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고발 피한 박현주, '금융그룹 감독법' 규제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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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2015년 12월2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의 미래에셋그룹 ‘일감 몰아주기’ 조사가 2년 반 만에 마무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미래에셋 계열사에 43억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일가가 소유한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호텔과 골프장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에 대한 검찰 고발은 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미래에셋의 법 위반 정도가 검찰에 고발할 정도로 중대하거나 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 고발을 피한 미래에셋은 그동안 중단됐던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을 다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미래에셋, 검찰고발 대신 과징금 44억원


공정위는 이날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지주회사 격인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블루마운틴CC 골프장·포시즌스호텔과 무조건적인 거래를 해 박현주 회장 일가에 이익을 몰아줬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48.63%)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91.86%에 이르는 회사다.

미래에셋 계열사 11곳이 지난 2015년부터 약 3년 동안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과 거래한 금액은 총 430억원이다. 공정위는 이들 사이의 내부거래가 해당 기간 전체 매출액(1819억원)의 23.7%에 해당해 '상당한 규모'라고 봤다. 

공정위는 미래에셋그룹이 총수 일가 지분이 많은 계열사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다고 보면서도 이 과정에서 총수 일가의 직접적인 개입은 없었다고 판단, 검찰 고발 대신 과징금 처분을 결정했다. 총수 일가가 직접적인 개입을 했다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공정위 고발 지침상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을 위반하더라도 위법성이 중대한 자만 검찰에 고발할 수 있다"며 "박 회장과 미래에셋그룹 법인의 위법성이 중대하다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검찰에 고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박 회장이 경영전략회의 등을 통해 보고를 받고 이에 대해 묵인하는 식으로 경영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직접적인 지시를 했다는 것에 대한 증거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검찰 고발 대신 행정 조치를 한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그룹감독제 정교화… 계열사간 내부거래 나온다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최악의 지배구조' 기업으로 지목한 미래에셋은 공정위의 과징금 결정으로 대주주 적격성 논란이 해소될 전망이다. 이제 넘어야 할 산은 대기업 금융계열사의 규제를 강화하는 금융그룹통합감독제도다. 
미래에셋타워 전경/사진=미래에셋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로 꼽히는 금융그룹감독은 비금융 계열사의 위험이 금융 계열사로 옮는 것을 막겠다는 '재벌개혁' 성격이 강하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금융그룹감독 법제화에 힘을 싣는 만큼 21대 국회가 법 제정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그룹감독은 2018년 7월 모범규준 형태로 도입됐다. 감독 대상은 삼성, 한화, 미래에셋, 교보, 현대차, DB 등 여섯 곳이다. 당장 오는 9월말부터 시행하는 복합금융그룹의 통합공시에 비금융 계열사와의 할부금융 내역과 변액보험, 계열사 간 펀드판매, 퇴직연금 적립금 등이 포함된다. 

미래에셋은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위탁·위임과 계열회사 간 펀드 판매 규모가 자세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컨설팅과 금융 계열사 간의 내부거래 내역도 주목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총자산은 10조6275억원으로 이 가운데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에 5조570억원(47.58%)을 위탁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생명이 판매한 변액보험 펀드 약 절반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영하는 것이다.

만약 계열사에 편중된 자산운용 위탁이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진다면 한 계열사의 유동성 문제가 손쉽게 다른 계열사로 전이될 수도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그룹 통합공시는 ▲일반현황 ▲소유·지배구조 ▲내부통제체계 ▲위험관리 체계 ▲자본적정성 ▲내부거래 ▲대주주 출자·신용공여 ▲기타 현황 등 8개 부문 25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그룹 통합공시의 세부 내용은 다음달 초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시에 앞서 금융감독 당국은 올 3분기부터 그룹위험 모의평가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남의 namy85@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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