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지만 와주세요"… 극장가 빙하기에 8만명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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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가 '코로나 보릿고개'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 주말 오후 취재차 방문한 영화관은 평일 오전보다도 한적했다. 적막감이 감도는 넓은 영화관엔 부모와 세자녀 등 5명의 일가족만 앉아 있었다. 상영관 입장 안내를 도와주는 직원도 없었다. 상영시간 약 10분 전 영화상영관 앞을 서성이자 매점 직원이 뛰어와 티켓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영화가 끝나면 출구를 안내하던 직원도 없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극장가는 그야말로 최대한의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는 일부 지점의 영업을 중단하고 직원과 상영 회차를 축소하는 등 현장 운영 축소에 들어갔다. 

다만 극장가의 운영이 영화산업 전체 종사자 약 8만명의 생존권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영업손실에도 다시 문을 열 수밖에 없다는 한숨섞인 토로가 나온다. 영화진흥위원회에 6000원 할인권 배포와 함께 신작이 줄줄이 개봉하는 이번주, 영화관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는 일부 지점의 영업을 중단하고 직원과 상영 회차를 축소하는 등 현장 운영 축소에 들어갔다. /사진=CJ CGV 제공



영화 관람객수 역대 최저치 갱신… 업계 "유례없는 침체기" 한숨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되고 2월 전국 관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67%가 감소한 737만명을 기록했다. 역대 두번째 월별 최저 관객 수다. 이어 3월 관객 수도 183만명대로 전년 대비 12%에 불과했으며 4월엔 97만명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치를 갱신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극장가에 어떤 영향을 줬냐는 질문에 "유례없는 침체기"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신작들의 개봉 연기 및 촬영 중단 등으로 극장가는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확산이 겹치면서 관객들의 영화관람 행태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임시휴업에 들어간 지점도 많다. CGV는 115개 중 약 30%에 해당하는 33개 직영극장이 임시휴업을 결정했으며 롯데시네마는 대구·경북 지역 영화관 9곳이 휴관했다. 메가박스의 경우 현재 총 102개 지점 중 약 4%에 해당하는 4곳이 임시휴업 중이다. 

또 CGV는 모든 극장 임대인과 임차료 지급 유예를 협의했다. CGV 관계자는 "향후 6개월간 임차료 지급을 보류하고 극장 정상화 이후 12개월간 분할 지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임직원들은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주 3일 근무체제에 들어갔고 대표와 임원, 조직장은 연말까지 각각 30%, 20%, 10% 비율로 월 급여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희망하는 임직원에 한해 무급 휴직도 시행한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이달부터 임원 임금 20% 반납 등의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상태다. 

메가박스의 경우 현재 총 102개 지점 중 약 4%에 해당하는 4곳이 임시휴업 중이다. /사진=메가박스 제공



"임시휴업에 일방적 해고"… 극장가에 소상인·영화시장 운명 달렸다


하지만 CGV와 롯데시네마는 최근 영업재개에 돌입했다. 극장이 무너지면 인근 소상인들과 국내 영화시장이 동반 몰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관 직원 A씨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근무하던 영화관이 휴점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갑작스런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머니S'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의 여파로 한 타임에 오는 손님이 손에 꼽혔다. 처음엔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등 이것저것 하더니 결국 휴점을 결정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영화관은 하루 전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했다. 최소 2주 전에는 마지막 근무일을 알려주는 게 당연한데 당장 내일 출근임에도 그 전날 전화로 휴점한다고 말하더라. 다시 영화관을 열면 연락주겠다고 하는데 그렇게 할지 모르겠다. 이해는 가지만…"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영화관들이 연이어 임시휴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당장 일할 곳을 잃은 이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CGV와 롯데시네마의 운영재개 결정도 이 같은 점을 고려했다. 일반적으로 각종 대형몰 및 근린상가에 입점한 영화관들은 인근 식당과 카페, 상점 등에 유동인구를 끌어다 주기 마련. 따라서 영화관의 운영 여부는 인근 소상인들의 생존권과 직결된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4일부터 극장 및 영화 산업 활성화를 위해 영화 입장료 6000원 할인권을 발행해주는 이벤트를 시행했다. /사진=영화진흥위원회



영진위 6000원 할인권, 신작 개봉과 시너지… 예매율 151% 급증


극장가는 영화관 문을 다시 여는 대신 일부 상영관만 운영하는 '스크린 컷 오프(Screen cut off)'를 시행하고 상영 회차 또한 축소 운영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로 결정했다. 또 안심하고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관객을 유치하고자 노력 중이다.

메가박스는 지난 3월 홀수 열 좌석 예매를 제한하는 '안심더하기(띄어앉기) 캠페인'을 시행했다. 또 6월부터는 징검다리 띄어앉기 형태로 좌우 간격을 둔 채 띄어 앉을 수 있도록 예매를 제한하는 등 안전한 관람 환경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CGV 역시 지난달 29일부터 115개 모든 직영점에서 스마트패스 시스템을 도입했다. 스마트패스는 비대면 자동감지 온도 체크와 함께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국내 영화시장의 컨트럴타워라 할 수 있는 영화진흥위원회도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극장가를 살리기 위한 지원에 나섰다. 영진위는 지난 4일부터 극장 및 영화산업 활성화를 위해 영화 입장료 6000원 할인권을 발행해주는 이벤트를 시행했다. 

특히 업계에선 영진위의 이벤트와 함께 이번달부터 개봉하는 신작 영화들이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4일 전체 영화 예매 관객수는 8만4163명을 기록, 전주(3만4163명) 대비 151% 늘었다.

또 송지효·김무열 주연의 미스터리 스릴러 '침입자'가 지난 4일 개봉한 가운데 다음주 신혜선의 첫 주연작 '결백'과 배우 정진영의 연출 데뷔작 '사라진 시간' 등 신작들의 개봉일도 줄줄이 잡혔다.

극장들이 주말 관객 맞이에 나선 가운데 영진위의 할인권과 신작 효과에 영화관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강소현 kang4201@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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