 비중을 20%로 유지하는 전략이다. 진출 초기에는 구매력이 높은 상류층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한 것도 방법. 현지 고객 친화적인 이벤트와 체험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도 높였다.

오리온 베트남법인에서 개발, 출시한 쌀과자 ‘안’은 8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100억원을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사진=오리온


한국 과자류도 해외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1990년대 초부터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시장에 진출한 오리온은 글로벌 무대에서 훨훨 날고 있다. 2011년 해외 매출이 처음으로 국내 매출을 넘어섰고 현재로 이런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오리온은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로 첫발을 내디딘 이후 스낵, 젤리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모습이다. 스낵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꼬북칩’ 등 스낵류가 현지인들의 호평을 받는다.

해외시장에서의 성과는 현지화 전략이 기반이 됐다. 오리온은 2017년 한국법인을 헤드쿼터로 연구기획팀을 신설하고 글로벌 통합관리를 본격화했다. 이를 통해 연구관리(R&D) 역량을 강화하고 각국 소비자 특성에 맞춘 신제품들을 지속 선였다.

‘포카칩’과 ‘스윙칩’ 등 생감자 스낵은 현지화 전략이 통한 대표적인 사례다. 베트남에서는 현지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김맛’ ‘김치맛’ ‘스테이크맛’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중국에서는 최근 젊은층들이 감자 본연의 담백함과 자극적이지 않은 신선한 맛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것에 착안, ‘오이맛’을 출시해 브랜드 전체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해외 법인에서 출시한 제품도 순항하고 있다. 베트남법인에서 개발, 지난해 4월 출시한 쌀과자 ‘안’은 8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100억원을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지난해 5월 아침 대용식으로 선보인 양산방 ‘쎄봉’은 낱개 기준 누적 판매량 3500만개를 돌파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지역적 경계를 넘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품질 좋은 제품들을 지속 개발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 가겠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5호(2020년 5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경은 silver@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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