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대란템’의 덫] ② "앗! 낚였다?"… '광고 지뢰'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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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리뷰] “유명 여자 아이돌이 광고하는 다이어트 보조제를 한 달째 먹고 있는데요. 빨리 살을 빼고 싶어서 식단조절과 운동까지 하면서 꾸준히 먹었는데 몸무게에 변화가 없어요. 그런데 SNS에는 먹기만 하면 살이 빠지는 것처럼 광고가 계속 뜨길래 화가 나서 댓글에 ‘안 빠진다’고 솔직 후기 남겼더니 댓글은 지워지고 차단당했어요. 이제 댓글을 달 수가 없네요.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 저처럼 호구짓 하고 있을 걸 생각하니 안타까워요.”(자칭 호구녀 A씨)

“이성을 유혹하는 특유의 살냄새가 나는 향수라고 해서…. 광고 보니 잘생긴 남자들에게 헌팅도 당하고 하길래 혹시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을까, 반신반의하는 마음에 사봤더니 역시 그럴 일은…. 시중 향수랑 뭐가 다른지도 도통 모르겠구요. 결국 얼굴이 문제인 것을… 또 돈만 버리고 낚였네요.” (썸 실패녀 B씨)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 자료사진=인스타그램, 화면캡처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 자료사진=인스타그램, 화면캡처
오늘도 SNS 광고에 혹한다. “이것만 바르면 광나는 아기 피부가 된다?”, “입기만 해도 붓기가 빠지는 속옷이 있다고?”, “발바닥에 붙이기만 하면 나도 종아리 미인?”…. 인스타에 넘쳐나는 이런 광고 제품들은 대부분 ‘약’이나 ‘의료용품’의 지위가 아니다 보니 진입 장벽이 더 낮다.

업체들은 예뻐지고 날씬해지고 싶은 욕구, 세대를 가리지 않는 외모에 대한 관심을 교묘하게 이용해 소비심리를 자극한다. 구매자의 실제 체험 후기로 둔갑하거나 인플루언서가 효과를 본 것처럼 의도적으로 제품을 추천하고 판매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말이다.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한다.



SNS 드라마틱한 효과 영상… 80% 조작




“어느 회사든 제품이 좋다고 해도 오랜 기간 투자할 시간과 돈이 없다는 게 문제죠. 영상을 조작해서 좀 더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여줘야 소비자들의 즉각 구매가 이뤄지니까요. 그나마 제품력이 있으면 다행인데 엉망인 제품을 만들어놓고 영상을 조작해 판매에만 열을 올리는 회사들도 정말 많아요.”

뷰티 관련 한 중소기업에서 2년 넘게 SNS 영상촬영과 편집을 담당했다는 제보자 나조작(가명)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SNS에서 노출되는 광고 중 드라마틱한 효과를 내면서 시선을 끄는 영상의 80% 이상이 ‘조작’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가짜 영상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나씨는 ▲기초화장품(트러블·잡티·수분) ▲색조화장품(파운데이션·톤업크림) ▲다이어트 제품 등 각 영역에 따라 조작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먼저 기초화장품의 경우 피부가 좋은 모델을 섭외해 트러블과 잡티를 그린 뒤 점점 지워가면서 ‘0일 차’, ‘0주 차’를 촬영한다. 트러블을 지울 때 마다 모델이 3~4벌의 옷을 갈아입고 배경 역시 방이나 야외, 화장실 등을 오가며 촬영하는 게 포인트다. 영상에선 2~4주 등 기간을 가지고 제품 효과를 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촬영은 하루 만에 모두 끝나기 때문.

나씨는 “촬영 후 편집자들끼리 날짜 같은 것을 정해놓고 마치 다른 날 영상인 것처럼 만들어서 뿌린다”며 “아니면 역으로 트러블이 심한 피부가 안 좋은 사람을 구해서 컨실러를 덧바르면서 찍기도 한다”고 말했다.

색조화장품 역시 비슷하다. 이 부분의 포인트는 빨리감기 효과. 첫 장면에 쿠션으로 팡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모델 손과 포즈가 그대로 정지된 상태에서 스탭이 그려둔 트러블을 지우거나 진짜 트러블에 컨실러를 진하게 덮은 뒤 다시 모델이 화장하듯 퍼프를 여러 번 두드리면 조작은 끝난다. 촬영분 중 스탭 나온 부분을 편집한 뒤 화면을 빨리 돌리면 잡티 없는 깨끗한 피부의 모델 영상이 완성되는 것이다.



같은 청바지 다른 사이즈로 눈속임




뷰티제품도 문제지만 영상조작의 끝판왕은 단연 다이어트 제품이라는 게 나씨의 설명이다. 다이어트 제품 영상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장면이 못 입던 바지가 들어가거나 몸 둘레를 재는 장면.

먼저 못 입던 옷은 똑같은 옷을 작은 사이즈와 큰 사이즈를 모두 구비해 역시 하루에 둘 다 촬영 편집이 이뤄지고 둘레재기를 할 땐 다이어트 전 영상에선 허벅지 뒤에 지우개나 종이뭉치를 붙여놓고 사이즈를 늘린 뒤 다이어트 후 영상에선 그걸 떼고 재는 방법이 가장 많이 쓰인다고 했다.

살이 빠지는 과정을 사진으로 넘기며 보여주는 영상은 포토샵을 하거나 아니면 해당 제품과 상관없는 다이어트 성공 사례자의 사진을 구입해 사용하는 식이다.

실제 나씨가 공개한 한 업체의 다이어트 모델 구인광고를 보면 ▲다이어트 보조제(비만이었다가 살빼신 분 전·후 사진 필요/혹은 다이어트 중이신 분, 과정 볼 수 있는 사진 필요) ▲별도 영상 촬영 없이 이미지 촬영 및 소유하진 사진으로 편집할 예정 ▲얼굴 비공개 가능(코 밑부분까지만 보이게) 등의 내용이 언급돼 있다.



수십~수백만원에 ‘스폰서 광고’도 일상으로




이렇게 만들어진 광고는 SNS 비즈니스 계정을 통해 스폰서 광고 형태로 노출된다. 업체는 노출 횟수와 클릭수 등에 따라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의 비용을 SNS 채널에 지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상과 같이 SNS를 즐길 때 광고도 일상 속에 녹아들다 보니 SNS를 통한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들 역시 급속도로 늘고 있다. 이는 간편결제서비스의 확산과 함께 모바일 쇼핑 거래가 급격히 늘어난 데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SNS를 통한 쇼핑이 유행처럼 번지는 만큼 합리적 소비를 위해선 일상도 의심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미디어업계 관계자는 “지나치게 많은 게시물, 공감 가지 않는 마케팅, 가짜 광고 등 신뢰도 하락 문제로 SNS 피로감과 거부감을 느끼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며 “진짜와 가짜를 거르는 차이는 모호하니 의심부터 하고 보는 것이 통장 잔액을 지키는 일”이라고 당부했다.

나씨 역시 “제발 SNS 광고 영상에 낚이지 말고 신중히 생각해서 구입하면 좋겠다”며 “테스트 해볼 수 있는 제품인지 꼭 확인해보고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여준다고 하는 제품은 거르고 보라”고 당부했다.
 

김설아
김설아 sasa70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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