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배민같은 브랜드, 보험은 제가 만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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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우 리치플래닛 대표./사진=리치플래닛 제공
최근 보험업계에서 ‘보험의 미래’를 외치며 주목받는 한 남자가 있다. 10년 이상 플랫폼 비즈니스에 발을 담갔던 그가 보수적인 보험시장에서 혁신을 무기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 보험의 ‘보’도 몰랐던 남상우 리치플래닛 대표는 왜 ‘보험의 미래’를 외치게 됐을까.



‘인터넷’에 매료, 인생 바뀌다


남 대표의 집안은 보험과 관련이 깊다. 아버지와 누나(3명)들이 모두 보험설계사로 일한 경력이 있다. 누나 2명은 여전히 설계사로 근무 중이다. 하지만 남 대표는 보험의 ‘보’자에도 관심이 없었다. 그가 달려온 이력에도 인터넷 비즈니스, 마케팅과 같은 키워드가 있었을 뿐 보험과는 큰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 그런 그가 보험과 관련된 인슈어테크회사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전공이 경영학이지만 정작 회계, 재무 등 돈 만지는 일에는 큰 관심이 가질 않더라고요. 이런 과목들은 밤을 새워도 성적이 잘 나오지도 않았어요. 오히려 마케팅 관련 과목에 큰 흥미를 느꼈죠. 선후배들과 마케팅 관련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그렇게 재미있었어요. 지금 제 동기 친구들은 대부분 회계법인, 재무투자 이런 쪽에서 일하지만 저만 튀는 행보를 보였죠.”

사연은 남 대표가 갓 대학을 졸업할 시점이자 대한민국에 IMF가 닥쳤던 9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의 꿈은 방송국 PD였다. 하지만 IMF여파로 방송국에서 채용규모를 대폭 줄였다. 언론인을 희망하던 피 끓는 청춘에게 놓인 다른 선택지는 광고회사였다. 그는 국내 최고 광고회사 제일기획의 문을 두드렸고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하지만 남 대표에게는 고민이 생겼다. 그는 4학년 여름방학 동안 LG인터넷이라는 인터넷회사에서 한달간 인턴으로 근무했다. 당시 국내에서는 천리안, 유니텔 등 PC통신의 인기가 무섭게 퍼지던 시기. 인턴기간 종료 후 회사에서는 남 대표에게 정식으로 근무를 제안했다. 그는 이미 인터넷 비즈니스의 매력에 푹 빠진 상태였다. 국내 최고의 광고회사와 대기업계열 인터넷회사를 두고 남 대표는 결국 후자를 선택했다.

2000년대 초반 버블닷컴 붐이 불면서 야후, 네티앙, 라이코스 등 플랫폼사이트들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본격적인 인터넷 비즈니스 세계에 발을 내딛기 위해 남 대표는 LG인터넷을 나와 라이코스코리아를 거쳐 싸이월드라는 대박 콘텐츠를 제작한 SK커뮤니케이션즈에 입사했다.

“당시 싸이월드 도토리는 하루에만 수백만개가 팔렸어요. 일 도토리 매출만 3억원이었죠. 회사는 잘 나갔지만 전 우울했어요. 제가 근무하던 부서는 당시 대표의 직속수행업무를 담당하던 곳이었어요. 경영감각을 키우기엔 더없이 좋은 자리였지만 저는 더 판을 벌리는 일이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브랜드전략팀을 만든다는 소식에 정신이 번쩍 들었죠. 마케팅이야말로 내가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브랜드전략팀장을 맡으며 밤낮없이 일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엠파스를 인수하며 PMI(통합)작업도 맡았다. 정신없이 바쁜 시절이었지만 남 대표는 그때가 일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 중 하나라고 회상했다. 그곳에서 인터넷, 플랫폼 비즈니스를 몸소 경험한 그는 2008년 퇴사 후에도 교육브랜드 청담러닝에서 마케팅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오랜 기간 마케팅 내공을 키운 그는 2015년 법인보험대리점(GA) 리치앤코에 합류하며 본격적으로 보험산업에 발을 내딛게 됐다.

남상우 리치플래닛 대표는 배달의민족, 쿠팡처럼 '굿리치'를 보험 플랫폼 대표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사진=리치플래닛 제공



배민, 쿠팡처럼 보험 대표브랜드 꿈꾼다


관련 업력이 전무한 그에게 보험관련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남 대표는 보험 역시 인터넷 비즈니스를 기본으로 플랫폼에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브랜드화하면 재미있는 일이 생기겠다고 생각했다.

“2015년은 보험의 제판 분리(제조와 판매 분리) 시동이 걸린 해였어요. 보수적인 금융에서도 가장 단단한 시장이라고 일컬어지던 보험이기에 기회가 닿았을 때 해당 분야를 바꾸고 싶다는 열정이 있었죠. 보험도 플랫폼 비즈니스가 분명히 먹히는 분야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2015년 리치앤코에 입사했고 바로 보험 플랫폼 제작에 돌입했다. 그렇게 2016년 9월 굿리치 1.0이 탄생했다. 굿리치의 메인 슬로건은 ‘보험의 미래’다. 남 대표는 어려운 보험을 쉽게 설명하고 가르쳐주는 놀이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그가 생각하는 ‘보험의 미래’였다.

“보험에 무지한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보험을 검색하면 죄다 광고글만 접하게 돼요. 대형 포털사이트 카페, 블로그 글은 결국 다 영업과 관련돼 있죠. 저는 고객에게 진짜 필요한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보험이 뜯어보면 별것 아니에요. 어렵게 포장돼 있을 뿐이죠. 누군가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굿리치를 론칭하게 됐습니다.”

국내에는 보험 계약 전과 후의 과정을 챙기는 서비스가 전무하다. 남 대표가 선보인 굿리치는 보험의 시작부터 사후 관리까지 책임지는 보험서비스를 표방했다. 굿리치에선 고객이 보유한 보험 조회는 물론 25개의 상세 보장 분석, 보험금 청구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남 대표가 수십년간 보고 익힌 플랫폼 비즈니스, 고객과의 소통 방식 등의 노하우를 모두 담아낸 굿리치의 성과는 지표로 증명되고 있다. 지난 20일 현재 굿리치는 다운로드 350만, 회원수 170만, 보험금 청구 건수 50만건 등 각종 지표에서 국내 인슈어테크 회사 중 톱(TOP)이다.

2018년 리치앤코의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리치플래닛 대표직을 맡게 된 남 대표의 도전은 현재 진행 중이다. 오는 6월에는 보험 오프라인숍 굿리치라운지와 굿리치를 연동한 오프라인 to 온라인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앱으로 상담을 예약하고 굿리치라운지에서 상담을 받은 고객은 사후에도 다양한 보험서비스를 받게된다. 9월에는 굿리치 3.0도 출시한다.

“배달의민족이나 직방, 쿠팡 등은 해당 분야에서 플랫폼 혁신으로 대표브랜드가 됐어요. 저희도 보험시장에서 만큼은 ‘굿리치’ 하나로 고객 니즈를 해결할 수 있는 대표브랜드가 됐으면 합니다. ”

☞ 본 기사는 <머니S> 제646호(2020년 5월26일~6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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