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를 이기는 사람들] 서울시, 이태원 클럽 '2차 위기'도 잘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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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5월7일 마르따 루시아 라미레스 데 링꼰 콜롬비아 부통령과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박 시장은 미국 LA 등 세계 주요 도시의 시장, 콜롬비아 부통령, 글로벌기업 CEO 등과 20여차례 이상 화상회의를 가졌다. / 사진제공=서울시

[코로나를 이기는 사람들] ②박원순 서울시장 “이제는 대한민국이 세계의 표준”


#1. “두살과 네살 아이를 키우는 캐나다 교민입니다. 데이케어센터가 몇달째 폐쇄됐고 비상식량도 줄었지만 집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요. 토론토에서 차로 한 시간 떨어진 교외에 사는데 지역 외 차량번호가 발견되면 경찰이 벌금을 부과하거든요.”

#2. “미국 보스턴으로 유학 온 회사원 가족입니다. 올해 5월 귀국할 계획이었는데 어린 자녀들이 걱정돼 돌아가지 못했어요. 대형마트엔 고기와 해산물, 야채가 동났어요. 타국에서 겪는 전쟁 같은 상황이 두렵고 막막해요. 한국에선 사재기가 없다는 뉴스를 보니 놀라워요. 한국에선 여기가 선진국인 줄 알았는데 반대네요.”


2020년 4월30일. 사회적 거리두기로 긴 시간 갇혔던 몸과 마음이 모처럼 찾아온 봄 날씨와 황금연휴에 들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3개월, 세계보건기구(WHO)의 전염병 경보 최고등급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한달 반째.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했지만 한편에선 초비상이 벌어졌다. 영유아와 초·중·고교생의 개학을 앞두고 다시 2차 집단감염이 일어난다면 힘들게 준비한 등교 계획도 물거품이 되는 상황. 우려는 현실이 됐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번에도 잘 이겨내고 있다. 감염병에 대처하는 선진시민들의 자정노력과 지방정부의 승리다.



익명검사 ‘신의 한 수’


황금연휴 시작 20일 만인 5월20일 오전 10시 기준 서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명을 기록했다. 추가 퇴원자는 5명, 전국의 신규 확진자는 32명이다. 서울시는 8265명 집단검사와 동시에 환자 접촉자 3710명, 해외 입국자 8157명에 대한 대대적인 추적감시를 실시했다. 황금연휴 동안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강도 높은 집합금지 명령과 익명검사 조치가 또 한번 서울시민을 살렸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시민은 모두 3만6000여명. 이 중 5월20일 기준 확진자 수는 100명이다. 현재 서울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확진자 거주지, 여행력, 접촉력(이태원 클럽 방문 여부)을 시민에게 공개하고 있다.

처음부터 검사 진행이 원활했던 건 아니다. 코로나19 환자를 보는 사회의 시선과 일부 혐오가 검사에 대한 두려움으로 번지는 상황에 서울시는 익명검사를 도입, 검사 건수가 평소 대비 8배 증가했다. 익명 검사자 중에는 확진자도 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익명검사뿐 아니라 수집 정보를 방역 목적 외에 사용하지 않는다”며 시민들을 안심시켰다. 중앙정부도 익명검사를 전국적으로 채택했다. 다만 검사 이행 명령에도 이태원 클럽 방문자 등이 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태원 클럽과 관련 약 2주간 검사를 강화한 결과 연휴 종료 2주째 주말(5월16~17일)을 기점으로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보였다.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이 확산된 이후인 5월10일 21명이던 확진자수는 15일엔 6명, 17일 1명까지 줄었다. 박 시장은 “시민들이 검사에 응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성숙한 시민들의 힘이라고 치켜세웠다.
서울시 감염경로별 신규환자 발생현황(2020년 5월20일 오전 10시 기준) / 자료제공=서울시·그래픽=김민준 디자인기자)



80일 만의 등교… “반갑다 친구야”


고등학교 3학년생들의 등교 하루 전날인 5월19일. 국내 빅5 대형병원인 삼성서울병원에서 다시 간호사 4명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이 전해졌다. 확진자와 접촉한 의료인, 환자, 보호자 등이 대부분 검사를 받았다.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접촉 범위를 더 넓혀 828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사 4명 중 2명이 무증상 감염인 만큼 ‘조용한 전파’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은 2015년 메르스(중동 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85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개학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서울시는 모든 학생이 무료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은 등교 전 인터넷 자가진단시스템을 통해 코로나19 의심증상 여부를 확인하고 ‘등교 중지’ 메시지가 뜨면 결과지를 소지해 무료검사를 받아야 한다. 선별진료소까지 119 긴급이송시스템도 협조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이번 방역활동의 기록을 영문으로 번역해 ‘CAC’(Cities Against COVID-19)라는 사이트에 게재했다. 전세계 500만명이 서울시의 정보를 검색했다. 박 시장은 “K-방역이 전세계 국가로부터 칭송받고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박 시장은 미국 LA 등 세계 주요 도시의 시장, 콜롬비아 부통령, 글로벌기업 CEO 등과 20여차례 이상 화상회의를 가졌다. 5월22일부터 100일간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대비한 서울시민회의를 실시한다. 3000명의 시민이 제안하고 숙의와 공론을 거쳐 정책으로 만들어진다.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이 정책을 정할 수 있는 시민민주주의의 모델이다.

앞서 시는 3월30일부터 4월30일까지 공개모집 등을 통해 서울시민회의 위원 3000명을 구성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 참여는 행사장 수용인원의 10%인 50명으로 제한한다. 화상회의 앱을 이용해 온라인 회의에 실시간 참여할 수 있다. 오리엔테이션 전 과정은 서울시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6호(2020년 5월26일~6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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