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회복 나선 쉐보레… "테슬라와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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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볼트EV가 기존보다 31km 더 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다시 돌아왔다. 2020년형 쉐보레 볼트EV. /사진=쉐보레
2017년 첫 등장 이후 2년 연속 사전계약 당일 완판이라는 기록을 세운 한국지엠의 쉐보레 볼트EV. 최근에는 현대자동차 코나EV가 등장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2019년 국내 도입물량을 전년 대비 1.5배 늘리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그해 재고를 모두 처분하진 못했다. 기대 이하의 성적을 올린 한국지엠은 주행거리를 늘리고 가격은 동결한 2020년식 볼트EV로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잘 나가다 고꾸라진 볼트EV


쉐보레 볼트EV는 국내 장거리 전기차시장의 포문을 연 모델로 평가받는다. 2017년 국내 자동차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볼트EV는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가 383㎞에 달해 주목받았다. 서울에서 여수까지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거리다. 전기차는 달리다 멈출 수 있다는 소비자의 불안감을 해소했다. 당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도 전기차를 선보였지만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가 짧았다. 1세대 전기차로 불리는 레이EV, 쏘울EV, 아이오닉EV의 주행거리는 각각 91㎞, 180㎞, 200㎞ 수준이었다. 긴 주행거리로 소비자의 관심을 끈 볼트EV는 출시와 동시에 완판되는 인기 차종으로 등극했다. 2017년 첫해 563대가 팔렸고 이듬해에는 전년대비 73% 늘어난 4722대가 판매됐다.

한국지엠은 볼트EV의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했다. 2019년 국내 도입물량을 7000대 수준까지 늘린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볼트EV는 2019년 총 4073대 팔렸다. 볼트EV의 성장세에 제동을 건 모델은 현대자동차의 코나EV다. 이 모델은 한번 충전으로 406㎞를 달렸다. 볼트EV보다 주행거리가 23㎞ 더 긴 것이다.
2018년 5월 본격적인 출고가 시작된 코나EV는 첫해에만 1만1193대가 팔리며 국내 전기차시장의 왕좌에 올랐다. 2019년에는 3만3889대가 팔리며 2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한번 충전으로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느냐를 최우선으로 본다”며 “볼트EV가 장거리 전기차로 주목받았고 그보다 더 멀리 달리는 코나EV로 수요가 이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형 쉐보레 볼트EV와 테슬라 모델3의 제원 비교. /그래픽=김민준 기자



볼트EV 자존심 회복할까


2019년식 물량이 해를 넘겨서 계속 판매됐다는 것은 자동차 브랜드에게 불명예다. 판매부진을 뜻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절반이나 지난 6월이 돼서야 2019년식 재고가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지엠은 이에 맞춰 2020년식 볼트EV를 공개하고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한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기존보다 31km 늘었다. 한국지엠 측은 주행거리가 늘었음에도 판매가격 인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형 볼트EV에는 LG화학이 공급하는 288개의 리튬-이온 배터리셀로 구성된 66kWh급 대용량 신규 배터리 패키지가 달렸다. 급속충전을 활용하면 1시간 만에 배터리용량의 80%를 채울 수 있다. 주행거리가 늘었음에도 가격이 그대로인 이유는 뭘까. 올해 3월 제너럴모터스(GM)는 회사의 전동화 계획을 발표하며 LG화학과 합작법인 설립하고 배터리셀 비용을 1kWh당 100달러 미만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배터리 단가가 낮아진 측면이 고려됐다”며 “단가 인하 속도대비 배터리셀을 늘릴 여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비용의 약 50%는 배터리 비용이다. 배터리 단가에 따라 전기차 판매가격이 좌우된다.

상품성이 개선된 볼트EV는 올해 수입차시장에서 테슬라의 ‘모델3’와 경쟁한다. GM 역시 볼트EV의 실질적 경쟁상대를 모델3로 본다. 2019년부터 국내 생산모델과 수입모델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한국지엠의 투트랙 전략에 따라 볼트EV는 수입차로 분류된다.
GM이 2020년형 볼트EV의 경쟁자로 테슬라 모델3를 지목했다. 사진은 테슬라 모델3. /사진=테슬라코리아
모델3는 수입전기차시장의 주축으로 떠올랐다. 1억원을 훌쩍 넘는 가격대로 높았던 진입장벽이 5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모델3의 등장과 함께 허물어졌다. 모델3가 흥행하면서 테슬라는 올해 1~5월 4252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312.6% 늘어나 수치다. 테슬라코리아 측은 회사 정책상 판매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업계는 모델3가 전체 판매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모델3는 테슬라의 독보적인 자율주행기술 등으로 인기를 끈다. 볼트EV는 테슬라에 비해 관련 기술이 뒤진다. 한국지엠은 자체 정비 네트워크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수입전기차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판매가격은 볼트EV가 테슬라 모델3보다 저렴하다. 4593만~4814만원선인 볼트EV와 5369만~7369만원대인 모델3의 가격차는 1000만원 이상이다.

전국에 폭넓은 서비스망을 갖췄다는 점도 볼트EV가 모델3보다 우위를 점하는 부분이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볼트EV 정비가 가능한 서비스센터는 97곳이다. 2017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테슬라는 상대적으로 서비스망이 부실하다. 테슬라의 공식 서비스센터는 총 2곳으로 강서와 분당에 자리잡았다. 서울과 일산 등에 협력업체를 두고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한계가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부산과 성남에 추가로 서비스센터를 오픈할 계획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다소 지연되는 상황이다.

판매가격과 서비스망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는 볼트EV지만 약점도 분명 존재한다. 관건은 물량공급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북미공장이 타격을 받으면서 국내 도입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 볼트EV의 국내 판매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완 lee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2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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