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더치페이 합시다"… 日 후불제 보험 등장, 우리는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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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를 후불형식으로 납부하는 암보험 상품이 일본에서 등장해 화제다./사진=이미지투데이
보험의 기본 원리는 위험을 미리 대비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고 등을 당했을 때 보험금을 받기 위해 보험 가입 후 매달 보험료를 납부한다.

최근 이러한 상식을 깨는 보험 상품이 일본에서 출시돼 화제다. 보험료를 후불형식으로 납부하는 암보험 상품이 등장한 것.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에 무관심한 2030세대에게 이러한 방식의 후불제 보험이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모두가 건강하면 보험료 안 낸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최근 소액단기보험회사인 ‘저스킨케이스(justInCase)’가 일본 최초 P2P보험인 '더치페이 암 보험'을 개발하고 현재 9개사와 제휴를 통해 해당 상품을 판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보험상품은 사전에 약정한 보험사고 보장을 위해 연령 또는 성별에 따라 책정된 보험료를 보험사에 미리 지불하는 형태다. 반면 ​더치페이 암 보험은 암 진단을 받게 될 경우 정액보험 형태로 80만엔(약 899만원)이 일시보험금과 사망보험금으로 지급된다. 보험료는 그 이후 되돌려 받는 식이다.

보험료는 매월 암에 걸린 사람과 사망자에 지급한 보험금을 연령군별 가입자 수로 나눈 금액에 사업비를 가산해 책정한다. 이때 연령군별 보험료에는 상한을 뒀다. 20~39세는 500엔(약 5600원) 40~54세 990엔(약 1만1000원), 55~74세 3190엔(약 3만5800원)으로 암 진단자 수가 늘어나더라도 이 금액 이상 보험료를 내지 않는다.

해당 연령집단에서 암에 걸린 사람이 없으면 보험료를 아예 납부하지 않는다. 가입연령은 만 20세에서 74세까지이며 이 나이대에 가입을 했더라도 보험소비자의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해 가입 후 2개월 간 부담보기간을 둔다. 가입 2개월 내 암 발병 시 보험금을 주지 않는다는 얘기다. 대신 보험가입 기간은 1년이며 언제든 갱신이 가능하다.



상품운용 어떻게 가능할까


매력적인 점은 가입자가 늘어날 수록 보험료가 낮아진다는 점이다. 전체 보험료 중 관리비 명목으로 지출되는 사업비 비중은 가입자가 2000명씩 증가할 때마다 1%씩 감소한다. 

더치페이 암보험의 상품구조 및 보험료 예시./사진=보험연구원(저스틴케이스 홈페이지)

계약자 수가 2만명 이상이 되면 사업비 비중이 35%에서 25%로 하향 조정돼 보험료가 하락한다.

예컨대 가입자 1만명이 더치페이보험에 가입돼 있고 이중 암진단자가 2명 발생했다. 그러면 지출되는 보험금은 총 160만엔(80만엔*2)이 된다.

차월에 가입자 1만명(암진단자 2명 제외)은 229엔(약 2500원·1회성)을 납부한다. 이 보험료는 보험금(160만엔)을 연령군별 가입자 수로 나눈 금액에 사업비(69엔)를 가산해 책정한 것이다.

암진단자 2명을 제외한 가입자 9998명이 229엔(2500원)을 납부하면 약 2500만원의 재원이 생긴다. 보험사는 160만엔(약 1800만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하고 남은 금액은 사업비로 사용한다. 사실상 가입자들이 암보험금을 더치페이해 마련해주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가입자가 늘면 보험료는 내려간다.

가입자는 사망 시 보험금을 대신 수령하거나 추후 보험료를 납부할 대리인을 지정해둘 수 있다.

보험사 입장에선 이 상품을 통해 보험가입자를 부담 없이 늘릴 수 있다. 특히 보험가입의 필요성을 못 느끼면서 실용적인 것을 추구하는 젊은층에게 이 상품은 저렴한 보험료를 무기로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답보상태 한국, P2P를 살려라


'보험료 후불'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더치페이 보험은 P2P보험이다. 

P2P보험은 공통 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위험단계를 구성하고 사고 발생 시 서로 상호 부조하는 형태를 말한다. 모든 이들의 위험을 대비해 만든 상품이 아닌 특정 상황과 특정 소비자들과 위험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약관이 단순하고 보장 내용도 간편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P2P보험을 아시아에서 제일 적극 도입한 나라는 중국이다. 일본은 이제야 겨우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최근 보험 상품을 출시한 경우지만 중국은 지난 2014년부터 시작해 지금 6년이 지났다.

한국은 3~4년전 스타트업들이 보험사와 제휴해 P2P보험을 선보인 바 있다. 참여인원에 따라 보험료가 변동되는 식이다. 하지만 보험업법 규제에 막혀 사실상 성장이 멈춘상태였다.

보험업계에서는 신규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2030세대를 노릴 수 있는 이러한 P2P보험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알리바바의 P2P보험인 상호보 상품은 출시 1년 만에 1억5000만명의 가입자를 모았는데 이중 58%가 20대와 30대였다. 일본의 더치페이 암 보험도 20~40대 사이의 젊은 계층에서 가입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올해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P2P보험을 적극 육성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디지털금융이 강화됨에 따라 당국도 규제를 완화해 보험사들의 P2P금융 참여를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초저가 미니보험 등을 통해 미래의 잠재고객인 2030세대를 공략하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P2P보험상품을 만들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올 초 규제샌드박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보험료 사후정산형 건강보험' 상품을 준비 중인 미래에셋생명은 신상품을 오는 7월에 내놓는다. 이 상품은 가입자 집단에 따라 보험료를 환급해주는 상품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의 상품 출시 이후 P2P보험과 유사한 성격의 혁신 보험상품 개발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인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P2P 보험은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상품구조, 투명성,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젊은 계층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 가능성이 있다"면서 "'더치페이 암보험'의 경우 타 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저렴하고 보장내용이 단순해 이해하기 쉽고 보험료의 사용처와 수수료가 공개돼 투명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어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에 친숙한 젊은 층이 고령층에 비해 가입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정훈 kjhnpce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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