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포커스] 어느덧 ‘반년’… 의료진 건강 어쩌나

무더위 앞 의료진 건강 ‘무방비’ 방역당국 대책… 실효성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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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이동식에어컨 앞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윤청 기자
서울 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이동식에어컨 앞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윤청 기자
“6㎏ 방호복을 입고 일하면 속옷이 다 젖을 정도로 땀을 흘려요. 화장실 가기도 쉽지 않고 물도 못 마셔서 괴로웠어요.”

“의료진도 사람인데 당연히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있죠. 자칫 잘못되기라도 하면 소중한 사람들과 헤어져야 하니까요. 신종 감염병인 만큼 신경이 예민해진 환자들이 날선 소리를 하면 ‘난 여기서 뭐하고 있나’ 하는 자괴감마저 들었고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최전선에 선 의료진들의 육체적·심리적 피로도가 심각하다. 폭염 탓에 스트레스는 가중된다. 대구·경북에 이어 수도권으로 감염이 확산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돼 의료진의 감염 위험도 커졌다.



더위에 ‘픽픽’ 쓰러지는 의료진



머리부터 발끝까지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의료진은 무더위 앞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온 몸이 땀투성이지만 하루 여덟 시간 넘게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는 상황이다.

실제 수도권 곳곳에선 의료진이 탈진하는 사례가 잦다. 6월9일 인천 남인천여자중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던 보건소 직원 3명이 잇따라 쓰러졌다. 이들은 전신을 덮는 두꺼운 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던 가운데 어지럼증과 과호흡, 손 떨림, 전신 쇠약 등 증상을 호소했다. 이날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면서 더운 날씨에 통풍이 원활하지 않은 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다가 탈진한 것이다.

실제 대구·경북 코로나19 방역에 참여한 영남대학교병원 의료진은 “방호복은 감염 예방을 위한 필수 조처지만 장비를 착용한 지 5분도 안 돼 온몸이 땀범벅이 된다”고 토로했다. 올해 3월 봄일 때도 방호복 내부 온도는 40도까지 올라 온몸이 땀에 젖을 지경이었는데 낮 기온이 35도에 육박하는 요즘은 ‘찜질방’을 실감케 한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

무더운 현장에서도 의료진은 KF94와 동급인 호흡기보호구와 고글(안면보호구), 일회용 전신방호복·장갑·덧신 등 보호구 5개는 필수 착용해야 하고 상황에 따라 호흡기보호구, 일회용 가운 등을 추가해야 한다.

./사진= 김민준 머니S 기자
./사진= 김민준 머니S 기자



“의료진 지켜라”… 방역당국 대책 강구


35도를 웃도는 더위를 견디지 못해 탈진하는 의료진을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방역당국은 대책 강구에 나섰다. 정부가 모든 선별진료소에 냉·난방기 설비비용 전액을 지원하는 등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내놓은 ‘하절기 선별진료소 운영수칙’에 따르면 실외에서 운영 중인 ‘자동차 이동형’(Drive Thru)과 ‘도보 이동형’(Walk Thru) 선별진료소를 여름철에도 계속 운영하되 가급적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에 설치토록 했다. 일부 선별진료소는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은 오후 시간대(12~16시)에는 축소 운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계획이 그대로 이행될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선별진료소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일괄적으로 적용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선별진료소에서 근무 중인 한 의료진은 “최근 개학이 시작되면서 코로나19 검사 물량이 급증해 잠시 휴식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종교·여행 등 소규모 모임 감염이 계속되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30∼40명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신규 확진자 규모 자체는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확산세가 여전해 쉴 틈이 없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방역당국은 무더운 여름철 두꺼운 방호복을 입어야 하는 의료진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복장 지침도 내놨다. 접수·진료 및 검체 채취 시 방호복 외에 더위를 견디기 쉬운 전신가운을 포함한 4종(수술용 가운, 페이스쉴드, N95 마스크, 장갑) 세트를 착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이스쿨러(조끼)착용에 대해선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감염병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향후 착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냉방기 설치도 지원키로 했다. 선별진료소가 냉방기를 먼저 설치하고 비용을 청구하면 전액을 지원받는다. 지원 예산은 약 30억원으로 보건복지부중앙사고수습본부의 기존 예비비를 우선 활용한다.



선별진료소 소폭 감축… 방역 괜찮을까



방역당국은 선별진료소를 축소 운영하면서 코로나19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5월4일 기준 전국적으로 설치된 선별진료소는 638개소였지만 6월 현재 614개소로 줄었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달 선별진료소 하루 검체 채취 건수가 평균 3000건으로 최고(1만3000여건)보다 감소했기 때문. 하지만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면서 방역당국은 야외·사회활동 증가에 따른 영향, 등교·개학 후 상황 등을 면밀히 살펴보며 조정할 방침이다.

코로나19 확산세는 여전한 가운데 선별진료소도 소폭 줄어들자 의료진 피로도가 더욱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방역당국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는 의료진의 피로를 해소하려면 국민 개개인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누리는 일상의 부분적 회복은 방역의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의료진 덕분이라며 방역수칙을 더 철저히 지키자는 것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행정조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방역노력”이라며 “국민 한분 한분이 방역수칙 준수에 잠시 느슨해지는 순간 바이러스는 우리 곁에 아주 가까이 침투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한아름
한아름 arhan@mt.co.kr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S 산업2팀 기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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