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리포트] 中 마스크 이어 헬멧 대란… 미소짓는 한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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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6일 중국 서부의 시안(西安) 거리에서 23년 전 강도짓을 한 용의자 고(高)모씨가 검거됐다. 그는 헬멧을 쓰지 않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다가 경찰에 적발됐고 강도혐의가 드러났다. 고모씨는 경찰서로 넘겨져 추가로 조사를 받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이 대대적으로 오토바이를 비롯한 이륜차의 헬멧 착용 단속을 강화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다.

#2. 이달부터 베이징 교통경찰은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헬멧을 쓰지 않는 등 10가지 교통법규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매일 아침과 저녁, 중점 도로 구간에 특별단속반을 배치, 각종 교통 법규 위반에 대한 표적 단속을 하고 있다. 베이징 경찰은 고압적이고 엄정한 단속을 통해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중국 공안들이 차량내 안전벨트와 오토바이 헬멧 착용 단속에 나선 것은 지난 4월 중국 공안당국이 '일회일대(一盔一帶)' 정책을 내놓은데 따른 것이다. 일회는 헬멧, 일대는 안전벨트착용 의무화를 의미한다.

공안당국은 6월1일부터 오토바이, 전동스쿠터 운전자는 헬멧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장쑤(江蘇), 저장(浙江) 등 지역은 '전기스쿠터 관리조례'를 제정, 발표하고 6월1일부로 헬멧 착용 단속을 시작했다. 저장성은 헬멧을 착용하지 않으면 2000~2만위안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공안당국이 일회일대 정책을 내놓은 것은 중국내에서 오토바이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아서다. 과거 자전거 천국이었던 중국은 이제 오토바이와 전동스쿠터 천국으로 변했다. 중국에선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사례가 많아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쉽게 볼 수 있다. 헬멧 착용이 의무화 되지 않아 사고가 날 경우 더 피해가 큰 것으로 보인다.

중국 보도에 따르면 중국내 오토바이와 전기자전거 사망자의 80%는 뇌척수 손상으로 인한 것이다. 또 헬멧을 착용하면 사망 위험을 70%가량 줄일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현재 중국 오토바이 소유자의 헬멧 착용률은 3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내 등록된 오토바이는 8700만대이고 미등록 오토바이까지 합치면 1억대는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동스쿠터의 경우 현재 2억5000만대가 있는데 2050년에는 4억대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갑작스런 발표, '헬멧 대란' 왔다


공안국의 갑작스런 조치는 시장에 큰 혼란을 가져왔다. 공안당국은 헬멧 의무화까지 불과 한달여의 시간만 줬다. 이 때문에 현지 전문기관은 단기간 내 중국 헬멧 공급부족량이 2억개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치솟기 시작했다. 징둥의 5월 이후 '헬멧'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8배 수준이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0% 가까이 증가했다. 헬멧 가격은 1개당 20위안(3400원)에서 120~200위안으로 10배 오르는 등 대란이 벌어졌다. 중국 내 상반기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인 '618 쇼핑축제'에서 헬멧 판매가 급증했다.

김성애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은 "수억대 규모의 오토바이·전동 스쿠터는 소득수준이 높은 1선 도시보다는 2~4선 도시에 집중돼 있다"며 "2~4선 도시는 현재까지 헬멧 착용 단속을 시행해 온 곳이 적기 때문에 이번 공안부의 요구에 따라 헬멧 수요가 폭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부담을 느낀 공안부가 지난 6월20일 발표를 통해 벌금 부과 대상을 오토바이로만 국한된다고 한발 물러섰다. 관련 부처는 헬멧의 단기적 공급 부족에 의한 가격 올리기, 매점매석 등 시장교란행위를 조사하고 엄벌하겠다며 나섰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전동스쿠터도 헬멧 의무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중국 헬멧시장은 30억위안(약 5100억원) 수준이지만 수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새로운 시장은 누군가에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헬멧 관련 기업은 주로 중국의 광동성(廣東省), 장쑤성, 산둥성(山東省)으로 분포돼 전국 헬멧 산업 기업 총수의 48.64% 차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공안부가 4월 헬멧 규제 정책을 발표한 이후 전국의 새로운 3503개의 헬멧 산업 관련 기업이 신설됐으며, 새로 신설된 기업 역시 50%이상이 광둥성, 산둥성에서 나왔다.

헬멧은 디자인 모방이 쉽고 생산이 간단해 품질 검사와 특정설비 없이 개인사업체에서 제조할 수 있다. 일부 장난감 공장이나 화장품 용기공장은 헬멧공장으로 개조돼 헬멧생산에 나서고 있다.

김성애 무역관은 "정부의 강제 착용 규제에 따라 헬멧시장은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시장이 안정되면 고품질, 안전, 다양화가 중국 헬멧시장의 키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지 바이어들은 한국제품의 고품질, 로컬제품과 차별화된 디자인 등으로 틈새시장 공략을 시도해 볼 수 있다"면서도 "디자인을 빠르게 모방하고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로컬기업,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중국시장에 진출한 글로벌기업들과 경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중국 내에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서 수입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1분기 헬멧 수입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배를 넘어섰다. 한국 헬멧 대중 수출 규모도 지난해 1분기 5만9000달러에서 올해 61만6000달러로 949% 증가했다.



헬멧 소재 업체 '반사이익' 얻나


헬멧 생산에 필요한 ABS(고부가합성수지)를 생산하는 국내 화학업체도 반사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내 ABS 수지 가격은 5월 이전 1톤당 800위안에서 5월 중순 3000위안으로 올랐다.

국내 ABS 생산업체는 LG화학(연산 90만톤), 롯데케미칼 첨단소재부문 67만톤, 금호석유화학 25만톤, 한국이네오스스티롤루션 27만6000톤 등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화학사들은 ABS 가동률을 기존 70~80%에서 100% 가까이 끌어올려 중국 수요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책으로 연간 14만톤의 ABS 수요 증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이는 글로벌 ABS 수요(934만톤)의 1.5%, 중국 ABS 수요(532만톤)의 2.6%로 의미있는 비중"이라고 분석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IT 외장재로 사용되는 ABS 스프레드는 671달러로 5월 대비 15.3% 상승하는 강한 모습을 보였다”며 “중국에서 이륜차에 대한 보호장구 규제가 강화되면서 ABS 소재 특수가 발생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전체 산업의 수요가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있다. 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ABS 스프레드가 한 달 만에 20% 이상 확대됐는데 이는 2000년 이후 최대치"라며 "중국 ABS 공장 가동률은 이미 100%로 과부하 상태여서 가격에 자극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헬멧에 들어가는 화학제품의 규모 자체가 자동차나 오토바이 본체 등 여타 시장 대비 확연히 작다"면서도 "다만 전체 산업면에서 볼 땐 단기적 가격 상승 정도에 의의를 둔다"고 덧붙였다.
 

김명룡 특파원 kjhnpce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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