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달의 머니S포츠] 레노·오바메양으로도 9위… 아스날에 부족한 건 '진짜 캡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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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가 지난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전반전 부상을 당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아스날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가 지난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전반전 부상을 당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아스날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복귀가 또다시 요원해졌다. 강호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를 상대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재개 첫 경기에서 패했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최고의 골키퍼와 공격수를 보유했음에도 아스날은 뚜렷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어느덧 아스날이 마지막으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선 지 4년째가 됐다. 지난 2016-2017시즌 리그에서 5위로 추락한 뒤 단 한차례도 챔피언스리그를 밟지 못했다. 공격수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와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니콜라 페페, 골키퍼 베른트 레노 등을 잇따라 영입했지만 누구도 아스날의 숙원을 해결하지 못했다. 와중에 감독도 2차례나 바뀌었다. 혼란기에 가까운 아스날의 최근 행보다.

부진의 원인을 단순히 '선수단의 능력 미달'에서만 찾는 건 한계가 있다. 아무리 비싸고 뛰어난 선수를 보유했더라도 성적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지금의 아스날과 역사 속 수많은 팀들이 이미 보여줬다. 현시점에서 아스날 부진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팀의 가장 영광스런 시절로 되돌아갈 필요가 있다. 

토니 아담스(왼쪽)는 현역 시절 아스날에서만 뛰며 오랜 기간 주장으로 활약했다. /사진=로이터
토니 아담스(왼쪽)는 현역 시절 아스날에서만 뛰며 오랜 기간 주장으로 활약했다. /사진=로이터


아스날 역사를 빛냈던 리더들… 지금은?


아스날 역사에서 영광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들이 있다. 주로 클리프 바스틴이나 테드 드레이크, 조지 그레이엄, 앨런 스미스, 이안 라이트, 티에리 앙리 등으로 이어지는 공격수 계보다. 하지만 이들의 뒤에는 언제나 든든한 주장들이 버티고 있었다.

아스날 역사에 깊은 흔적을 남긴 대표적인 주장으로는 '철의 백4'를 이끌었던 토니 아담스와 무패 우승의 주역인 패트릭 비에이라가 있다. 아담스는 현역생활 전부를 아스날에서만 보내며 프리미어리그 4회, FA컵 3회 우승을 일궈냈다. 아담스에게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비에이라도 아스날에서 10년 가까이 활약하며 2003-2004시즌 대망의 무패우승을 이끌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뛰어난 능력과 강력한 리더십으로 팀을 '대표'했다는 점이다. 아담스는 21세의 어린 나이에 주장직을 맡아 리 딕슨, 나이젤 윈터번, 스티브 보울드(여기에 훗날 마틴 키언까지) 등과 함께 '철의 백4'를 구축했다. 비에이라는 이른바 '육각형 미드필더'의 전신으로 불리며 경기장을 위아래로 휘젓고 다녔다. 특히 특유의 거친 성격 탓에 같은 성향을 보인 맨유의 주장 로이 킨과 철저한 대립각을 세웠다.

패트릭 비에이라(왼쪽)는 아르센 벵거(오른쪽) 감독 체제에서 주장을 맡아 프리미어리그 무패우승을 일궈냈다. /사진=로이터
패트릭 비에이라(왼쪽)는 아르센 벵거(오른쪽) 감독 체제에서 주장을 맡아 프리미어리그 무패우승을 일궈냈다. /사진=로이터

이러한 주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주장의 존재 그 자체가 팀의 중심이 제대로 서 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2010년 월드컵 당시 주장 박지성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던 한국 축구대표팀이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낸 게 대표적인 예다. 팀을 대표하는 상징성, 모두가 인정할 만한 실력, 팀 내외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카리스마는 주장이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3가지 요소다.

하지만 현재의 아스날에는 그런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 비에이라에 이어 티에리 앙리, 세스크 파브레가스까지 팀을 떠난 2000년대 후반 이후 아스날은 이런 요소를 모두 갖춘 리더를 더 이상 찾지 못했다. 한때 잭 윌셔나 아론 램지 등이 계보를 이어받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잦은 부상과 정체된 성장으로 무산됐다. 주장 완장을 넘겨받은 페어 메르테사커, 로랑 코시엘니 등은 외부에서 영입된 인재인 데다 비에이라 시절만큼의 카리스마를 보여주기에는 성향 자체가 달랐다. 벵거 전 감독이 커리어 막판까지 비에이라의 대체자를 찾아다녔던 이유는 단순한 실력 그 이상의 부분이 필요했기 때문인 점도 있었다.

