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리포트] 금융기관, 한날 한시 채용 ‘A매치데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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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채용문화를 바꿔놓고 있다. 언택트(비대면) 시대 흐름에 맞춰 IT인력에 방점을 두게 되면서 채용일정과 방식이 제각각으로 변화됐다. 시중은행과 증권가도 디지털 시대에 맞춘 인력채용 방식으로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19가 금융권 채용문화를 어떻게 바꿔나갈지 채용계획을 한발 앞서 파악해 봤다./ <편집자주>

- [금융채용 트렌드①] 금융기관, 한날 한시 채용 ‘A매치데이’ 사라진다

코로나19발 고용대란 우려 속, ‘신의 직장’ 응시 제각각

지난해 2019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 현장.©뉴시스
최근 8년 만에 상반기 공채를 진행한 산업은행에 응시자들이 대거 몰렸다. 이번 공채 응시율은 90% 수준으로 평년 대비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통상 매년 10월 주요 금융 공공기관들이 같은 날 채용 시험을 진행하는 공채 ‘A매치 데이’를 피해 산업은행이 공채 필기시험을 치른 결과다. 응시자들이 한날한시 금융 공공기관 한곳에서만 시험을 쳐야 해 상당수가 실제 시험을 치르지 않는 관행이 사라진 것이다.  

금융권 채용문화에 변화가 감지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고용 대란 우려가 깊어지면서 금융 공공기관부터 시험일정 등 채용방침에 변화를 준 것이다. 높은 임금과 안정적인 일자리로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기관은 10여년 전부터 매년 같은 날 공채시험을 진행했다. 이에 축구 국가대표 경기인 A매치 데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경쟁률 최대 100대1에 달하지만 같은 날 시험을 치르게 되면서 응시률은 약 50%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이 같은 A매치는 점차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취업준비생들에게는 기회가 확대되고 금융기관들도 확대된 인력 풀 중 인재를 고르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다. 또한 언택트(비대면) 시대 흐름에 맞춰 채용인력 비중에도 변화를 준다. 금융기관들이 언택트 관련 IT·디지털 인력 확보에 중점을 두면서 IT인력 확보 쟁탈전도 시작된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인력네트워크 센터장은 “향후 금융업은 핀테크 중심의 전문인력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따라서 채용형태도 IT인력 중심으로 바뀌게 될 것으로 본다”며 “IT인재의 경우 특정 전문 인력이 필요한 만큼 상황에 따라 수시채용이 이뤄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향후 A매치가 사라지며 금융기관의 채용문화도 지금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산업은행, 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수출입은행 본사 전경. ©각사


◆산업은행·기업은행, A매치 피해 ‘선수치기’


금융 공기업 중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올해 금융권에서 가장 빠르게 A 매치를 피해 공채를 실시하면서 채용 방식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산업은행은 예년과 달리 하반기 A매치데이를 피해 상반기에 나홀로 채용시험을 진행했다. 지난달 16일 필기시험을 진행한 산업은행은 50명을 뽑을 계획이다. 공채 규모가 지난해 30명 대비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IT인력채용 비중을 30~40%로 확대한 게 주된 요인이다. 산업은행의 이번 상반기 공채는 8년 만이며 하반기 추가 공채는 미정이다.

기업은행은 A매치 데이 하반기보다 상반기 채용에 초점을 맞춘다. 상반기에만 역대 최대규모인 250명을 뽑을 예정으로 지난해보다 30명 늘렸다. 기업은행은 이달 13일 올 상반기 공채 첫 필기시험을 치른다. 올 상·하반기 두번에 걸쳐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인력을 뽑을 예정이다. 모집분야도 크게 금융영업과 디지털로 나눠 IT인재 확보에 역량을 집중시켰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이미 지난해 A매치에서 빠져나왔다. 지난해 A매치(10월)에 앞서 7월 필기시험을 진행, 연간 가장 많은 50명의 우수인재를 미리 충원했다. 올해 채용일정을 계획 중인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해 효과를 이어가며 하반기 채용일정을 다르게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계 이익을 대변하는 금융투자협회도 예외적으로 신입채용을 상반기인 3월에 진행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일정이 뒤로 밀리며 6월6일로 결정됐다. 올해는 10명 내외로 2018년 2019년 대비 채용인력을 늘렸다.

주요 금융기관이 최근 2년간 채용한 인원과 시험일정.©각사


◆‘신 중의 신’ 한국은행 vs 금감원, 채용시험 일정 서로 피할까


A매치는 한국은행이 언제 시험날짜를 잡느냐에 따라 결정됐다. 금융권 큰 형님격인 한국은행이 시험날짜를 정하면 다른 기관들도 이에 맞추는 식이다. 신의 직장 간 자존심 싸움에 경쟁기관들이 인재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견제 전략이다.

따라서 한국은행의 채용계획에 가장 초점이 맞춰진다. 한국은행은 올해 60여명을 뽑는다는 계획이다. 박장호 한국은행 인사팀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19년엔 59명을 채용했다”며 “시험일정 또한 지난해와 비슷한 10월 중순 경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5년간 평균 50대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지만 응시율은 50% 정도에 머물렀다. IT인력은 기존 3~5명을 뽑아왔으나 올해는 채용인력의 10% 정도를 계획 중이다.

이에 맞서 한국은행 최대 맞수인 금융감독원이 채용시험 일정을 다르게 잡을지 관심이다. 김지웅 금융감독원 인사팀장은 “채용일정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으나 현재까지는 예년과 비슷한 일정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최근 5년간 채용인원을 꾸준히 늘려왔다. 2015년 53명에서 2019년 74명까지 확대됐다. 올해는 고용 대란 우려에도 대표 금융 공공기관으로 채용규모 확대를 지속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김 팀장은 “올해는 IT인력의 중요성을 고려해 채용인력 계획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채용인력 74명 중 10%를 IT인력으로 채웠다.

(왼쪽부터)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본사 전경 .©각사


◆증권가의 신, 거래소 아직 채용계획 미정


반면 증권가의 대표적인 신의 직장으로 꼽히는 한국거래소의 경우는 아직 채용계획을 짜지 못한 상황이다. 2015년 25명에서 매년 채용인력을 소폭 증가시켜왔던 한국거래소는 금융기관에서 유일하게 신입 채용계획을 전혀 세우지 못하고 있다. 매년 A매치를 통해 신입을 채용해 왔지만 코로나19 사태라는 변수가 생긴 만큼 완전히 새롭게 채용 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관계자는 “추후 채용규모나 일정 등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전했다.

수출입은행과 기술보증기금은 A매치 데이 채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은행은 상·하반기 나눠 진행하던 채용을 올해는 하반기에만 진행한다. 채용인력도 전년대비 절반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60명을 뽑았지만 올핸 상반기 채용이 없어 하반기에만 3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필기시험은 10월 중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보증기금은 “올해 또한 A매치 데이에 맞춰 채용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기술보증기금의 필기시험 응시율은 2018년 64%에서 2019년 56%로 줄었고 채용인원도 110명에서 86명으로 감소했다. 올해는 더 줄여 70명 내외에서 뽑을 계획이지만 경쟁기관과 채용시험도 같이 진행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본사 전경.©각사

☞ 본 기사는 ‘머니S’ 제647호(2020년 6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송창범 kja33@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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