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달의 머니S포츠] 'VAR 사라진다?'… 열흘남은 PL, 마지막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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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오는 17일 재개를 앞두고 있다. /사진=로이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긴 잠에서 깨어나기까지 1주일 조금 넘게 남았다.

프리미어리그는 오는 17일(이하 현지시간)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아스날, 아스톤 빌라와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시작으로 2019-2020시즌 잔여 일정을 재개한다. 지난 3월10일 레스터 시티와 빌라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중단된 지 3개월여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유럽 축구의 풍경까지 바꿔놨다. 보통 6월 초는 모든 유럽축구 일정이 끝난 뒤 이적시장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축구가 증발하자 팬들은 따뜻한 봄을 리그 막판의 긴장감 없이 무료하게 보내야 했다.

모든 역경을 딛고 프리미어리그가 돌아온다. '뉴 노멀'(New Normal)이라는 말의 뜻처럼, 기존의 축구와는 다소 다른 풍경이 펼쳐질 예정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무리해서 리그를 다시 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재개까지 불과 열흘만 남은 상황에서 프리미어리그 재개 문제는 마지막까지 시끄러울 전망이다.

토트넘 홋스퍼 팀 훈련에 참가한 선수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델레 알리, 손흥민, 무사 시소코, 해리 케인. /사진=토트넘 공식 트위터



방역 총력전… VAR까지 잠시 내려놓을까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지난달 28일 총회를 열고 중단된 일정을 6월17일 다시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예정대로 재개된다면 유럽 5대리그(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중 3번째로 다시 문을 여는 리그가 된다. 앞서 유럽에서는 지난달 중순 독일 분데스리가가 이미 리그를 열었고 스페인 라리가가 오는 11일 뒤를 잇는다. 이탈리아 세리에A는 20일 재개된다. 프랑스 리그1은 지난 4월 일찌감치 시즌 조기 종료를 결정했다.

어렵사리 재개를 결정한 만큼 관계 당국의 신경은 방역에 집중된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지난달 19일부터 팀 훈련을 단계적으로 허용했다. 처음에는 4~5명 정도의 소규모 그룹으로만 간단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했고 이후에는 정상적인 팀 훈련도 허가했다.

훈련 재시작 결정을 내린 뒤에는 리그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현재까지 총 5번의 진단검사를 선수와 코칭스태프, 구단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5079명이 검사를 받았고 이 중 1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들은 7일 동안 자가격리에 들어간 뒤 재차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이 나올 경우에만 경기장 복귀가 가능하다.

경기와 관련된 다양한 부분도 바뀐다. 우선 선수 엔트리에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는 경기 당일 팀별로 18명(선발 11명, 교체 7명)까지만 등록할 수 있었다. 리그 사무국은 이 중 교체 명단을 9명까지 등록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이에 따라 경기당 등록 가능한 선수도 20명으로 늘어났다. 아울러 교체 카드도 기존 3장에서 5장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선수들의 건강 관리가 좀 더 수월하도록 배려했다.

경기장 내 밀접 접촉을 피하기 위해 모든 경기는 무관중으로 펼쳐진다. 관중 뿐만 아니라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는모든 인원도 경기당 300명으로 제한한다. 여기에는 양 팀 선수단과 직원들은 물론 리그와 방송 관계자 등까지 모두 포함된다. 재개 논의 초반 고려됐던 중립 지역 개최안은 일단 원래대로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진다. 다만 특정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질 경우 그 지역에서 예정된 경기는 다른 중립지역으로 옮겨서 열릴 수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잔여 일정은 VAR 없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사진=로이터
이번 시즌 유독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비디오판독(VAR) 시스템은 기로에 놓였다. 미국 'ESPN'에 따르면 국제축구연맹(FIFA)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위해 기존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길을 각국 리그에 열어줬다.

VAR은 일반적으로 런던 외곽에 위치한 스토클리 파크에서 비디오판독 심판진이 화면을 확인한 뒤 이를 현장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판독을 위해선 VAR팀이 좁은 공간에 밀착해 화면을 봐야 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시국에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해결방법이 없지는 않다. 판독실 심판진의 수를 줄이고 경기장에 있는 주심이 VAR실의 판독 결과보다는 필드 옆에 비치된 모니터를 더 자주 확인하면 된다. 이 경우 감염의 위험이 훨씬 덜한 상태로 보다 더 정확한 판정이 가능해진다.

