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리포트] 고객 못 보니 실적 ‘와르르’… 보험도 ‘언택트’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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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금융권의 풍토를 바꾸고 있다. 대면업무가 기본이던 은행, 보험, 증권업계에서 비대면(언택트) 거래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추세다. 은행권에서는 모바일대출이, 보험업계에서는 온라인 상품을 찾는 고객이 급증했다. 증권업계도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에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는 모양새다. 본격적인 ‘디지털 금융시대’가 코로나19로 인해 미리 다가온 분위기다. 언택트화하고 있는 국내 금융업계, 코로나19 종식 후 어떻게 달라질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보험업계에 ‘언택트(비대면) 트렌드’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DB

5조7419억원과 1193억원. 2019년 생명보험사들이 채널별로 거둔 수입보험료 수치다. 전자는 보험설계사로 대표되는 대면채널, 후자는 온라인, 홈쇼핑 등 비대면채널 수입보험료다. 은행창구에 있는 직원 또는 보험설계사와 직접 만난 고객이 보험가입을 진행하는 대면채널의 비중이 절대적임을 보여주는 지표다. 온라인시대가 도래했지만 보수적인 보험산업에서는 여전히 대면채널이 중요하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보험업계에 ‘언택트(비대면) 트렌드’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수년 전부터 보험사들은 디지털 물결에 따라 온라인 가입 채널을 확대하는 추세였다. 그러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자 이 기회에 언택트 영업을 더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 타격’ 입은 보험사


올해 2월부터 보험사들은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았다. 대면채널의 핵심인 설계사들이 고객을 만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고객들은 감염 우려로 예정된 미팅을 취소하기 일쑤였다. 보험계약을 따내기 위해 고객의 얼굴을 봐야 하는 설계사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했다.

보험협회는 금융당국에 보험설계사 비대면 영업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고 승인을 얻는 데 성공했다. 설계사는 코로나19가 경계·심각 단계일 때에 한해 비대면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보험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코로나19 이후 보험 계약 의지가 한풀 꺾였다”며 “설계사들이 비대면 미팅을 요청해도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계약을 검토하겠다’는 반응이니 비대면영업을 허용해도 사실상 영업이 힘든 상태”라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여파, 저금리 기조, 업황 부진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보험사들의 올 1분기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보험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66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165억원(26.1%) 감소했다.

특히 같은 기간 생명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778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8.4%(4856억원)나 하락했다. 손해보험사도 68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4.3%(309억원) 감소했다. 이는 보험영업손실이 컸기 때문이다. 생보사는 1분기 마이너스(-)7조9043억원, 손보사는 -1조33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주가하락으로 인한 보증준비금 전입액 증가 영향이 컸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손실도 컸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2분기 이후에도 코로나19 영향이 우려된다”며 “영업손실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업에 ‘언택트’ 주입


보험사들은 영업전략을 서둘러 선회하고 있다. 내부 조직 및 영업구조의 디지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미래 고객인 2030세대를 사로잡으려면 간결한 보험가입 절차와 보험금 청구 등이 가능한 온라인보험서비스 강화가 중요하다.

올해 4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임직원 메시지를 통해 “‘코로나가 종식되면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은 접어야 한다. 디지털 트렌드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과거의 소비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가 바꿔 놓을 새로운 세상을 빨리 준비해야 한다”며 디지털화 촉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보험업계는 기존 영업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챗봇 상담, 간편 가입 및 청구 등의 비대면 서비스는 이미 몇년 전부터 구축했다. 나아가 보다 실질적인 영업방식에 언택트를 주입하고 있다. 

교보생명 화상 재무설계 상담./사진제공=교보생명

교보생명은 웰스매니저(WM)들이 고객에게 화상으로 재무설계를 상담해주는 방식을 도입했다. DB손해보험은 올해 3월 국내 최초로 단순사고 건에 대해 보상직원이 고화질 영상으로 상담·안내하는 서비스인 DB-V 시스템을 내놨다. 단순 접촉 사고 발생 시 가입자는 보상직원을 기다리지 않고 스마트폰을 활용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삼성화재는 2019년부터 비대면채널을 적극 강화하며 셀프 보장분석 등의 서비스를 확장했다. 삼성화재는 다양한 비대면서비스 강화 덕분에 4월에만 비대면채널 방문자가 30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보험사들은 유튜브에서 채널을 만들어 보험상품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설계사들 역시 개인적으로 유튜브에서 채널을 열어 비대면영업에 한창이다. 

신한생명 언택트 영업대상 시상식 모습./사진=신한생명 제공

매년 대규모로 진행되던 설계사 연도대상 시상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회사 매출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보험판매왕들의 영업력 고취 차원에서 시상식을 열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개최가 어려워져서다. 신한생명은 올해 4월 제30회 영업대상 시상식을 실시간 모바일 방송으로 진행했다. 한화생명은 5월 2020년 연도대상 시상식 대신 랜선 보험콘서트를 열었다. 어떤 방식으로든 시상식을 열어 설계사들의 노고를 치하해 영업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이다.



온라인보험? 수익보다 고객잡기


비대면 온라인보험 출시도 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월 250원으로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 남성 주요 5대 암을 보장하는 ‘온라인 잘고른남성미니암보험’을 출시했다. 캐롯손해보험은 새 휴대폰에 한해서만 통신사 대리점 등을 통해 대면 가입이 가능했던 휴대폰 파손보험을 언택트화해 출시했다. 이밖에도 보험사들은 온라인보험 가입 시 상품권이나 포인트를 주는 등 여러 혜택을 담아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선 디지털 시대를 맞아 온라인 채널을 장기적으로 확장해야 하지만 당장 수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생·손보사 수입·원수보험료의 90%는 대면채널에서 나온다. 그럼에도 보험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채널의 핵심인 온라인보험 판매에 당분간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보험사 고위 임원은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 속에 판매영역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온라인보험 확장밖에 없다”며 “보험료가 저렴하고 빠른 가입이 가능한 온라인보험을 꾸준히 내놓는 것은 수익성보다는 고객을 붙잡아두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9호(2020년 6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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