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만드는 카카오, "조력자 필요? 그냥 혼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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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는 단독으로 디지털 보험사 설립을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조력자 없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카카오는 단독으로 디지털 보험사 설립을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조력자 없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카카오가 은행, 증권 등에 이어 보험사 설립에 나선다. 온라인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디지털 손해보험사’ 형태다.

하지만 설립 과정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강력한 조력자가 될 것으로 보였던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와의 손보사 공동 설립은 양측의 입장 차이로 무산됐다. 카카오는 단독으로 디지털 보험사 설립을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조력자 없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가 보험사 도움 없이 시장을 공략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많을 것이라는 얘기다.



“도움 필요없다” 설립 단독 추진


5월27일 카카오와 삼성화재는 금융위원회를 찾아 디지털 보험사 설립 철회 계획을 전달했다. 당초 양사의 디지털 보험사는 카카오페이가 경영권을 갖는 대주주로 참여하고 카카오와 삼성화재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형태였다. 보험상품 개발 관련 노하우는 삼성화재가 제공하고 카카오의 플랫폼, 카카오페이의 결제편의성을 더한 생활밀착형 보험을 내놓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하지만 예비인가 신청이 계속 미뤄지면서 업계에서는 양측이 사업방향에서 합의점을 좀처럼 찾지 못한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특히 온라인 자동차보험 론칭 등을 놓고 사업 방향, 수익성 검증 등 중요 의사 결정 과정에서 원칙과 방식을 놓고 입장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양사는 디지털 보험사 합작 설립을 중단하기 이르렀다. 하지만 전략적 제휴관계는 유지한다. 카카오페이 간편보험 메뉴를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 중인 삼성화재는 생활밀착형 보험 종류를 확대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삼성화재 없이 단독으로 디지털 보험사 설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생활밀착형 보험과 함께 온라인 자동차보험 판매를 주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신생 보험사를 알리는 데 의무보험상품인 자동차보험이 효과적이어서다. 올해 출범한 디지털 손보사 캐롯손해보험도 탄 만큼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홍보한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그래프=김민준 기자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그래프=김민준 기자

삼성화재는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60%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에서 독주 중이다. 카카오가 삼성화재와 합작을 고민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애초에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시너지효과를 낼 생각으로 합작을 추진한 삼성화재가 아니면 카카오 입장에서는 다른 손보사와의 협력은 큰 의미가 없는 셈이다.

카카오페이 측은 “현시점에서 다른 손보사와의 협력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하반기 예비인가 신청을 목표로 디지털 보험사 설립을 단독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결국 조력자 필요할 것”


디지털 보험사는 기존 보험사와 달리 오프라인영업을 하지 않는다. 웹과 모바일 앱에서만 영업을 진행해 기존 보험사에 비해 보다 간결화된 기업 운영이 가능한 편이다. 하지만 디지털 보험사도 고객 관리, 상품개발, 리스크 관리 등 기존 보험사의 운영 노하우가 필요할 수 있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보험 개발을 비롯해 시중 보험사가 보유한 모든 직군에 걸쳐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보험 계리, 보험상품 기획·개발, 언더라이팅, 보상·손해사정, 보험회계, CS(고객만족)관리 등 보험사 운영에 필요한 직군을 채용 중인 것. 특히 기존 보험사 경력직원 영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재들을 영입해 보험사 도움 없이도 회사 설립 후 시행착오를 줄이려는 계획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보험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다른 보험사와의 협력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온라인 영업만 진행해도 기존 보험사의 뒷받침 없이는 무리가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형 손보사는 카카오가 가진 플랫폼은 매력적이지만 협력 관계는 부담이 클 것이라는 입장이다. 카카오의 합작사 제의가 와도 두 손 들고 환영할 일은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로 카카오와 삼성화재의 협상 결렬은 사업추진 방향에서 이견이 크기도 했지만 카카오가 업계 1위 보험사를 상대로 너무 무리한 요구를 했기 때문이라도 얘기도 나온다.

한 손보사 고위 임원은 “카카오가 가진 브랜드파워를 감안하면 협력 구축 후 상품판매에서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단순 협력 관계가 아닌 합작사 설립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보수적인 보험사와 혁신을 무기로 성장해온 IT회사와의 견해차이가 생각보다 클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이 미미한 중소형 손보사들은 카카오의 제의가 매력적일 수 있다. 3000만명 가입자를 가진 ‘카카오페이’ 플랫폼을 무기로 단숨에 시장경쟁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입장에서 기존 보험사 자동차보험 운용 노하우가 필요하다면 중소형 손보사와 힘을 합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카카오는 ‘머니 2.0’을 선언하며 은행, 증권 등 테크핀을 무기로 금융업권 사업을 크게 확장 중이다. 디지털 보험사 설립도 머니 2.0의 일환이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2월 컨퍼런스콜에서 “인슈어테크(보험+기술) 기반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추진하고 상품 개발·마케팅 등 전 영역에서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하는 디지털 보험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도 토스처럼 보험판매회사로 방향을 잡는 것이 낫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스는 직접 보험상품을 만들어 보험료를 받는 원수사 형태가 아닌 여러 보험사 상품을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전략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보험상담매니저를 정규직으로 채용해 보험상품을 분석해주고 고객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전문판매사로 초기 사업방향을 잡은 것. 보험사 설립에 따른 리스크를 안기보다는 플랫폼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식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직접 보험사를 설립하려는 것은 최대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가미된 독창적인 보험상품을 만들고 내놓고 싶기 때문일 것”이라며 “그때 그때 보험사와 협력하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독창적인 상품개발이 가능하다. 무조건 보험사를 설립하는 게 능사는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김정훈 kjhnpce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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