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정치권 뜨거운 감자 ‘임대차보호3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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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보호3법’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문재인정부의 주요 공약이기도 한 임대차보호3법은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꾀하고 집값 불안을 부추기는 불필요한 주택 투기를 막는다는 게 목적이다. 오랫동안 뿌리 깊게 존재해온 전세계약의 협상권을 집주인이 아닌 세입자에게 유리하게 부여한다는 점에서 전세시장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로에 선 ‘전세’]② 임대료 인상 5% 제한·무기한 재계약 청구권 논의

# 공기업에서 정년퇴직한 A씨(66)는 직장생활 내내 저축한 돈과 퇴직금을 합쳐 대전에 15가구 규모의 다가구주택을 매입했다. 연간 임대소득으로만 5000만원을 벌지만 은행 대출이자, 각종 세금, 수리비 등을 내면 남는 돈은 딱 절반인 2500만원이다. A씨는 정부의 주택임대사업자 신고 의무화에 불만이 많다.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면 세금은 더 늘어나고 물가상승률과 임대료 인상 제한을 고려할 때 임대소득이 지금보다 훨씬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정부가 민간임대주택을 사실상 100% 공공화해 모든 임대차계약 정보를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이 국민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한달 200만원 남짓의 은퇴소득은 중산층을 유지하는 정도의 수준임에도 임대소득이 줄면 그만큼 생활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입자 보호를 위한 ‘임대차보호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이 21대 국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관련법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돼 국회는 물론 부동산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세입자의 기대는 높고 집주인은 불안한 임대차보호3법이 전세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문재인정부의 주요 공약이기도 한 임대차보호3법은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꾀하고 집값 불안을 부추기는 불필요한 주택 투기를 막는다는 게 목적이다. 오랫동안 뿌리 깊게 존재해온 전세계약의 협상권을 집주인이 아닌 세입자에게 유리하게 부여한다는 점에서 전세시장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우후죽순 쏟아지는 세입자 보호 법안


임대차보호3법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부터 등장한 개념이다. 주요공약임에도 정부 3년차 들어서야 주목받는 건 그동안 정부 규제가 다주택자 투기나 청약 등 매수 규제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세입자 보호를 강화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발의됐지만 번번이 야당의 반대에 발목을 잡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선 얘기가 달라졌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177석에 정의당과 열린민주당 등 범진보 야당이 각각 6석, 3석으로 여대야소 국회가 되며 정부가 추진하는 법안에 힘을 실어줄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은 21대 국회가 열린 직후 관련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백혜련 의원(경기 수원을)은 6월11일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 임대차 계약기간을 최초 계약 포함 최소 4년 이상 연장할 수 있게 했다. 이를 초과하면 임대인은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만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백 의원은 임대료 증액 상한도 5%로 묶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백 의원은 “전셋값 상승으로 집 없는 서민이 주거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임차인 주거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법안 발의의 취지를 설명했다.

앞서 같은 당 박주민 의원(서울 은평갑)은 세입자가 요구하면 집주인 의사와 상관없이 무기한으로 전세를 연장할 수 있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해 부동산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박 의원은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서도 같은 법안을 발의했다.
‘임대차보호 3법’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DB
박 의원의 법안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집주인이 계약갱신을 원하는 세입자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 세입자가 원하면 사실상 무기한 계약 연장이 가능한 셈이어서 일각에선 집주인에게 불리한 법이란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집주인에게 정당한 사유가 발생했을 경우 재계약 거절의 권리가 명시된 만큼 이런 논란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박 의원 법안에 따르면 임차인이 원하더라도 무조건 재계약이 성사되는 건 아니다. 임대료 체납이나 주택 파손, 재임대 등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 임대인이 재계약을 거절할 수 있다. 임대인이 실거주하거나 리모델링 등 재건축이 필요할 때도 재계약 거절이 가능하다.

임재만 세종대 산업대학원 부동산·자산관리학과 교수는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만큼 집주인의 계약 거절 권리도 명백히 보호한다”며 “세입자단체에선 오히려 갱신 거절의 사유가 너무 폭넓어 보호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 안은 재계약 횟수를 제한하지 않을 뿐 임대차기간은 기존과 똑같이 2년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2년에 한 번씩 임대인이 계약 내용을 조정할 수 있다. 박 의원 발의안과 유사한 사례로 거론되는 독일과 일본의 경우 임차인 보호 수준이 훨씬 높아 임대차기간에도 제한이 없다.

같은 당 윤후덕·전용기 의원도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안호영 의원 역시 전월세신고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관련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전월세신고제는 전월세 실거래가 등의 계약 내용을 주택 매매처럼 30일 내 신고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전세시장 혼돈 오나


임대차보호3법이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립시키고 시장을 흔드는 이유는 세입자의 주거불안이 사회적 문제로 점차 심각성을 더하는 가운데 대한민국 주요 재테크 수단인 부동산의 재산가치와 충돌하기 때문이다.

6월1일 발표된 국토교통부의 ‘2019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세입자의 평균 거주기간은 3.2년에 불과하다. 임차가구의 월소득 대비 임대료 비중은 16.1%에 달한다. 수도권은 20.0%다. 한달 100만원을 벌어도 20만원은 주거비용으로 지출한다는 얘기다. 1년 전 조사와 비교하면 평균 거주기간은 0.2년 줄어든 반면 월 임대료 비중은 0.6% 뛰었다.

최근의 전셋값 상승 역시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침해하는 요소로 지목된다.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6% 올랐다. 서울은 전주 대비 0.09%, 경기는 0.10% 상승했다. 수도권의 경우 4주 연속 전셋값이 오르며 세입자 주거안정을 도모한다는 여당의 법안이 명분을 얻은 모습이다.

임 교수는 “모든 무주택 서민이 안정적인 공공임대주택에 살면 이상적이겠지만 대한민국 국토 특성상 현실적으로 어렵고 가장 좋은 방법은 민간임대주택을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성 solrali@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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