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이 외식업 하는 꼴… 부동산 잠식한 '직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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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 광고비를 수익 기반으로 성장한 직방이 최근에는 각종 갑질 논란에 시달린다. 단지 고액의 광고비 때문만이 아니다. 수익 기반이 불안한 직방은 아파트 매매 중개, 분양광고 대행 등으로 점차 사업영역을 확장해간다. 회원사와 상생한다면서 정작 공인중개사 일감인 신축빌라 등의 분양 알선이나 공인중개업무까지 넘본다는 불만이 극에 달한다. /디자인=김영찬 기자
단순히 계산해보면 국민 2명 중 한명 이상이 이용한 적 있는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 집을 구하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 세를 놓는 집주인 모두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직방의 수익 기반을 이루는 건 회원사인 공인중개사다. 적게는한달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 연간 수천만원에 달하는 광고비를 꼬박꼬박 내는 공인중개사는 직방의 유일한 ‘유료고객’이다.

이렇게 공인중개사 광고비를 수익 기반으로 성장한 직방이 최근에는 각종 갑질 논란에 시달린다. 단지 고액의 광고비 때문만이 아니다. 수익 기반이 불안한 직방은 아파트 분양광고, 신축빌라 분양 등으로 점차 사업영역을 확장해간다. 회원사와 상생한다면서 정작 공인중개사 일감인 신축빌라 분양 알선이나 공인중개업무까지 넘본다는 불만이 극에 달한다. 직방은 공식적으론 공인중개업무가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회원사들은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부동산 중개보수를 아끼고 싶은 청년층이나 신혼부부 등이 소형 공동주택의 임대차 직거래를 원할 경우 직방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즉 거래비용을 아낀다는 장점을 내세워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은 것이다. 직방 앱 다운로드 수는 현재 2900만이다. 공급자 입장에선 보다 많은 수요자에게 정보를 제공해 계약 확률을 높이는 메리트가 있다. /디자인=김영찬 기자



중개 플랫폼으로 시작해 영역 확장… 상생 외면했나


직방 앱에 접속하면 총 6개의 서비스 메뉴가 보인다. 아파트(매매·전월세·신축분양) 빌라·투룸(신축분양·매매·전월세) 원룸(전월세)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전월세) 상가·점포(임대·매매) 사무실·공유오피스(준비 중) 등이다. 이중 직방 서비스 초기 성장의 기반이 된 건 빌라·투룸, 원룸, 오피스텔 등이다.

부동산 중개보수를 아끼고 싶은 청년층이나 신혼부부 등이 소형 공동주택의 임대차 직거래를 원할 경우 직방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즉 거래비용을 아낀다는 장점을 내세워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은 것이다. 직방 앱 다운로드 수는 현재 2900만이다. 공급자 입장에선 보다 많은 수요자에게 정보를 제공해 계약 확률을 높이는 메리트가 있다.

지금은 아파트 매매 중개와 신축분양 정보 제공, 상가·점포 임대와 매매 등의 업무가 추가됐다. 부동산 업계에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플랫폼 업체가 아파트 분양광고시장에 진입할 경우 기존 광고대행업체와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유통 플랫폼의 경우 직접 외식업을 운영하진 않는다.

배달의민족(배민) 같은 배달 앱은 플랫폼시장이 커지며 소매업종이 끌려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반면 부동산 플랫폼은 업무영역 자체를 놓고 기존 업체의 견제가 예상된다. 건설업체들이 정기적으로 입찰을 통해 광고대행업체나 홍보대행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 플랫폼까지 진입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롯데건설이 2019년 분양한 서울 성북구 길음1구역 ‘롯데캐슬 클라시아’는 직방이 처음으로 분양광고를 한 단지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경쟁업체의 불만 때문인지 몰라도 광고 효과가 거의 ‘0’에 가까울 정도로 낮았다는 말이 많다”며 “직방을 배민에 비교하는데 배민 입장에선 광고 효과라도 높기 때문에 억울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런 지적에 대해 “사실이 아니고 파트너 업체로서 광고 효과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아마 직방 광고를 처음 했기 때문에 좋은 조건에 협상하게 돼 그런 말이 생겨났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지역 신축빌라 서비스를 보면 일반 매물 소개와는 다른 부분이 있다. 일반 매물보다 높은 상단 위치에 광고된다. 매물을 클릭해도 공인중개사 정보를 볼 수 없다. 대신 ‘이 집 볼 수 있나요’라는 버튼을 눌러서 개인번호를 남기게 돼 있다. /디자인=김영찬 기자


빌라 분양대행… 회원사들 법적 대응


그런가 하면 직방은 최근 서울 강남 등에서 ‘이 지역 신축빌라’라는 분양서비스를 시작했다. 회원사들은 이를 불법 공인중개업으로 보고 집단행동을 준비하는 중이다.

이 지역 신축빌라 서비스를 보면 일반 매물 소개와는 다른 부분이 있다. 일반 매물보다 높은 상단 위치에 광고된다. 매물을 클릭해도 공인중개사 정보를 볼 수 없다. 대신 ‘이 집 볼 수 있나요’라는 버튼을 눌러서 개인번호를 남기게 돼 있다.

경기 안양시 A공인중개사는 “공인중개사들이 신축분양 홍보나 중개를 맡기도 하는데 직방이 분양대행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본다”며 “여러 회원사의 의견을 듣고 법적대응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직방은 불법적인 서비스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직방 관계자는 “이 지역 신축빌라 서비스는 매물 광고가 아닌 분양 정보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개와는 다른 영역으로 공인중개사를 통해 이뤄지지 않고 분양대행업체, 컨설팅업체 등에서 수행할 수 있다”며 “이용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상단에 노출하고 직방 협력업체가 수행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플랫폼분야의 법 집행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특별팀(TF)을 운영하는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직방과 신축빌라 분양회사의 연관성이 있다면 불공정거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직방은 분양정보제공업체와 지분관계 등이 없는 협력업체라고 주장하지만 문제의 소지도 없는 건 아니다. 현행 ‘공인중개사법’은 전세나 월세 등 임대차거래에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만날 수 있도록 알선하는 것 자체를 공인중개업무라고 규정하고 있다.
 

김노향·김창성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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