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 ‘자녀 학원비’는 알아도 본인 연금액은 모른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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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학원가에서 학교를 마친 학생들이 학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사교육 1번지’ 대치동 학원가 근처에서는 밤마다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밤 10시, 학원을 마친 아이들이 길거리에 쏟아져 나와 인근 도로는 아수라장이 된다. 아이들을 데리러 온 학부모들의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든 탓이다.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계속되지만 이 동네의 풍경은 좀처럼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9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초중고 학생 수는 11% 감소했다. 그럼에도 총 사교육비는 오히려 5년 새 18% 증가해 21조원에 달했다. 저출산 기조로 아이를 덜 낳고 있지만 자녀 교육비 지출은 더 늘리고 있는 셈이다.

가구 소득 수준별로 따져 보아도 교육비 지출 증가 추세는 뚜렷했다. 모든 소득 구간에서 전년도에 비해 교육비 지출이 늘었다. 소득이 높으면 높을수록 학원에 돈을 더 썼다는 얘기다.


‘나’의 미래도 준비해야


부모가 자녀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겠다는데 이의를 달 이유는 없다. 하지만 자녀의 미래만큼이나 부모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도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그 균형은 잘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서 발간한 2020 은퇴라이프트렌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50대 직장인에게 은퇴자산 인식, 태도 및 운용계획을 물어본 결과 응답자들의 절반은 ‘자신의 노후를 책임질 연금 자산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연금 자산에 대한 무관심은 결코 간과할 일이 아니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심각한 사안이다. 현재 시중 은행 예금금리는 1%대이고 저축은행도 2%를 넘지 못하고 있다. 금리가 높았던 시절에는 월급을 은행에 맡겨 놓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이자가 쌓여 노후자산을 증식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자를 기대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수명은 늘어나지만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2017년 기준으로 40% 언저리에 있다. 은퇴 후 받는 국민연금의 금액이 은퇴 전 소득의 약 40%가량 된다는 뜻이다. 부족한 60%는 개인이 조달해야 하는데 50대 직장인의 절반 이상이 연금 자산에 무지한 상태이고 79%는 원금 지키는 데에 만족하는 안정추구형 자산관리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의 관심이 자녀 미래에 쏠려 있었다면 앞으로는 부모 자신의 미래, 즉, 은퇴 후의 삶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가족의 경제적 행복을 도모하기 위한 첫 단추다.

또 그 다음 순서도 중요하다. 이번에는 노후자산 관리 내에서의 균형을 맞출 차례다. 원금을 지키는 데에 쏠려 있던 자산 배분 방식에서 투자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왜 투자 비중을 높여야 할까. 저금리 상황에서는 수익률 1% 차이도 장기적으로 큰 차이를 낳기 때문이다. 수익률이 연 1%일 때 원금을 2배로 만드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약 72년이 걸린다면 수익률이 2%일 때는 약 36년으로 줄어든다. 3%로 올라가면 24년이다.

문제는 앞으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유럽 선진국 중엔 마이너스 금리인 곳들도 있다. 투자를 통해 내 자산의 수익률을 올리는 것은 내 노후 자산을 키우기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DB


노후준비? 우선 금융지식 쌓아라


단 투자하려면 학습이 선행돼야 한다. 금융상품은 유형의 상품과 달리 시시각각 가치가 변화하므로 살 때 팔 때 여러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때 금융지식이 필수다.

안타깝게도 미래에셋 은퇴라이프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50대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자신의 금융지식이 ‘낮다’ 혹은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금융지식 수준이 낮을수록 자산관리에서 안정 추구 성향은 강하게 나타났다. 반면 금융지식 수준이 높으면 위험을 감수한 적극적 투자를 수행하려는 경향이 컸다. 금융 지식 수준의 차이가 노후 자산의 부익부 빈익빈을 낳을 수도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다행히 최근에는 금융교육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해졌다. 금융감독원 같은 정부 기관은 물론이고 금융회사들도 유튜브, 팟캐스트, SNS 같은 뉴미디어를 활용해 금융 정보와 지식을 활발하게 전달하고 있다. 필자가 속해 있는 미래에셋은퇴연구소도 노후대비 자산관리를 주요 테마로 한 팟캐스트를 4년 동안 운영해 왔고 최근엔 유튜브 콘텐츠를 주2회 제작해 연금과 투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업뿐 아니라 개인 전문가들도 보다 친근한 방식으로 금융 교육 정보를 널리 알리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 미디어 환경이 진보하면서 투자자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다양한 종류의 정보를 만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노후자산 관리의 시작을 어디에서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우선 내 연금의 현황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는 ‘통합연금포털’에 들어가는 것을 첫 단계로 제안하고 싶다.

메뉴 중에서 ‘내 연금조회’를 누르면 자신이 언제부터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지 매월 얼마의 연금을 받을 수 있는지 볼 수 있다. 또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으로 가입한 상품, 연금 개시일, 적립금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노후 재무설계’ 메뉴에서는 은퇴 예상 연령과 월 필요 생활비를 바탕으로 현재 가지고 있는 연금 자산에서 앞으로 얼마를 더 모아야 할지 계산해 준다. 결과를 확인한 후 갈 길이 멀었다며 낙담할 필요는 없다. 수명이 길어진 만큼 투자할 수 있는 기간도 길어졌다는 사실도 기억하자.

☞ 본 기사는 ‘머니S’ 제647호(2020년 6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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