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검찰고발 피한 박현주 회장의 과제

 
 
기사공유
©이미지투데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불명예를 피했다. 2년 넘게 끌어온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미래에셋그룹 일감 몰아주기가 적발됐지만 박 회장의 직접적인 개입 행위는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결론 났다. 샐러리맨 출신으로 국내 최대 금융투자회사를 키워낸 한국 자본시장의 선구자이자 최고의 금융전략가로 불리는 박 회장은 추락할 뻔했던 위기를 넘겼다.

공정위는 지난달 27일 미래에셋그룹에 대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43억9100만원을 부과했다. 그룹 11개 계열사가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블루마운틴CC·포시즌스호텔에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이유다. 미래에셋그룹이 인위적으로 미래에셋컨설팅 실적을 늘리기 위해 블루마운틴CC과 포시즌스호텔 등에 일감을 몰아주고 결국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를 도왔다는 것이다. 실제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 48.63%, 배우자 및 자녀 34.81%, 기타친족 8.43%로 특수관계인 지분만 91.87%다.

하지만 공정위는 박 회장에 대해선 검찰 고발을 하지 않았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공정위 고발 지침상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을 위반하더라도 위법성이 중대한 자만 검찰에 고발할 수 있다”며 “박 회장의 위법성이 중대하다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검찰에 고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시선이 곱지 않다. 오너인 박 회장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룹 전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정기, 비정기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에서다. 2015년 12월 미래에셋그룹이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그룹 안팎에선 박현주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평가가 쏟아지기도 했다. 

박 회장은 2016년 미래에셋그룹의 대우증권 인수를 계기로 핵심계열사인 미래에셋대우(옛 미래에셋증권+옛 대우증권)라는 초대형 증권사를 탄생시켰다.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 규모가 9조원가량으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독보적 1위다. 박 회장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의 경우 2019년 12월 현재 해외 15개국에서 32개의 법인·사무소를 운영하며 해외법인의 덩치도 꾸준히 불리고 있다.

공정위가 이번에 증거를 찾지 못했지만 박 회장의 그룹 일감 몰아주기 개입 여부는 여전히 논란이다. 미래에셋그룹은 대규모 과징금 부과와 일감 몰아주기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이는 고객 신뢰가 생존과 직결되는 금융사로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 금융투자업계 1위 위상에 걸맞은 도덕성과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 미래에셋그룹이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겸손한 자세로 한국을 넘어 글로벌시장에서 자웅을 겨루는 초일류 금융사로 도약하길 기대해 본다.
 

송창범 kja33@mt.co.kr  | twitter facebook

미소가 떠오르는 기자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183.61하락 2.4518:01 07/14
  • 코스닥 : 778.39하락 2.818:01 07/14
  • 원달러 : 1205.70상승 4.818:01 07/14
  • 두바이유 : 42.72하락 0.5218:01 07/14
  • 금 : 43.38하락 0.2518:01 07/14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