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리포트] 4조원 잡아라… 출혈경쟁 뛰어든 건설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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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공사비 2조원 규모의 한남3구역. 서울시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 수주전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정비사업시장은 과거에도 대형건설업체들의 각축장이었지만 올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가 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사진=김창성 기자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됐다.” 해외사업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감소로 ‘수주 가뭄’에 빠진 건설업계가 공사비 1조원을 넘나드는 서울 재개발·재건축사업에 목을 매고 있다. 한때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사업 파트너가 경쟁사로 바뀌면 각사의 직원들은 길에서 마주쳐도 인사조차 나눌 수 없는 분위기라고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귀띔한다. 사업 수주를 위해선 상대 회사의 비방은 물론 법적 고발도 서슴지 않는 난투극이 벌어진다. 소규모 사업장마저 대형업체들의 전쟁터가 됐다. <편집자주>

[재개발·재건축 전쟁터]①사라진 ‘클린수주’ 약속… 물어뜯는 공방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뉴스1

서울시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 수주전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정비사업시장은 과거에도 대형건설업체들의 각축장이었지만 올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가 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글로벌경기 침체로 해외 수주에 먹구름이 낀 데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축소돼 ‘먹거리 확보’가 더욱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는 조합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경쟁사 비방은 물론 고소·고발도 불사하고 있다.

서울시가 나서서 ‘클린수주’를 당부하고 있지만 공정경쟁은 온데간데없다. 더 큰 문제는 수주를 위해 각 업체가 후분양과 함께 미분양에 따른 부담금까지도 떠안는 등의 출혈경쟁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같은 출혈경쟁은 결국 건설업체들의 수익성에도 부메랑이 될 수 있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서울 정비사업 수주전쟁 어디까지


서울 시내 정비사업시장에서 대형건설업체의 수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규모로만 보면 단일 사업장의 총 사업비만 3조~4조원에 달하면서 건설업체 대표까지 출동해 조합원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최근 시공권을 따낸 은평구 갈현1구역 재개발은 4116가구를 짓는 사업장으로 공사비가 9255억원에 달한다. 롯데건설은 이 사업 수주로 올해 정비사업 누적 수주금액이 현대건설(1조2130억원)을 제치고 1위(1조5887억원·5월25일 기준)로 올라섰다.

강남 알짜 단지로 손꼽히는 신반포21차 재건축의 경우 단지 규모는 108가구로 공사비가 1020억원에 불과하지만 GS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포스코건설이 시공권을 거머쥐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 역시 격전지다. 시공능력평가(2019년 기준) 각각 1위와 5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이 고소까지 해가며 깃발 꽂기 경쟁을 벌인 결과 삼성물산이 수주에 성공했다. 재건축을 통해 2091가구의 대단지로 탈바꿈하는 이 아파트의 공사비는 8087억원에 달한다. 양사 간 치열한 수주 경쟁 상황에서 조합으로부터 주의·경고를 각각 1회씩 받았다. 두 업체는 ▲허위 문자메시지 발송에 따른 명예훼손 및 업무·입찰 방해 ▲비방 홍보물 제작 ▲불법 홍보요원(OS) 배치 등을 두고 갈등과 잡음이 이어졌다.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역시 상호 비방과 불법 논란이 난무했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3개 업체가 입찰에 나선 가운데 지난해 불법 홍보전과 조합에 각종 금융혜택 등 불법 논란으로 수주 경쟁이 과열되자 결국 정부와 지자체의 제재를 받고 시공사 선정 절차가 연기됐다. 이후 올 2월 재입찰을 진행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지체됐고 6월20일 최종 시공사를 확정할 예정이다.



출혈경쟁도 불사하는 대형건설업체들


대형건설업체의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이처럼 치열해진 이유는 대내·외 악재가 겹쳐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업체마다 영업비밀을 이유로 시공마진을 공개하지 않지만 서울 시내 정비사업의 경우 통상 5~10% 수준이란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건설업체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8.3% 수준이다.

이를 감안할 때 총 공사비 1조8881억원(3.3㎡당 595만원) 규모의 한남3구역의 경우 시공마진이 액 944억~188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업계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5400억원)과 비교해도 약 20~30%에 달하는 액수다. 사업장 1개당 1000억원 안팎의 시공마진이 기대되는 정비사업을 놓고 건설업체들이 의지를 불태우는 이유다.

총 공사비가 9255억원에 달하는 은평구 갈현1구역 재개발의 경우 462억~926억원의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 지난해 롯데건설의 영업이익이 3056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며 최대 약 3분의1 수준이다.

해외 먹거리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도 치열한 정비사업 수주경쟁의 요인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체의 올 3월 기준 해외 수주금액은 18억3000만달러다. 이는 2016~2018년 3월 평균 실적(53억3100만달러)의 34.3%에 불과하다.

대형건설업체 관계자는 “먹거리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대형 정비사업은 상징성이 큰 데다 확실한 수익성이 담보된다”며 “출혈경쟁이 우려되지만 다음 사업을 위한 발판이 마련된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7호(2020년 6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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