아스날의 리더 부족은 이번 시즌 그 문제점이 확실히 폭발했다. 주장 코시엘니와 또다른 베테랑 나초 몬레알이 지난해 여름 동시에 팀을 떠났다. 주장직은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자카는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으로 시즌 초반 흔들렸고 결국 주장직을 내려놨다. 이후 아스날의 주장 완장은 오바메양이 차고 있다.

이런 일련의 혼란 속에서 팀 성적도 최악의 수준까지 추락했다. 아스날은 29라운드까지 치른 2019-2020 프리미어리그에서 9승13무7패 승점 40점으로 9위에 머물러있다. 챔피언스리그 복귀는커녕 유로파리그 진출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유로파리그에서도 한 수 아래로 여겨진 올림피아코스에게 32강에서 무너졌다. 모래알 같은 조직력과 쉽게 흔들리는 정신력은 아스날을 대변하는 한 모습처럼 변했다.

아스날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이 지난해 5월29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2018-2019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첼시에게 패한 뒤 수여받은 은메달을 벗고 있다. /사진=로이터
아스날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이 지난해 5월29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2018-2019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첼시에게 패한 뒤 수여받은 은메달을 벗고 있다. /사진=로이터



비싼 선수가 아니라 '중심' 찾아야


아스날 선수들의 실력이 없는 건 아니다. 각 포지션별로 중추역할을 수행할 선수들이 아직 남아있다. 특히 골키퍼 레노와 최전방의 오바메양은 특출난 활약으로 팀을 매번 위기에서 구해낸다.

레노는 이번 시즌 총 113차례의 선방으로 해당 부문 리그 2위에 올라있다. 오바메양도 지난 시즌 공동 득점왕(22골, 리버풀의 사디오 마네와 모하메드 살라)에 오른 데 이어 이번 시즌도 17골을 터트려 득점 순위 단독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리그 최고 수준의 골키퍼와 공격수를 동시에 보유했음에도 고작 9위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결국 시선은 다시 '리더'로 향한다. 아스날에 베테랑 선수들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과거 비에이라나 아담스 같은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다.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교체 아웃되자 팀이 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터덜터덜 걸어나오던 외질의 모습에서 과거 영광의 시절 주장들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팀의 에이스라고 칭해지는 선수가 이런데 다른 선수들에게서 이상의 모습을 찾기도 힘들다.

지난 1월22일(현지시간) 열린 첼시와의 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찬 아스날 수비수 헥토르 베예린. 베예린은 잠재적인 아스날의 차기 주장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로이터
지난 1월22일(현지시간) 열린 첼시와의 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찬 아스날 수비수 헥토르 베예린. 베예린은 잠재적인 아스날의 차기 주장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로이터

대안이 없지는 않다. 당장 팀을 뒤에서 지탱하고 있는 레노가 있고 자카도 미켈 아르테타 감독 부임 이후 전술이 바뀌면서 한결 안정을 찾았다. 자카는 여전히 팀 내에서 선수들에게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스팀 출신으로 팀의 붙박이 우측 풀백까지 성장한 헥토르 베예린 역시 아르테타 감독 부임 후 이따금씩 주장 완장을 받으며 가능성을 보였다.

기존 선수들에게 힘을 실으려는 아르테타 감독의 특성상 일단 이번 시즌 종료 시점까지는 오바메양이 그대로 주장 완장을 찰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 오바메양마저도 꾸준히 이적설에 시달리고 있다.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다. 이제는 대안이 아니라 진짜 기둥을 찾아야 할 때다. '진짜 주장'을 찾는 일은 아르테타 감독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명이 됐다. 

잘 나가는 팀에는 저마다 팀을 대표하는 주장이 있다. 멀지 않은 과거에도 파올로 말디니(AC밀란), 존 테리(첼시), 뱅상 콤파니(맨시티), 세르히오 라모스(레알 마드리드), 조던 헨더슨(리버풀) 등이 팀의 전성기를 뒷받침했다. 스타 플레이어를 보유한 것과 리더를 가진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아스날은 지독한 암흑기를 끝내고 또다른 전성기를 가져와 줄 리더가 필요하다. 
 

안경달
안경달 gunners92@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기자 안경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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