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벌] 아빠 타는 벤츠, 오빠 타는 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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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그래픽=김민준 기자
글로벌 자동차시장을 선도하는 두개의 브랜드가 있다. 그 주인공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대다수의 현실적인 드림카로 꼽히는 벤츠와 BMW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프리미엄 브랜드다.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두 브랜드는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 수입자동차시장에서도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독일이라는 큰 울타리 안에 뿌리를 둔 벤츠와 BMW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올해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대결을 준비하고 있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라이벌 관계를 살펴본다.



1차 세계대전이 낳은 회사


독일 태생인 벤츠와 BMW는 공통점이 많다. 두 브랜드 모두 1사 세계대전 종전 후 기반을 다졌다는 것. 벤츠의 창립자 중 한명인 칼 벤츠는 1883년 10월 독일 만하임에 세계 최초 자동차공장인 ‘벤츠 앤 씨에’(Benz & Cie)를 설립했다.

벤츠의 공동 창립자인 고틀립 다임러는 빌헬름 마이바흐와 고속엔진 개발에 집중해 가솔린엔진을 개발했다. 다임러는 1890년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창업정신을 바탕으로 다임러-모토렌-게젤 샤프트(DMG)를 세웠다. 각자의 길을 걸어오던 두 회사는 1924년 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이 극심한 경기침체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합병을 했다. 1926년 우리가 부르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시초인 다임러-벤츠 AG(Aktiengesellschaft, 주식회사)가 탄생했다. 그해 베를린 모터쇼에서 최초의 벤츠 모델을 선보인 뒤 월계관이 감싸는 형태의 로고를 달기 시작했다. 1928년에는 6기통 가솔린엔진이 달린 고성능차 메르세데스-벤츠 SSK를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국내 수입차시장 1위 경쟁에 날개를 달아준 모델은 E클래스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같은 독일 태생인 BMW 역시 1차 세계대전을 빼놓고 역사를 거론할 수 없다. 전쟁이 한창이던 1916년 독일 뮌헨에서 항공기엔진 회사를 운영하던 칼라프, 막스 프리츠, 카라프와 구스타프 오가 항공기엔진 메이커 바이에리쉐 모터제작회사(BAW)를 세우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1917년 설비회사인 바이에리쉐 모토렌 베르케(BMW)를 인수한 BAW는 이듬해 AG가 되면서 BMW로 상호명을 변경했다.

BMW가 자동차 제작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1928년 비행기공장 아이제나흐를 인수하면서부터다. 이후 영국의 자동차회사인 오스틴을 인수해 소형차 제작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1929년 오스틴의 소형차를 개량해 BMW의 첫 차인 딕시(Dixi)를 선보였다. 이어 후속모델을 생산하던 BMW는 1933년 6기통 가솔린엔진이 달린 BMW 303을 출시했다. 이 모델에는 BMW의 프로팰러 엠블럼이 처음 달렸다. BMW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벤츠와 BMW는 한 가족이 될 수도 있었다. 1926년과 1959년 두차례 합병 가능성이 거론된 것.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두 브랜드는 서로를 경계했고 경쟁 상대와 하나가 될 수 없다고 맞서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과거의 적, 현재도 마찬가지


과거부터 이어진 두 브랜드의 경쟁구조는 현세대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선 물론이고 국내 시장에서도 왕좌의 자리를 두고 다툰다. ‘삼각별’ 열풍을 불러온 벤츠. 2015년까지 8년 연속 1위를 이어오던 BMW를 밀어내고 정상에 올랐다. 주력 세단인 E클래스를 발판으로 지난해까지 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벤츠가 승기를 잡은 이후로는 BMW와의 격차는 점점 벌어졌다. 2016년 벤츠가 5만6343대를 팔며 1위에 올랐을 당시만 해도 BMW와의 격차는 7884대였다. 그해 6월 국내 공식 출시된 10세대 E클래스의 등장이 벤츠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상승세를 탄 벤츠는 무섭게 달렸다. 2017년 한해 동안 6만8861대를 판매한 벤츠는 BMW와 격차를 9237대까지 벌렸다. 2018년에는 연간 판매대수 7만대를 돌파하며 국내 수입차 역사에 한 획을 긋기도 했다. 수입 브랜드가 연간 7만대 이상을 판매한 것은 벤츠가 처음이었다.

벤츠가 고공행진하는 사이 BMW의 발목을 잡은 것은 예상치 못한 ‘화재’ 논란이다. 2018년 한해에만 80여건의 화재사고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리콜을 단행했다. 사태수습에 선제적으로 나섰다는 평을 받았지만 실추된 이미지를 곧장 회복할 수 없었다. 논란이 불거진 2018년 벤츠는 BMW와의 격차를 2만대 이상으로 벌렸다. 지난해에는 두 브랜드의 판매량이 3만대 이상까지 차이를 보였다.

시간이 약일까. 2년여의 시간이 흐르면서 소비자들의 인식도 개선된 모습이다. 올해 1~4월 기준으로 벤츠와 BMW의 판매격차는 5000대 내외다. 지난해 7대3 비율에서 6대4로 격차를 좁힌 BMW는 벤츠와 진검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1위 탈환을 노리는 BMW는 5월27일 전세계 최초로 5시리즈와 6시리즈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공개했다. 특히 주목할 모델은 5시리즈다. 이 차는 1995년 BMW코리아 설립 이후 올해 4월까지 19만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BMW가 국내 시장에서 전 세계 최초로 뉴 5, 6시리즈를 공개했다. 5시리즈 전 세계 1위 시장이 한국이다. /사진=BMW코리아
BMW가 벤츠를 앞지르기 위해서는 5시리즈가 살아나야 한다. 이에 질세라 벤츠도 주력 모델인 E클래스의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인다. 이 차는 2016년 6월 국내 첫선을 보인 뒤 2019년 3년 만에 10만대 이상 팔리며 벤츠의 성장세에 날개를 달았다.

업계에서는 신차 경쟁과 함께 다양한 연령층을 확보하는 것이 라이벌 간의 대결에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슷한 역사와 독일차, 세단을 주력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적어도 국내에서 만큼은 두 브랜드에 대한 연령층의 선호도가 확실하게 갈린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를 가장 선호한 연령대가 40대다. 이 기간 벤츠의 전체 판매량 7만8133대 중 28%인 1만2257대가 40대 구매층이었다. 같은 기간 BMW는 4만4191대 중 1만2299대로 30대 비중이 약 36%를 차지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화재논란 이후 이미지 회복을 통해 재기를 노리는 BMW가 5시리즈를 선제적으로 선보이며 선제공격을 했다”며 “벤츠도 E클래스 부분변경을 하반기 출시하기 때문에 같은 세그먼트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BMW는 30대, 벤츠는 40대의 선호도가 높다. 소비 연령층을 넓히는 것이 1위 싸움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7호(2020년 6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지완 lee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2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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