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쇼어링]① “사업 못하겠다”… 해외로 눈돌리는 기업,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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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판 뉴딜’ 성공의 핵심축으로 리쇼어링(Reshoring)을 추진한다. 해외로 나간 기업들이 다시 국내로 회귀하면 국내 제조업경기는 물론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리쇼어링이 성공하려면 기업들의 경영환경 개선이 절실하다고 재계는 입을 모은다. ‘머니S’는 기업들이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던 원인이 무엇인지를 짚어보고 리쇼어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한 전제조건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리쇼어링’ 현실화 되려면]

/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 경영환경 여의치 않아 해외로 이탈… 애로점 해소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로 떠난 한국기업을 국내로 복귀시키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 추진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재계는 기업들의 ‘코리아 엑소더스’(Exodus)를 부추긴 원인이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이상 리쇼어링 전략이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기업이 한국을 떠나게 만든 불안요인이나 리스크를 제거하지 않는다면 리쇼어링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는 얘기다.



기업 해외이탈 해마다 증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3월 발간한 ‘2019년 해외직접투자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는 618억4700만달러로 전년대비 21% 상승했다. 한국 대신 해외에 시설이나 지분 등을 투자한 금액이 늘어난 것. 같은 기간 국내 설비투자가 한해 전보다 7.6% 감소해 10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보인 것과 대비된다.

지난해 한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가 233억3000만달러이던 점을 감안하면 해외로 유출된 순투자금액은 385억17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59%나 증가했다. 지난해 설립된 한국기업의 해외 신규법인수도 3953개로 전년(3548개)대비 11.4% 늘어났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183억4700만달러를 투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대비 제조업 비중은 27.8%로 미국(11.6%)보다 2배 이상 높고 전통적으로 제조업 강국으로 꼽히는 독일(21.6%) 일본(20.8%)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제조기업의 해외 이탈이 늘수록 국내 고용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통계청의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연간 제조업의 국내 취업자 수는 442만9000명으로 전년대비 8만1000명 줄어들며 2016년 이후 4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해외에서의 한국기업이 창출하는 일자리는 늘어나는 추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17년 발표한 ‘주요국 리쇼어링 동향과 정책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기업의 해외 현지일자리는 53만개에서 163만개까지 늘어났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더 큰 문제는 중소기업의 해외이전 비중이 매년 커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해외직접투자액은 152억3600만달러로 전년대비 47.8% 급증했다. 전체 해외직접투자액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16.8%에서 2019년 24.6%로 늘었다. 같은 기간 대기업 비중이 81.3%에서 73.1%로 줄어든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일자리 가운데 민간기업 비중은 79.6%이며 이 중 중소·영세기업 비중이 63.9%에 달한다. 해외로 나가는 중소기업이 늘어날수록 국내 고용시장 환경이 경색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의 해외 이탈 증가는 국내 경영환경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부분도 있지만 국내의 급격한 인건비 상승과 각종 노동·환경 규제로 중국과 동남아 등으로 이전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대기업보단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에는 경영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생산단가 등이 매우 민감한 문제”라며 “국내에서의 값비싼 최저임금, 노동문제 등을 견디지 못하고 해외로 나가는 중소기업이 늘어나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모국을 떠나는 이유


실제 전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가 중소기업 1020곳을 대상으로 해외진출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482곳 중 85.5%가 계획이 있다고 답변했고 그 이유로 50.1%가 ‘국내시장 경영환경 악화’를 꼽았다. 최저임금 등의 급격한 인상으로 생산비용이 증가한 데다 노사분쟁 등의 문제로 경영환경이 나빠졌다는 것이다.

진출 희망 시장으로 응답 중소기업들은 동남아시장(27.5%)을 꼽았는데 이유는 값싼 인건비 때문이다. 한국이 주력하는 베트남의 경우 지난해 평균 임금이 180달러(약 22만원)로 지난해 한국의 최저임금(8350원)을 월급으로 환산한 174만원의 12.6%에 불과했다.

한국 최저임금 누적 인상률은 2018~2019년 2년간 29.1%, 2015~2019년 5년간 60.3%로 같은 기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국 평균 인상률의 약 2배에 달한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도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은 141개국 중 97위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5월13일 서울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 회장단회의’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리쇼어링을 위해서는 국내생산에 대한 ‘투자 매력 국가’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이 같은 국내 경영환경 상 해외진출을 고려하는 기업이 늘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리쇼어링이 이뤄지면 자연스레 국내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란 게 재계의 판단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해외 진출 기업이 5.6%만 한국에 돌아와도 일자리 13만개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기업의 자발적인 리쇼어링을 늘리려면 경영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를 낸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소재산업실 부연구위원은 “오프쇼어링(해외진출)의 이점이 명확한 한국기업의 국내 복귀를 인위적으로 유도하려면 현재보다 상당한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며 “특히 자국 내 생산비용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업경영환경의 개선이 보다 더 확실한 유인책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국에서도 적절한 규제수준을 설정하고 공정의 스마트화를 촉진해 국내 경영환경의 개선이 이뤄진다면 해외 생산을 통한 비용감소보다 국내 생산에서의 이득이 크다고 판단하는 기업들의 국내 복귀가 자발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생산성 손실의 최소화와 부수적인 국내 고용의 확대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최근 회장단 회의에서 리쇼어링을 위해선 국내 경영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기업 활력을 제고해 국내생산에 대한 ‘투자 매력 국가’로 거듭나는 경제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해외에 나간 우리 기업들도 다시 국내로 되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6호(2020년 5월26일~6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한듬 mumfor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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