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울이 더 위험해"… 코로나로 가지 말라는 대구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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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동대구역 KTX 앞에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걷고 있다./사진=머니S
“머? 서울 간다꼬? 에헤이 코로나 걸린다 안카나. 가지마라 클난다.”(서울 간다고요? 코로나19 걸려요. 위험해요)

28일 오후 3시쯤 대구광역시 동대구역 KTX 앞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임에도 마스크를 낀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KTX역 근퍼 카페에서는 유모차를 끈 엄마 여럿이 옹기종기 모여 커피 한잔의 여유까지 즐겼다.


서울말씨에 위험지역 갔을까… ‘경계’


코로나19 공포로 신음하던 대구가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대구는 지난 3월 신천지교회를 중심으로 지역감염이 확산되면서 한국 전체 누적 확진자 1만1402명 가운데 6880명으로 가장 확진자 수가 많았으나 진정 국면을 맞았다. 이제는 오히려 서울·경기 등 수도권 감염사태로 인한 N차 감염을 우려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8일 확진판정을 받은 코로나19 환자는 79명. 67명(서울 24명·인천 22명·경기 21명)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대구는 2명뿐이다. 29일(오늘)은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24일 확진자 ‘0명’을 기록한 후 매일 1명~3명씩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5일 만에 또 다시 확진자 ‘0명’을 기록한 것. 지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자 이제는 지역외 감염이 생길까 긴장하고 있는 상황.

커피숍에서 만난 한 종업원은 서울말을 쓰는 기자를 보며 “서울에서 오셨나 봐요. 이태원클럽 때문에 난리던데…. 혹시 갔다 오셨어요?”라고 물었다. 서울에서 왔냐는 말은 보통 인사치레로 하는 소리지만 왠지 모를 추궁의 느낌은 기분 탓일까. 어설픈 대구 사투리로 동질감을 형성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대구 중구 동성로를 찾은 시민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다. /사진=공정식 뉴스1 기자


번화가 북적이지만… 확진자 다녀간 음식점 울상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10~30대 젊은이들은 대구 중구 동성로 거리를 한가득 메웠다.

대구 북구에서 일하는 30대 직장인은 “서울-대구 장거리 연애 중으로 매주 서울에 올라간다. 주변 지인들이 ‘서울 가면 위험하다’고 말린다”며 “정작 서울에 있는 여자친구와 친구들은 ‘대구 위험하니 올라오지 말라’고 한다”고 웃었다.

젊은이들의 발길이 닿는 곳은 음식점과 술집, 오락실, PC방 등 다양했다. 일부 음식점의 경우 방명록에 이름과 핸드폰번호, 생년월일을 적어달라고 했다. 만의하나 확진자가 다녀갔을 때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확진자가 다녀간 가게 주인들의 주름살은 펴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19가 할퀴고 간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던 걸까. 지역경제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게 이들의 설명.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분식점을 운영 중인 50대 자영업자는 “건너편 음식점 사장님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 장사가 안된다고 늘 울상이다”며 “자체적으로 매일 소독하면서 위생에 신경 쓰고 있지만 불안하다. 날이 갈수록 더워지는데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일하자니 답답한 것도 문제”라고 호소했다.



다중이용시설 영업 금지… 긴장 늦출 때 아냐


대구시에 따르면 23일 기준으로 대구지역 체력단련장과 무도학원, 영화관, 소극장 등 1289곳을 점검한 결과 78.6%(1013곳)가 문을 닫았고 유흥시설과 노래연습장, PC방 중 점검이 끝난 3261곳 중에는 72.2%(2354곳)가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부천 쿠팡 물류센터발 감염으로 28일 경기도가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리자 대구시도 영업 중인 클럽형 유흥주점과 동전노래방 등 유흥시설 228곳에 대해 오는 6월7일까지 영업을 금지했다. 

코로나19 이전 활기를 점차 찾아가는 대구. 하지만 아직은 긴장의 끈을 늦출 때가 아니다.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는 코로나19로 침울한 시민들에게 그나마 위안을 주고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는 시점에 모두를 위해 좀 더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자영업자도 스스로 안전을 준수하면 당장은 손해로 느껴지지만 장기적으로는 신뢰 획득 과정이 될 수 있다.
 

대구=한아름 arha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S 산업2팀 기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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