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재계 운명은]‘진격의 巨與’… 어떤 그림 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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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30일 출범을 앞둔 제21대 국회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20대 국회에서 무산된 경제관련 법안이 처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지만 3분의2에 가까운 거대 의석을 확보한 여당이 총선 과정에서 재벌개혁을 비롯한 ‘공정경제’ 실현을 약속한 만큼 불안감이 상종한다. 재계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머니S’가 21대 국회 출범을 앞두고 재계의 상황을 살펴보고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한 최우선 과제가 무엇인지 경제전문가들의 제언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21대 국회, 재계 운명은?(2)] 여당, 177석 등에 업고 경제판 '쥐락펴락'

제21대 국회가 5월30일 출범한다. 이번 국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의석수 177석(59%)을 차지, ‘공룡 여당’의 등장이다. 야당의 도움 없이도 필요한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릴 수 있다. 사실상 헌법을 제외한 무엇이든 바꿀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셈이다. /사진=장동규 기자
제21대 국회가 5월30일 출범한다. 이번 국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의석수 177석(59%)을 차지, ‘공룡 여당’의 등장이다. 야당의 도움 없이도 필요한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릴 수 있다. 사실상 헌법을 제외한 무엇이든 바꿀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셈이다.

칼자루를 쥔 공룡 여당의 등장에 재계와 대기업은 좌불안석이다. 민주당이 지난 3월 말 발표한 총선공약집에는 재계개혁과 대기업규제 관련 내용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여당은 내친김에 법제사법위원장(이하 법사위) 자리까지 넘보며 재계 개혁의 고삐를 당길 계획이다. 법사위는 국회에서 발의되는 모든 법안을 심사할 권한을 쥐고 있다. 전통적으로 야당이 맡아온 법사위원장은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전 마지막 관문이 되는 법사위의 수장이다. 법안을 국회 본회의로 올리거나 소위로 되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여당의 입법안을 저지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다. 이 자리를 거대 여당이 차지할 경우 법안 처리 과정에서 견제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21대 국회, 어떤 경제 법안 나올까


여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발표한 공약집 중 ‘공정사회’ 항목에는 ▲재계개혁 ▲대기업집단 규제방안 ▲소비자 권익보호 등이 포함됐다. 민주당은 “국민 모두에게 경제성장의 과실이 공정하고 정의롭게 배분되기 위해 무엇보다 임금 차별 문제 해소가 절실하다”며 21대 국회에서 경제 관련 법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당이 추진 중인 경제분야 주요 입법 과제는 크게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상법 개정안으로 구분된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2018년 한차례 전면 개정 논의가 진행됐으나 야당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21대 국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중소기업 경쟁력 약화를 예방하는 ‘사익편취 규제 적용대상 확대’ ▲지주회사의 신규 자회사·손자회사 주식 최소 보유치를 상향하는 ‘지주회사 보유주식 한도 확대’ ▲기업 불공정행위가 의심되면 누구나 검찰에 고발할 수 있는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등이 담겼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사익 편취 규제 대상 확대는 일감 몰아주기를 근절하는 내용이다. 현재 이 법의 대상 기업은 총수일가가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계열 상장사(비상장사는 20%)로 지분 20%만 보유해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여기에 보유주식 한도 확대안을 더해 지주회사가 신규 자회사와 손자회사를 편입할 때 필요한 최소 지분율을 상장사 30%, 비상장사 50%로 상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1980년 도입된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내용이 실렸다. 전속고발권은 공정위만이 검찰에 불공정행위 내용을 고발할 수 있는 권한을 담고 있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불공정행위가 의심될 경우 누구나 검찰에 담합 등을 고발할 수 있게 되고 기업활동의 위축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주요 경제분야 입법 과제인 상법 개정안에는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의 의결권을 강화하는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의 독립성을 강화한 ‘감사위원 분리선출’ ▲모 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에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다중대표 소송제’ ▲편법적 지배력 강화 차단 ▲오너 일가의 경제범죄 처벌 강화 ▲대기업 산하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 등이 담겼다.

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이사진 선출 시 의결권을 선임되는 이사 수 만큼 부여하는 제도로 소액주주의 의결권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는 감사위원을 사내외 이사와 분리 선출해 기업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제도며 다중대표소송제도는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진을 상대로 손해배상 등 책임추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외에도 20대 국회에서 무산된 법안인 ▲소비자가 기업을 상대로 소송하면 비슷한 형태의 소비자가 소송효력을 동일하게 받는 ‘집단소송제’ ▲근로자 대표나 노조 추천인이 이사회에서 발언권을 갖는 ‘노동이사제’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도 21대 국회에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제7차 당·정·청 을지로위원회 민생현안회의에서 “21대 국회에서는 야당과 더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설득해 공정경제 입법 과제를 반드시 마무리하겠다”며 경제 입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책임지고 개혁해야 vs 코로나19 극복부터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1대 국회에서는 야당과 더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설득해 공정경제 입법 과제를 반드시 마무리하겠다”며 경제 입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사진=뉴스1
시민단체들도 대기업을 개혁해 경제민주화를 이뤄야 한다며 호응하는 모습이다. 시민단체들은 21대 국회에서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안을 손봐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개혁연대는 “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 공약으로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 비리기업인 처벌 강화, 부당한 지배력 남용과 특혜근절을 약속했다”며 “정부 여당은 공약했던 경제민주화 개혁입법과제는 책임지고 반드시 완수한다는 각오로 21대 국회에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상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정책위원장(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은 “대기업에 의한 경제력 집중과 업종 다각화는 하나의 경제블록을 만들었다”며 “대기업 개혁이 없으면 한국은 외환위기와 비슷한 경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여당의 칼끝이 기업을 향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옥죄기보다 규제 법안 도입시기를 뒤로 미루거나 아예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안에는 최대 주주의 경영권을 약화시키는 내용이 포함돼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보다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이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하면 코로나19 극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기념사에서 거론한 ‘한국판 뉴딜정책’ 등을 완수하기 위해선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재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6호(2020년 5월26일~6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흥순 soon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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