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갈아쓴다"… '배송 혁신' 쿠팡의 민낯

 
 
기사공유
쿠팡 부천 물류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산하는 가운데 쿠팡의 '배송 혁신'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뉴스1

#.1 ‘오늘 주문하면 내일 도착한다.’ 2014년 쿠팡이 꺼내든 ‘로켓배송’은 유통업계에서 혁신으로 여겨졌다. 2018년에는 자정까지 주문한 신선식품을 오전 7시 전에 배송해주는 ‘로켓 프레시’를 선보이면서 한발 더 앞서 나갔다. 이로 인해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재래시장 소비자까지 쿠팡의 플랫폼 안에 빠르게 흡수됐다.

#.2 혁신으로 꼽히던 로켓배송이 완전히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터지면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빠른 배송에만 혈안이 돼 물류센터 근무 환경을 방치하면서 이 같은 사태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로 ‘배송 혁신’ 쿠팡의 민낯이 드러난 셈이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발 집단 감염이 확산되면서 쿠팡이 사상 최대 위기에 놓였다. 소비자들이 감염 위험에 쿠팡 이용을 꺼리는 데다 회사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쿠팡의 빠른 배송 시스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열악한 근무 환경 도마 위



2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쿠팡 부천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96명으로 늘었다. 물류센터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건 쿠팡이 초기 대응에 실패한 영향이 크다. 쿠팡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알고도 이틀간 부천 물류센터 운영을 강행한 점,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켜지 않은 점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열악한 근무 환경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 물류센터는 밀폐도가 높고 환기가 어려워 감염에 취약한 조건을 갖고 있다.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물류센터에서는 ▲상품 픽업 ▲포장 ▲지역별 분류 ▲지역별 배송 등의 과정이 이뤄진다. 상품 구색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한 구조다. 이로 인해 비좁은 공간에 대규모 인력이 투입되면서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도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다. 

쿠팡의 한 물류센터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했다는 A씨는 “두달 일하는 동안 ‘사람을 갈아 쓴다’고 느꼈다. 앉지도 못하게 하고 화장실 가는 것도 눈치를 준다”며 “할당량을 못채우면 방송으로 이름을 부르며 닦달한다”고 말했다.



로켓배송 근간 흔들리나



쿠팡은 이제까지 빠른 배송을 내세워 급속 성장했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중개하는 오픈마켓과 달리 쿠팡은 직매입과 직배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전국 168개 물류센터에서 직접 물건을 배송하기 때문에 하루 만에 ‘로켓배송’이 가능하다.

혁신에 가까운 배송 시스템 덕분에 매출도 대폭 늘었다. 지난해 쿠팡의 매출은 64% 증가한 7조153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 손실은 7205억원으로 전년(1조1279억원) 대비 적자폭을 36.1% 줄였다.

올 들어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수혜를 보기도 했다. 위생용품 및 생필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주문 건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 코로나19 사태 이전 일일 평균 배송량은 약 180만건이었지만 지난 2월에는 330만건까지 치솟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쿠팡의 유무형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장 노동자의 안전은 도외시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쿠팡의 성장 근간이던 로켓배송 시스템에도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경은 silver@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152.41상승 17.0418:03 07/03
  • 코스닥 : 752.18상승 9.6318:03 07/03
  • 원달러 : 1198.60하락 1.418:03 07/03
  • 두바이유 : 43.14상승 1.1118:03 07/03
  • 금 : 42.85상승 0.1518:03 07/03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