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 발목 잡힌 미래에셋 '미국 호텔 인수' 소송…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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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그룹(이하 미래에셋)이 블랙홀에 빠졌다. 미국 내 15개 고급호텔·리조트 인수계약을 놓고 중국 안방(安邦)보험과 본격적인 법적 분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계약 파기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면서 각자의 주장과 반박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은 매도자인 중국 안방보험이 제3자로부터 호텔의 소유권 관련 소송에 휘말린 점과 이에 미국 내 권원보험사들이 호텔의 등기 권리를 보장하지 않은 점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7조원 메가딜… 탈 많은 계약 체결→소송까지


미래에셋그룹과 안방보험의 소송 쟁점은 권원보험(Title insurance) 확보가 계약 선결조건이었냐다.

우선 지난 2019년 9월로 거슬러 올라 가보자. 미래에셋은 당시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내 15개 호텔과 리조트 자산을 58억달러(약 7조1000억원)에 사들이기로 하고 인수대금의 10%인 5억8000만달러(약 7000억원)를 계약금으로 냈다. 미래에셋의 전체 인수대금 가운데 16억달러(약 1조9000억원)는 거래 종료 시점에 출자금 형태로 지급하기로 했다. 나머지 36억달러(약 4조2000억원)는 외부에서 조달할 계획이었다. 문제가 없었다면 이 거래는 오는 6월17일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인수 완료를 앞두고 문제가 발생했다. 15개 호텔에 대한 소유권 등기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캘리포니아주 호텔 6개의 소유권이 안방 몰래 다른 법인으로 이전된 증서 사기가 뒤늦게 발견됐다. 안방 측은 “사기범들이 허위의 중재판정을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서 집행하려 소송을 제기하였던 것은 사실이나 적극적으로 방어했다”고 해명했다. 미래에셋이 인수할 호텔은 안방보험이 지난 2016년 사모펀드 블랙스톤으로부터 매입한 부동산으로 뉴욕 JW메리어트 에식스 하우스 호텔, 와이오밍 잭슨홀의 포시즌스 호텔, 샌프란시스코의 웨스틴 호텔, 실리콘밸리 포시즌스 호텔 등이 포함돼 있다. 
 
안방보험은 거래종결 예정일인 지난 4월17일까지 권원보험 확보에 실패했다. 미래에셋은 해당 호텔들이 미국 내 권원보험사들마저 보장을 거절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최대 권원보험사 피델리티내셔널을 포함한 보험사 4곳에서 호텔 15개에 대해 완전한 권원보험 발급을 거부한 것이다. 권원보험은 부동산 권리의 하자로 부동산 소유자와 저당권자가 입을 수 있는 손실을 보상하는 보험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상황은 급격하게 암울해졌다. 

이에 미래에셋 측은 자신들이 올해 2월 해당 소송을 인지했고 지난 4월17일까지 권원보험 확보에 실패한 만큼 계약을 이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미래에셋 측은 지난 4월17일부터 15일 이내에 권원보험을 확보하라고 기한을 부여했지만 안방보험 측으로부터 만족할 만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에 미래에셋은 잔금을 치르지 않고 채무불이행 통지(default notice)를 보냈고 안방이 15일 내에 계약위반 상태를 해소하지 못하자 지난 5월3일 매매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대해 안방보험은 미래에셋의 계약철회 통보가 정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안방보험은 계약을 예정대로 이행해야 한다며 지난 4월27일 미국 법원에 소송을 신청했다. 재판 지연으로 회복 불가능한 손해를 볼 수 있다며 신속한 재판을 요구하는 ‘신속절차 신청’도 함께 냈다. 미래에셋은 현재 국제분쟁 전문 로펌 ‘피터앤김’과 미국 최대 소송 전문 로펌 ‘퀸 엠마뉴엘’ 등 최강 변호인단을 선임해 안방보험이 제기한 소송에 응소·반소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사진=머니S DB.


최악의 시나리오 나올까… "코로나19 오히려 호재"


현재 미래에셋의 최악의 시나리오는 소송에서 완전히 패소할 경우다. 약 7조1000억원 규모의 호텔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은 승소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미래에셋 내부 관계자는 “아직 판결 전이지만 우리는 승소를 100% 자신한다”며 “계약금도 전액 돌려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선 미래에셋 측의 주장대로 “안방보험의 보유 호텔에 대한 등기권(소유권) 등에 대한 관리 소홀”을 입증할 수 있다면 유리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건설·부동산 전문 법무법인 은율의 김민규 변호사는 “정확히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을 봐야겠지만 미래에셋 주장대로 권원보험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 안방 손을 들어주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이행 소송과 별도로 미래에셋이 7000억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받을 수 있는지도 관심이다. 이 역시 소송전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래에셋은 안방보험을 상대로 계약금 전액에 대해 반환을 청구하고 변호사 보수 및 소송비용 전액에 대한 상환청구를 함께 제기했다. 계약금 반환 청구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미래에셋은 7000억원의 자금이 묶이는 셈이다. 다만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계약서에 권원보험에 대한 계약조건을 명시했다면 계약금 반환 소송에서도 승소할 확률이 높다”며 “미국 호텔 매매계약 협상에서 매수인 측을 자문했던 로펌 그린버그 트라우릭 내에서도 승소를 예상한다고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소송전이 오히려 미래에셋에게는 호재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래에셋은 계약상 매매대금 7조1000억원 중 2조6000억원을 미래에셋 계열사가 출자하고 나머지 4조2000억원은 외부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호텔 업황이 악화되면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데다 인수 후 투자손실이 우려된 상황에서 미래에셋은 호텔 인수 자금 마련 부담을 해소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 셈”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계약 이행에 대한 첫 재판은 미국 델라웨어 형평법원에서 오는 8월24일 열린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7호(2020년 6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손희연 son90@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증권팀 손희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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