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리포트] "日자금 없어도 한국 금융시장 문제없다"

[日 수출규제 1년 - 韓 불매운동 1년 (4부)] 일본계 자본 유출, 한국엔 별 영향 못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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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된 지 1년이 흘렀다. 당초 국내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정부와 기업의 발빠른 대처로 별다른 피해를 받지 않았다. 오히려 수출길이 막힌 일본기업의 피해가 극심했다. 그럼에도 아베는 여전히 반성은커녕 적대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양국 관계에 균열을 만든다. 현재진행형인 한일 갈등을 살피고 수출규제 이후 1년간의 기록을 되짚어봤다.
사진=이미지투데이
7월4일이면 한국을 상대로 한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가 시행된 지 1년이 된다. 2019년 7월 당시 아베 정부가 경제보복 영역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등 산업 관련 수출규제에 그치지 않고 금융시장으로까지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주식시장 일본계 자금 비중 2.4%… “충격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된 일본계 자금은 12조7200억원으로 외국인 주식 투자금 전체 비중의 2.4%에 불과하다. 시장에 영향을 주기 힘든 수준이다. 반면 미국이 보유한 국내 주식은 220조4380억원으로 투자비중이 42.3%에 달한다.

일본계 주식 투자금 변동폭도 우려만큼 크지 않았다. 2018년 말 12조4870억원이던 일본의 국내 주식 투자금은 수출규제가 시행된 2019년 말 13조9870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올해 주식 투자금은 지난해보다 9.1%(1조2670억원) 감소했지만 2018년보다는 2330억원 증가했다.

일본계 자금의 국내 주식 투자금 변동은 일본의 금융보복보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일본 외에도 미국(-12.4%) 영국(-21.1%) 룩셈부르크(-13.0%) 싱가포르(-12.8%) 등 주요국의 투자금도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본계 자금은 국내 주식이나 채권시장에서 큰 변동이 없다”며 “금융시장에서 일본 자금은 미미한 수준이어서 자본 유출이 있더라도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래프=머니S 편집팀



IMF 외환위기 충격, 금융보복 공포심 키워


2019년 7월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로 인해 정치권과 일부 보수매체를 중심으로 일본계 자금이 빠져나갈 경우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앞서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 일본계 자금이 국내에서 일시적으로 빠져나가며 외국자본 유출이 본격화됐던 경험 탓에 다소 호들갑스러운 반응을 보인 것이다.

외환위기 직전 한국에서 제2금융권 여신(무담보 기업어음)은 1년 미만의 단기자금 위주로 담보 없이 운용했다. 기업에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즉각 여신을 회수하는 영업행태를 보인 것이다. 이런 행태는 대기업 연쇄 부도와 금융기관 부실화를 불러와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크게 약화시켰다.

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996년 한국기업의 자기자본대비 부채비율은 317.1%에 달했다”며 “이는 당시 미국(153.5%) 일본(193.2%) 대만(53.9%) 등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고 회고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조업 평균 부채비율은 68.9%로 외환위기(396.2%)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재무구조가 탄탄해졌다.

그만큼 한국의 대외건전성도 강화돼 일본의 금융보복이 있더라도 대응력이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강 연구위원은 “한국의 일본 자금 의존도가 현저히 낮아졌고 단기외채 규모 감소로 외환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며 “현재 일본계 은행은 대부분 신용도가 높은 국내 대기업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자금 회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예상했다.

금감원 측도 “일본계 은행 국내 지점의 총여신은 23조4000억원으로 국내 은행 총여신의 1.2% 수준에 불과하다”며 “기업 여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기업의 경우 중소기업보다 양호한 신용등급을 고려할 때 대체조달 여력이 충분한 만큼 일본계 은행 여신 축소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일축했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국내 금융시장에 들어오는 해외자금은 미국과 유럽계가 대부분”이라며 “일본계 자금은 주식이나 채권시장에서 영향력이 극히 적어 자금 유출에도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동아시아팀 전문연구원은 “일본계 자금이 회수돼도 한국기업의 ‘펀더멘털’(경제기초)이 흔들리지 않는다”며 “다만 8월부터 국내 절차만으로 일본 전범기업의 자산 매각이 진행되면 일본이 추가적인 보복조치로 금융제재를 할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그래픽=머니S 편집팀



펀드도 ‘脫일본’… “인도 펀드보다도 적다”


일본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국내 일본 주식형 펀드자금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 외에도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반일감정 악화가 자금 이탈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일본 주식형 펀드수는 171개(16일 기준)로 2018년 2300억원에 이어 2019년에도 705억원의 펀드자금이 빠져나갔다. 최근 6개월 새에도 49억원의 자금 이탈이 있었다. 다만 직전 3개월 동안엔 주가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로 147억원이 유입됐다. 일본 주식형 펀드 설정액도 3100억원으로 러시아 펀드(2895억원)와 비슷한 규모이고 인도 펀드(5663억원)보다는 적어 국내 투자자의 일본 펀드에 대한 관심이 낮아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한·일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펀드 판매사나 자산운용사의 이미지 하락을 우려해 일본 펀드 판매에 소극적으로 나선 게 사실”이라며 “현재 새로운 상품 출시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윤경진 youn1@mt.co.kr  | twitter facebook

시장 앞에서 항상 겸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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