지난 4일 열린 회의에서 VAR과 관련된 부분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리차드 마스터스 프리미어리그 최고경영자(CEO)가 VAR 사용 의사를 적극적으로 내비친 만큼, 변화를 거쳐 VAR이 계속 운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영국은 여전히 코로나19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진=로이터



그럼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찜찜함


이처럼 만반의 준비와 숱한 논의를 거쳐 프리미어리그는 재개를 코 앞에 뒀다. 하지만 날짜와 방식을 정했다고 리그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그만큼 코로나19가 가져온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장 우려를 사는 부분은 역시나 코로나19 확산이다. 글로벌 통계웹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집계된 영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8만1661명, 사망자는 3만9904명이다. 확진자 규모로는 세계 5위, 사망자는 미국(11만179명)에 이어 2위다. 확진자와 감염자 모두 증가세를 유지 중이라는 점에서 걱정은 더 커진다.

영국의 유명 저널리스트이자 방송인인 피어스 모건은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흥미로운 자료를 내놨다. 그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이날 하루동안 새롭게 나온 영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359명이다. 이는 유럽연합 27개 회원국에서 나온 신규 사망자 수를 모두 합친 것(324명)보다 많다. 2위인 프랑스가 107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영국의 심각성은 더욱 부각된다.

영국의 유명 저널리스트 피어스 모건이 지난 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제시한 자료. /사진=트위터 캡처
만약 코로나19 확산이 더 악화돼 리그 진행이 불가능해진다면 순위 문제가 터진다. 프로축구리그에서 순위는 단연코 가장 예민한 사안이다. 단 1, 2등 차이로 다음 시즌 확보할 수 있는 배당금과 중계권료가 천지차이기 때문이다. 하위권 팀들은 강등 문제까지 걸려있어 더 문제가 크다.

영국 '가디언'은 프리미어리그가 '불가항력적인 요소'로 인해 다시 멈출 경우 크게 2가지 대안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첫째는 경기당 승점 공식(Point-per-game)에 따르는 것이다. 현재의 페이스에서 리그가 끝까지 치러질 경우를 예상해 승점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예상치이기 때문에 승점 1, 2점에 희비가 갈리는 강등권 팀들이 격렬히 반발할 여지가 크다. 매체도 이 방식에 대해 "잔인할 정도로 힘든 방식"이라고 표현했다.

아예 이번 시즌 강등팀을 없애는 방법도 있다. 이 방식 역시 애로사항이 있다. 만약 승강제 자체를 없앤다면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승격을 확정지은 팀들의 거센 반발이 불 보듯 뻔하다. 그렇다고 승격팀들만 받아들여서 다음 시즌을 23팀 체제로 운영하자니 일정이라던지 챔피언십 중계 방송사와의 계약 문제가 또 눈에 걸린다. 이런 '예상 밖' 상황에 대한 고민이 막판까지 리그 사무국의 머리를 아프게 한다.

결국 가장 좋은 해결책은 모두가 아프지 않고 위험한 상황 없이 잔여 일정을 마무리짓는 것이다. 예정대로 6월17일 프리미어리그가 시작하면 7월26일쯤 모든 일정이 끝난다.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바이러스 확산을 관리하기는 분명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리그 사무국과 구단, 선수들이 재개를 위해 분투했던 시간을 떠올리면 한 달은 오히려 짧게 느껴질 수 있는 기간이다. 경기 진행 방식이나 VAR, 경기장, 강등 같은 이야기는 결국 재개 이후의 문제다. 모든 역경을 뚫고 프리미어리그가 다시 팬들에게 돌아온다. 팬들로서는 다른 문제를 다 떠나서 일단 축구 그 자체를 즐기는 게 그동안의 '축구 공백기'에 대한 가장 좋은 보상이 될 것이다.
 

안경달 gunners92@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기자 안경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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