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금융의 조건] ③ "올 한해 농사 부탁해"… 보험, 금융그룹 효자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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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C스톰’ 위기가 커지면서 리딩금융 도약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역대 최대실적을 내놓은 국내 금융지주는 당장 2분기 순이익이 줄어들 처지다. 한국판 골드만삭스의 꿈은 멀기만 하다. 국내 증권사들이 초대형 IB(투자은행), 메가뱅크 구호를 외친지 오래지만 금융지주는 골목대장 신세를 벗지 못하고 있다. ‘머니S’는 리딩금융의 조건이 재정립되는 시점, 국내 금융회사의 돌파구를 모색해본다.<편집자주>

- [리딩금융의 조건③] 보험, 금융그룹 효자될까

보험사가 각 금융계열사에서 핵심축을 담당하는 만큼 안정적인 그룹 유지를 위해 올해도 보험사업부문에서 성과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강자들은 대부분 비은행지주 계열 복합금융그룹에 소속돼 있다. 생명·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금융계열, 생보업계 빅3 중 두 곳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역시 한화·교보 금융계열사다. 손보업계 강자 DB손보나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등도 각 금융계열사에 포함돼 있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업황부진으로 순익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금융그룹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보험사는 금융계열사 중 최고 실적을 내는 ‘효자’인 경우가 많다. 보험사가 각 금융계열사에서 핵심축을 담당하는 만큼 안정적인 그룹 유지를 위해 올해도 보험사업부문에서 성과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실적 희비 갈린 삼성·한화


국내에서 금융자산 5조원 이상, 여수신·보험·금융투자업 중 2개 이상의 금융업을 영위하는 복합금융그룹으로는 삼성과 한화, 교보, 미래에셋, DB, 현대차 등 총 6곳이 있다.

이 중 생보업계 빅3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경우 각 금융계열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하지만 지난해와 최근 실적이 크게 감소하며 올해 이를 만회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생명은 1조516억원, 삼성화재는 6456억원의 순익(연결기준)을 냈다. 삼성카드와 삼성증권이 3000억~4000억원의 순익을 내는 것을 감안하면 보험의 비중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올 1분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순익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생명은 1분기 연결기준 2299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동기대비 무려 48.6% 감소했다. 삼성화재도 올 1분기 전년동기대비 28.9% 감소한 1640억원의 순익을 냈다. 삼성금융 입장에서는 꾸준히 감소하는 보험 실적이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프=김민준 기자/사진=삼성생명

지난해 말 삼성은 부진한 삼성금융계열사의 실적 쇄신을 위해 인사교체 카드를 꺼냈다. 삼성생명을 주축으로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 등 금융계열사 CEO(최고경영자)를 50대 ‘젊은피’로 세대 교체한 것. 특히 삼성생명의 경우 자산운용본부 출신인 전영묵 사장을 내정하며 변화를 꾀했다. 전 사장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악재가 본격 반영될 2분기 이후 실적을 회복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최영무 사장이 이끄는 삼성화재 역시 올해 자동차, 실손보험 손해율을 극복하고 실적 반등을 이뤄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삼성금융계열 ‘맏형’들의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화금융계열에서는 한화생명의 반등이 절실하다. 2017년 한화금융계열사 중 한화생명과 한화손보의 순익은 각각 6887억원, 147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화투자증권은 557억원에 그쳤다. 보험사 2곳 순익만 8000억원을 넘어서며 한화금융계열 실적을 이끌었다. 

그래프=김민준 기자/사진=한화생명

하지만 한화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146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한화손보는 69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업황 부진에 시장금리 하락으로 자산운용 비상등이 커지며 ‘한화’답지 않은 실적을 냈다.

다행히 양사는 올 1분기 나란히 반등에 성공했다. 한화생명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83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1.48% 증가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전체 순익의 80% 이상을 1분기에 기록하며 올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말 여승주 사장이 단독대표를 맡은 이후 첫 경영성적표는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한화손보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며 1분기 340억원의 순익을 냈다. 전년동기에 비해 236.1% 증가한 수치다.



그룹 한해농사, 보험이 좌우한다


그래프=김민준 기자/사진=교보생명
교보금융계열사 중 교보생명은 지난해 64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계열사 교보증권(834억원)과 격차가 크다. 교보생명은 전년 5643억원에 비해 순익이 약 800억원 증가하며 빅3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1분기 순익(1121억원)이 전년대비 57.2% 감소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증시 하락으로 변액보증 손실 여파가 컸기 때문이다.

자회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실적이 고민이다. 교보라이플래닛생명은 설립 7년째를 맞이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을 디지털 전업생보사로 육성할 계획이지만 실적 면에서 큰 성과가 없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교보생명은 지난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또’ 실시했다. 디지털 보험사가 속속 출범하는 가운데 원조격인 교보라이플래닛생명이 언택트(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될 올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야 교보금융계열에서의 ‘보험 파워’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본시장의 독보적인 1위인 미래에셋그룹은 최근 안방보험그룹과의 해외 부동산 리스크, 유동성 우려 등의 악재가 겹치며 고심 중이다. 특히 그룹 내 비중이 가장 높은 미래에셋대우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07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3% 줄었다.

반면 그룹 내 순익 3위인 미래에셋생명은 올 1분기 전년보다 25.3% 증가한 303억원의 순익을 냈다. 증시 하락에도 다양한 변액보험 라인업을 갖춘 덕에 판매량이 증가하며 실적이 호조세를 보였다. 코로나19가 전세계 실물경기를 악화시킴에 따라 그룹 내 핵심계열사인 미래에셋대우의 올해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미래에셋생명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DB금융그룹 내에서도 DB손보의 역할이 막중하다. 지난해 38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전년(5377억원)보다 주춤한 DB손보는 올해 실적회복으로 그룹 성과를 이끌어야 한다. DB손보는 1분기 당기순이익이 137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8.7% 증가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황이 부진하다지만 보험은 여전히 사업면에서 덩치가 크고 시장잠재력이 큰 분야”라며 “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적인 금융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보험은 자산운용이나 증권업보다 비교적 안정적 사업운영이 가능하다. 올해 금융그룹들이 보험사업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한해 농사가 좌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6호(2020년 5월26일~6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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