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강남만 후분양 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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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형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강남권 재건축에 후분양 도입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은 서울 강남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DB
‘후분양’ 도입을 적극 반대하던 대형 건설업체가 최근 잇따라 ‘후분양’을 하겠다며 전략을 선회했다. 이 같은 전략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추진 아파트를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사업 수주를 위해 재건축조합에 각종 금융혜택을 제안하며 금전적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후분양 공약을 내걸었다. 몇년 전 국회에서 후분양 도입을 의무화하자는 논의가 나올 때만 해도 “시공비용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반대했지만 강남 재건축 수주를 위해 비용 출혈도 각오하겠다는 태도로 돌변했다.



“여긴 강남이니까”… 적극적인 후분양 의지


최근 대형 건설업체의 잇딴 후분양 제안은 강남권 재건축 추진 단지에만 국한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달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 재건축사업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며 조합에 후분양을 제안했다. 삼성물산은 일반적인 후분양과 달리 100% 준공 후 분양을 제시했으며 이를 위해 총회에서 결의하는 사업비 전체를 시공업체가 책임지고 조달하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걸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신용등급 AA+라는 건설업계 최고의 신용등급을 보유한 자사기 때문에 가능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조합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공사 선정 이후 물가 상승 등의 요인에 따른 공사비 인상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후분양을 선택해도 조합원 환급금을 조기 지급할 예정이며 조합원 부담금의 경우 입주할 때 납부하는 조건을 제안했다.

대우건설은 조합원 선택의 폭을 넓혔다. 대우건설은 반포3주구 사업 수주를 위해 일반적인 선분양·후분양 방식에 더해 새 사업방식인 리츠(부동산투자신탁)를 통한 선택적 장기 후분양 방식까지 추가 제안했다.

재건축 리츠는 조합원 분양분을 제외한 일반분양분을 감정평가금액으로 리츠에 현물 출자해 일정기간 운용한 뒤 처분하는 방식이다. 수익성 확보에 사활을 건 조합 입장에선 대우건설의 제안이 솔깃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우건설의 제안은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불공정행위’로 규정지어 실제 도입은 어려울 전망이다.

포스코건설은 인근 신반포21차 재건축에 후분양을 제안했다. 포스코건설은 금융권 조달 없는 자체보유자금으로 골조공사 완료 시까지 공사를 수행하고 그 이후 일반분양해 공사비를 지급받음으로써 조합원은 입주 때까지 중도금이나 공사비 대출이자 부담이 전혀 없다고 설명한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공사비 대출 없는 조건을 제안해 조합의 이자부담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데다 대출 절차 일정이 불필요해져 사업 지연 가능성도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후분양 도입 움직임이 일지만 전면 도입은 힘들다는 게 건설업체의 입장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강남 아니면 글쎄”


최근 일부 대형 건설업체의 후분양 추진에 앞서 정부도 2018년 후분양제 도입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부문 단지(시흥장현, 춘천우두)와 화성동탄2 등 4개 택지에서 민간부문의 후분양제를 일부 도입했다.

정부의 후분양제 도입 취지는 간단한다. 선분양제에서 반복되는 하자문제에 따른 소비자 선택권 제한 개선과 분양권 전매 등 투기세력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후분양 시점은 공정률 60%가 기준이다. 공정률 60% 이상에서 진행되는 후분양의 경우는 기관이 자율적으로 시행하되 2022년 성과평가 후 공정률 상향이 검토된다.

정부는 민간부문으로까지 전면 확대는 조심스럽지만 후분양제 공급을 우선 추진한 뒤 2022년까지 공공물량의 70%를 후분양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정부의 후분양제 도입 의지에 건설업계는 그동안 난색을 표했다.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일정 시점까지 모든 비용을 건설업체가 부담해야 해 대형 건설업체보다 자금력이 부족한 중견·중소 건설업체는 미분양 부담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고 우려했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도 “신용등급이 낮거나 자금력이 달리면 대형 건설업체에도 후분양이 쉽지 않은 사안”이라고 귀띔했다.

건설업계는 그동안 선분양을 통한 청약자의 중도금으로 시공비용을 조달한 만큼 후분양으로 전환하면 자금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며 후분양제 도입을 반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후분양제를 조건으로 내걸고 강남 재건축 수주에 혈안이다. 다만 소비자 권리 보호를 위한 정부의 후분양 도입 의지와 달리 이들은 일정 부분 금전적 출혈도 각오한다. 단지 ‘재건축 수주’에 초점을 맞춘 것.

강남 재건축사업 수주를 위해 스스로 후분양 카드를 꺼냈지만 전면 도입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10대 건설업체의 경우 대체로 한해 1만가구 이상의 아파트를 분양한다. 이를 모두 후분양으로 공급하면 아무리 대형 업체라도 금전적 무리가 뒤따른다.

최근 후분양을 제안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후분양 제안은 전면도입을 위한 초석이 아니라 사업 수주를 위한 전략이라 사업성이 높은 강남권에 치중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규모나 시장 상황에 따라 선별 도입 가능성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전면 도입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창성 solrali@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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