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한물간 과자선물세트, 다시 파는 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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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ㅣ장준영 벤디스 사업개발실 이사 

#. 껌, 초콜렛, 사탕, 과자가 잔뜩 들어있는 종합선물세트. 1970~1990년대 초 과자가 귀했던 어린이들에겐 명절 때만 되면 가장 기다려지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하지만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90년대 중반 이후 종합선물세트는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위상이 떨어졌다. 제과업체들마저 하나둘 생산을 중단하면서 종합선물세트는 추억 속 상품이 됐다.
장준영 벤디스 이사/사진=장동규 기자
“그동안 선물 고민 왜해쓰” “선물로 좋지 안캔디?” “우리가 좀 힙하닭” “간식 먹으러 오새우” 

한물간 종합과자선물세트가 재탄생 됐다. 간식창고란 콘셉트로 편의점을 품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간식대장 미니’.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10만개 이상 판매되면서 SNS 대란아이템(대란템)으로 떠올랐다. 

‘대란템’을 탄생시킨 주인공은 따로 있다. 다양한 기획 제품을 내놓는 편의점도, 전문적으로 과자를 생산하는 제과기업도 아닌 한 스타트업 이사가 내놓은 제품이다. 장준영 벤디스 사업개발실 이사는 잘 나가는 간식 제품을 트렌드에 맞춰 큐레이션하고 제품의 특징을 잘 살린 패키지 디자인을 적용해 간식대장 미니를 탄생시켰다. 

결과는 성공적. 지난 5월25일 서울 강남 본사에서 만난 그는 “출시할 때만 해도 이 정도 소비자 반응을 예상치 못했다”며 “익숙한 맛, 흔한 맛, 많이 찾는 맛 위주로 상품 큐레이션을 하고 재미 요소를 가미한 점이 소비자들의 구매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종합과자선물세트 #미니편의점 #인증욕구


장 이사가 몸담고 있는 벤디스는 원래 기업용 모바일 식대관리 솔루션 ‘식권대장’을 서비스하는 IT 스타트업이다. 간식대장 역시 식대 복지 영역의 또 다른 영역이 간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처음 출발했다. 첫 서비스는 기업을 대상으로 간식 매대를 설치해 공급하는 형태였지만 실제 수요와 시너지는 예상을 빗나갔다. 

“식대 포인트를 간식에도 적용하는 방향으로 접근했으나 간식은 식대관리처럼 엄격하게 관리되진 않는 영역이란 걸 알게 됐어요. 간식니즈는 있는데 다른 방식으로 간식을 제공할 순 없을까 하다 택배서비스를 처음 기획하게 됐죠.” 

택배서비스의 핵심은 ‘큐레이션’과 ‘디자인’에 맞췄다. 간식을 고르는 것 자체가 일이란 점을 파악하고 매대형 간식대장 운영 시 인기 간식 데이터를 바탕으로 잘 나가는 제품만 골라 모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패키지 디자인. 택배 상자 안에 여러 간식이 널브러진 형태로 배송하는 것보다 디스플레이 된 형태로 배송되면 보기도 좋고 소비자들의 인증 욕구도 자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미니 편의점 콘셉트로 진열대 형태의 패키지 디자인이 만들어졌다. 

그렇게 탄생된 것이 간식대장 미니다. 스낵·컵라면·젤리·초콜릿 등 23종의 간식 29개로 구성된 이 상품은 종이 박스로 디자인된 진열대가 포함돼 어디든 두고 간식을 꺼내 먹을 수 있게 제작됐다. 1980~1990년대 선물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종합과자선물세트’의 감성을 살리면서 최신 구매 트렌드인 인증과 소장 욕구를 자극한 뉴트로(New-tro) 상품이다.

“막상 판매를 해보니 역시 예상치 못한 반응이 이어졌어요. 기존에 생각했던 사무실 간식 소비보다 가정집으로의 소비가 80~90% 정도로 많았다는 거예요. 특히 아이들과 함께 편의점 놀이를 하며 즐기는 후기들이 인상적이었죠. 두번째는 회사에서도 적게는 50개에서 많게는 1000개 단위로 대량 주문이 이어진다는 부분이었어요. 임직원 복지 혹은 코로나19 사태에 응원하는 개념, 판촉 형태 등으로 대량 주문이 이어졌죠.” 

간식대장 코코몽 에디션/사진=벤디스
인기에 힘입어 지난 4월 간식대장 ‘코코몽 에디션’이 추가 출시됐다. 코코몽 에디션에는 지폐, 신용카드, 쿠폰 모형 등의 굿즈가 포함돼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간식대장 미니와 코코몽에디션은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활발한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 각종 선물 시즌에 더 인기를 끌었고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언택트 소비를 부채질하며 판매량이 늘었다. 지난 2월부터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하루 최대 2000개 이상이 판매되기도 했다. 



‘금융맨 출신’의 도전… 다음 대란템은? 


장 이사는 간식대장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새로운 도전’이라고 꼽았다. 그 역시 본인 스스로 도전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장 이사는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를 졸업한 뒤 줄곧 금융권 경력을 쌓아온 ‘금융맨’ 출신이다. 그가 잘 나가던 금융회사를 그만두고 스타트업 벤디스에 몸을 담게 된 배경도 한정적인 룰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하고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금융권에 있을 때는 늘 새 꿈보다 시스템을 고민해야 했어요. 그때도 제시간을 내서 파티플래닝을 부업으로 했었는데 그게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주위에 있던 스타트업에 눈길이 갔고 새로운 걸 만드는 데 몸을 던지고 싶다란 생각을 했죠. 간식대장은 그 도전의 결과물이기도 하고요.” 

그의 도전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성공적이다. 종합선물세트의 재발견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식권대장으로 B2B 사업 역량을 증명해 온 벤디스가 간식대장을 통해 B2C 사업 역량을 갖춘 조직이 됐다는 점에서도 말이다. 앞으로 벤디스는 식권대장으로 밥 먹는 것뿐만 아니라 간식 등 오피스 라이프 전반의 구매, 결제 영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계속해서 직장인이 입사 후 밥을 먹고 간식을 먹고 주위에 액티비티를 하는 등 종합적인 플랫폼을 확장해 나갈 생각이에요. 간식대장은 그 첫 시작이고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이 계속되면 또 다른 대란템이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 본 기사는 ‘머니S’ 제647호(2020년 6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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