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인가 광고인가"… PPL로 욕 먹는 '더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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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불패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이하 '더킹')가 도넘은 PPL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사진=SBS 홈페이지

[주말리뷰] 흥행 불패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이하 '더킹')가 도넘은 PPL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첫 방송부터 역사관 논란에 휘말린 더킹은 대놓고 PPL(간접광고)로 매 장면마다 화제를 모았다. PPL은 지난 2010년 방송사의 부족한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허용된 조치로, 드라마 속 연출된 장면에 자연스럽게 제품이 노출되는 것을 말한다.

실제 간접광고는 작품의 질 저하를 막기 위해 제품 노출을 방송시간 5% 이하, 한 브랜드당 노출 시간이 30초 이내로 제한된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 3사의 간접광고 매출액은 지난 2011년 174억원, 2012년 262억원, 2013년 336억원, 2014년 414억원(2015년 국정감사)으로 해마다 10~20%가량 증가하는 등 광고주의 참여가 활발해진 것을 알 수 있다.

극 중 김고은과 이민호가 치킨에 맥주를 마시고 있다. /사진=SBS 홈페이지



뜬금없는 대사와 PPL, 매칭이?


극의 흐름에 잘 녹아든 PPL은 문제될 게 없지만 극 내용과 상관없이 등장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드라마 몰입을 방해한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9일 방송된 더킹에서는 치킨부터 멀티밤, 커피, 뷰티 디바이스, 카페, 김치, 시리얼 등 한회에 7개의 PPL이 노출됐다. 드라마 속 대사로 제품을 노골적으로 홍보하기도.

"다친 게 아니라 놀랐어. 영이(우도환 분)가 골라 온 커피가 황실 커피랑 맛이 똑같아. 첫맛은 풍부하고 끝맛은 깔끔해. 대한민국은 이걸 시중에서 판다고?" 이민호는 김고은과의 전화 통화중 캔커피 조지아 크래프트 커피맛을 약 30초간 칭찬했다.

정태을(김고은 분)이 난데없이 멀티밤을 입술과 볼에 찍어 바르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본 장미카엘(강홍석 분)이 “그 신문물은 뭔데 얼굴 입술 다 바르시냐”며 놀라자 정태을은 기다렸다는 듯이 “애들 앞에서는 멀티밤도 못 바른다더니… 너 가져, 이거 하나면 다 돼”하며 또 제품을 클로즈업한다. 멀티밤은 김고은이 모델인 화장품이다.

극 중 대한제국의 총리 구서령으로 열연하는 정은채는 갑자기 LED 마스크를 쓰고 등장했다. 정부부처 보고서 결재를 LED 마스크를 쓴 채로 요청받은 그는 “여기에 센서가 달려 있느냐. 왜 이것만 쓰면 이렇게 찾아대냐”며 LED마스크를 벗는다. 지난 15일 방송된 9회에서는 정태을(김고은 분)이 들고있는 휴대폰 요기요 앱이 클로즈업되면서 태을이 “오 얘 좀 똑똑한데? 몇번 시켰다고 이모씨 입맛을 귀신같이 저격하네”라는 대사를 하기도.

극 중 김고은과 이민호가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SBS 홈페이지



"집중불가", "도가 좀 지나쳐요"


시청자들은 이날 방송을 본 뒤 실소를 자아내고 있다. 해도해도 너무한 PPL이라는 지적이다. PPL은 드라마 제작 구조상 피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PPL이 수차례 난무하며 드라마의 전반적인 흐름을 해친다는 지적이다.

한 시청자는 더킹 게시판에 “역대급 PPL. 살다살다 PPL 이렇게 심한 드라마는 첨 본다. 집중을 하려는 순간 PPL로 집중 불가”라면서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정말 화가 난다”며 “80분 방송에 주연배우가 10분 나와서 하는 대사가 모두 광고투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루먼쇼가 생각난다”며 “광고 보는 것 같아 기분 나빠져서 채널 확 돌렸다. 도가 지나치다. 연출도 흐름도 PPL을 위한 드라마처럼 느껴진다”고 분노했다.

이외에도 “PPL이 적당히 들어가면 입소문 광고효과가 크겠지만 과도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PPL 많이 해서 돈 많이 버셨겠다. 그냥 아주 치킨 회사를 사라. 그 정도면 드라마 제목을 치킨집으로 바꿔야할텐데” “드라마 몰입이 안된다. 광고를 보는 건지 드라마를 보는 건지” 등 비판글들이 이어졌다.

물론 일각에서는 어차피 할 거라면 대놓고 하는게 신선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PPL 자체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가 높아졌음에도 노골적인 건 불편하다는 평이다. PPL도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고 특히 김은숙 작가는 tvN '미스터 션샤인’ 에서 제빵소와 같이 재치있게 PPL을 풀어낼 능력이 있음에도 더킹에서는 노골적인 PPL을 내보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극 중 김고은이 이민호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SBS 홈페이지



믿고보는 배우와 제작진이라면서요?

성의 없는 고증과 왜색 논란, 뜬금 없는 로맨스로 작품성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드라마 더킹이 후반부에 들어섰다. 더킹 자체보다는 오히려 PPL에 대한 존재감이 더 큰 상황, 더킹의 회당 제작비는 20억~25억원선으로 알려졌다. 20억원으로만 계산해도 16부작 더킹의 총 제작비는 320억원이나 된다. 웬만한 블록버스터 영화보다 많다. 치솟는 제작비를 고려할 때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PPL은 빼놓을 수 없다.

KBS2 '태양의 후예'(2016)부터 tvN '도깨비'(2017)까지 다양한 작품과 깊이 있는 감정선, PPL까지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색다른 재미를 줬던 김은숙 작가다. 전작인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시대극임에도 파리바게트를 불란셔제빵소라고 위트 있게 작명해 오히려 볼거리를 더 주고 화제를 만들었지만 더킹에서는 간접광고가 아닌 직접광고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선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가운데 PPL만 등장하니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이것은 광고인가 드라마인가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다. 이쯤되면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아닐까.
 

김유림 cocory0989@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생활경제부 김유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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