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수] 외국계은행 무덤에서 살아남은 'SC제일-씨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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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박진회 씨티은행장/사진=각 은행



같은 듯 다른 '외국계 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vs 박진회 씨티은행


외국계은행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금융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은행이 있다. 바로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다. 

두 외국계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도 1분기 눈에 띄는 영업실적을 내놨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실적이 급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SC제일은행은 올해 1분기 938억원의 연결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동기(760억원)보다 178억원(2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95억원으로 219억원(22.4%) 늘었다.

씨티은행도 1분기 실적을 선방했다. 씨티은행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598억원으로 전년동기 601억원보다 0.5% 줄어드는 데 그쳤다. 총자산이익률(ROA)은 전년동기대비 0.03% 감소한 0.45%, 총자본이익률(ROE)은 0.17% 줄어든 3.88%를 기록했다.




SC제일, 소매금융 앞세워 강세


외국계은행의 영업대전에선 SC제일은행이 승기를 잡았다. 맞수로 불리는 두 은행의 영업실적은 지난해 1분기부터 점점 벌어지는 추세다.

지난해 1분기 SC제일은행의 순이익은 760억원, 씨티은행 601억원으로 159억원 차이에 불과했지만 올 1분기는 340억원으로 격차를 벌렸다.
SC제일은행의 수익을 견인한 부분은 수수료수익과 비이자수익이다. 기존의 영업방식을 탈피하고 뱅크샵, 뱅크데스크 등 몸집이 적은 점포를 확대 운영해 차별화된 소매금융 전략을 펼치고 있다. 티몬과 손을 잡고 개인사업자 대출 ‘데일리론’을 내놓는 등 이종업종과의 협업도 늘리고 있다.

반면 씨티은행은 소매금융보다 자산관리(WM)에 공을 들인다. 씨티은행이 추진하는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은 디지털 채널강화와 WM센터 추가 개설을 골자로 한다. 이에 씨티은행의 영업점은 지난해 말 43개로 2015년 133개에서 90개 줄였다. 그동안 SC제일은행은 216개로 38개 줄이는 데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두 은행의 총자산도 격차를 벌리고 있다. 올해 1분기 씨티은행의 총 자산은 52조217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0.1% 줄어든 반면 SC제일은행의 자산은 81조119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22.15% 늘었다.
은행의 자산은 통상 예수금과 대출금을 합해 계산한다. 즉 자산이 많을수록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많아 기대할 수 있는 이자수익도 높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은 WM중심의 전략을 소폭 수정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순이자마진이 줄어드는 등 은행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수익구조를 다변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은행장, 나란히 임기 만료


두 은행이 1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박종복 SC제일은행장과 박진회 씨티은행장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린다. 앞으로 6개월 안에 임기가 마무리되는 두 은행장이 또다시 연임에 성공할지 관심이다.

현재 4년 넘게 행장직을 수행하는 박종복 은행장은 오는 2021년 1월 임기가 끝난다. 2014년 10월 취임해 6년간 임기를 이어온 박진회 은행장은 오는 10월 임기가 만료된다.
두 행장은 그동안 선제적인 조직재편과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해 실적과 수익성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한국인 은행장에 거는 기대와 달리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외면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씨티은행에 할당한 이자보전 지원액을 기존 25억원에서 3억원, SC제일은행에 할당한 이자보전 지원액은 33억원에서 5억원으로 대폭 낮췄다.

이자보전 지원액은 소상공인 초저금리 이자보전 대출에 사용되는 재원으로 은행권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에게 연 1.5%의 초저금리로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을 지원한다.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의 이자보전 대출 실행액은 100억원 안팎이다. 소상공인 전체 지원액도 적었지만 대출금리도 SC제일은행 7%, 씨티은행 5%로 높은 편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저렴한 금리(3.84%)를 적용한 농협은행과 비교하면 3%포인트나 높다.

두 은행이 수년간 본국에 고배당을 단행한 행태를 보면 국내 고객 지원을 외면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씨티은행의 최대주주는 미국 기업인 씨티뱅크 오버씨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COIC)으로 지분 99.98%, SC제일은행은 영국에 본사를 둔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북동아시아 법인(SC NEA)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결산배당금 총액은 652억4000만원으로 22.2%의 배당 성향을 보였다. 지난 2018년 벌어들인 순이익 3074억원에서 중간배당 8116억원과 결산배당 1225억원을 합쳐 총 9341억원을 미국에 보냈다. 배당성향은 303.9%에 이른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중간배당 5000억원과 결산 배당 1550억원을 합쳐 총 6550억원(배당 성향 208.3%)의 배당을 진행했다. SC제일은행은 적자가 났던 2014년에도 1500억원을 중간배당했다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 유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두 은행은 코로나19 금융지원에 소극적 대응이란 지적에 뒤늦게 정책자금 대출을 지원키로 했다. SC제일은행은 코로나19 피해를 본 소셜벤처에 6억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사회연대은행을 통해 코로나19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피해 극복에 기여한 사회적 경제 기업에 전달한다.

씨티은행은 기존 대출 고객 중에서 추가지원이 필요한 고객에게 안내 메일을 보낸다. 또 소상공인 대출 등 원활한 상담서비스를 진행하기 위해 본점에 전담 창구를 뒀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전국 영업점이 적어 코로나19 금융지원 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이라며 “은행 홈페이지 상단에 배너를 게시하고 추가 대출이 필요한 고객을 찾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7호(2020년 6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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