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나 하나쯤’이 ‘나 때문에’ 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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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를 넘어 분노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쏟아진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나돌며 ‘마녀사냥’마저 벌어지는 상황이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쌓인 스트레스가 폭발한 것이다.

불과 몇주 전만 해도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이달 초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끝날 무렵엔 일일 확진자 한자릿수를 유지하며 코로나19 불씨가 거의 잡힌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마스크를 벗고 따스한 봄 내음을 맡는 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큰 산불 진압 후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잔불을 경계해야 하는 법. 이달 초 이태원 클럽에서 뜨거운 연휴를 즐긴 이들 중 확진자가 발생했다. 현재 정부는 해당 지역 방문자를 대상으로 어떻게든 검사를 받게 한다는 방침이다. 익명 진단을 실시하는 한편 이동통신3사로부터 해당 지역의 휴대폰 기지국 접속정보를 바탕으로 일정 시간 이상 머무른 이들과 연락을 시도하는 중이다.

사람들은 이번 코로나19 재확산을 두고 이른바 ‘춤천지’ 사태로 부른다. 지난 2월 불거진 ‘신천지 사태’와 비교해 연령대나 특수성 면에서 닮은 점이 많기 때문이다. 용인66번 확진자의 방문 장소 중 일부가 성소수자 이용시설인 것으로 알려지며 더욱 화제가 되었고 그 여파로 인근 시설 이용자마저 모조리 숨어버리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클럽에 간 이들 상당수가 20~30대 젊은층이어서 개인정보 노출 우려와 성소수자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점이 역학조사를 어렵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이미 특정 집단에서의 감염과 지역사회전파를 겪은 터라 클럽 방문자들은 ‘사회적 낙인’을 두려워한 것으로 짐작된다.

정부와 국민 모두 이번 사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그동안 지켜온 우리 아이들의 안전이 직접적으로 위협받기 때문이다. 클럽 방문자 중 학교의 교직원과 학원의 강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실제 이들을 통한 학생 확진자도 늘어가는 상황이다.

두달간 기다린 등교일정마저 다시 연기됐다. 위험한 상황을 피하는 건 필요하지만 또다시 희망고문에 시달려야 한다는 점이 우려된다. 지난 11일 확진자가 나온 인천의 한 아파트에는 “아이들이 밖에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 춤추고 확진자가 돼서 좋냐”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고 주부들이 주로 활동하는 ‘맘 카페’를 통해 해당 내용이 급속도로 퍼지기도 했다. 

그동안 한국사회는 위기에 처할 때마다 모두가 똘똘 뭉쳐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왔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골든타임을 더 이상 놓쳐선 안된다. ‘나 하나쯤’하는 생각이 ‘나 때문에’ 주변의 소중한 사람을 아프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길 기대해본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5호(2020년 5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찬규 star@mt.co.kr  | twitter facebook

산업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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