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유니폼에 일제 로고… '노재팬' 사각지대

[머니S리포트] ① 일본제품 불매운동 1년… 스포츠는 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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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일본 제품 불매운동 1년. 국민은 힘겹게 ‘NO재팬’ 운동을 이어가는데 일본 기업 로고를 달고 노심초사하는 업계가 있다. 바로 일본 기업 지원을 받는 스포츠계. 이들은 후원이라는 명목 하에 유니폼부터 공, 신발까지 일본산을 쓴다. 이들의 행보가 국민 정서와 다르다는 질타가 쏟아진지 1년. 왜 국내 스포츠계는 태극기와 일본 기업 로고를 동시에 달 수밖에 없는 걸까.
'노 재팬' 운동이 1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스포츠는 예외로 꼽힌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에 일본기업 데상트 로고가 새겨져 있는 모습. /사진=뉴스1 DB
#. 지난해 11월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SBC) 프리미어12. 한국 야구 대표팀은 일본 스포츠용품 브랜드인 ‘데상트’가 제공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선수들 왼쪽 가슴엔 태극기가, 오른쪽 가슴엔 일본기업 데상트 로고가 나란히 박혔다. 당시는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한창일 때.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일본기업 로고가 박힌 제품을 입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 “LG트윈스는 왜 일본 브랜드 데상트 유니폼을 고집하나요?” 한 포털사이트에 이런 질문 글이 달렸다. 해당 네티즌은 “일본의 뉘우침 없는 과거사 왜곡과 위안부 문제 등 그로 인한 불매운동에 모든 국민이 참여하고 있다”며 “LG트윈스는 왜 굳이 데상트 유니폼을 고집하고 스포츠 관련 방송에서 간접 광고를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꼬집었다.

‘노재팬’ 운동 1년. 지난해 7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시작된 일본 브랜드 불매 운동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 업계는 ‘후원’이라는 명목 하에 노재팬 운동에서 한 발 비껴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일본 브랜드라도 소비자에겐 불매 대상, 스포츠 구단이나 선수에게는 든든한 후원자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관련 논란 역시 1년 내내 진행 중이다.



야구·농구·배구… 일본 기업 후원에 ‘안절부절’ 



TV중계 등 노출 빈도가 높은 야구 등 주요 스포츠 종목이 일본 기업과의 후원 계약 딜레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데상트’, ‘아식스’, ‘동아오츠카’ 등 국내 스포츠단을 후원하는 일본 브랜드가 불매대상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 야구, 농구, 배구 국가대표팀뿐 아니라 프로 야구, 농구, 배구 역시 이들의 후원을 받고 있어 노심초사다.

‘포카리스웨트’와 ‘오로나민C’로 유명한 동아오츠카는 일본 오츠카 제약과 한국 동아쏘시오홀딩스가 50%씩 지분을 나눠 만든 합작 회사. 프로 야구와 프로 배구, 여자 프로농구 등에 자사 음료제품인 포카리스웨트를 후원한다. 지난해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3년 추가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일본 내 3대 스포츠 브랜드로 꼽히는 데상트는 ▲야구 국가대표 ▲LG트윈스 프로야구단 ▲육상 ▲체조 ▲루지 ▲카누 등을 포함한 다양한 국내 프로 및 국가대표팀을 후원하고 있다. 특히 LG스포츠는 데상트로부터 2017년 시즌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유니폼을 비롯해 선수단 용품 일체를 후원받고 있다.

일본 스포츠 브랜드 아식스는 한국프로배구연맹(KOVO)의 공식 후원사로 배구 대표팀에 의류 및 신발을 5년 이상 장기 후원하고 있다. 동아오츠카 역시 또 다른 장기 후원사다. 2곳 후원사가 모두 일본 브랜드인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배구팬은 KOVO 홈페이지 게시판에 “일본 브랜드 노출을 멈춰달라”는 불만의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프로농구 KBL 201516시즌 공인구 몰텐/사진=몰텐
일본 업체인 몰텐은 남자 프로농구와 농구 대표팀에 공인구를 후원한다. 남자농구는 지난 2015~16시즌부터 몰텐과 계약을 체결해 장기간 몰텐 제품을 사용 중이다. 

국가대표 선수들도 일본 기업이 제작한 유니폼을 입는다. 지난해 대한체육회가 당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문 체육 49개 종목 대표팀 중 40개 종목이 대표 유니폼을 제작했으며 10개 종목 유니폼은 일본 기업 제품으로 드러났다. 

일본 제조사의 유니폼을 입는 종목은 ▲야구·소프트볼 ▲배구 ▲배드민턴 ▲소프트테니스(정구) ▲수영 ▲스키 ▲육상 ▲체조 ▲카누 ▲탁구 등이었다. 유니폼 제조사는 아식스, 요넥스, 데상트, TSP 등이다. 

특히 한국 야구 대표팀의 데상트 착용은 번번이 논란을 빚었다. 2018년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한 야구대표팀이 착용한 유니폼과 이번 프리미어12 대표팀 유니폼도 모두 데상트의 제품이었다. 데상트가 스폰서를 맡기 전까지는 KBO가 만든 ‘KOREA’ 로고를 사용했으나 2018년부터 데상크 로고가 유니폼에 새겨지면서 적잖은 논란이 일었다. 



스폰서의 실적 악화… 불안한 스포츠단 



노재팬 운동이 계속되면서 스포츠 종목의 고민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스포츠단 입장에서는 후원사로부터 예산이나 물품을 지원받아 단체 운영에 사용하기 때문에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되는 셈인데 후원기업이 ‘노재팬’ 운동으로 사업에 차질을 빚을 경우 영향을 받을 수도 있어서다. 

데상트 로고/사진=데상트
실제 다수 종목을 후원하고 있는 데상트의 경우 경영난을 우려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데상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6156억원으로 전년대비 15.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90억원으로 무려 86.7% 급감했다. 일본 데상트는 한국 매출 의존도가 크다는 점에서 국내 실적 악화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해당 업체들은 실적 악화로 인한 스포츠 후원 사업을 중단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데상트코리아 관계자는 “현재로는 축소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도 “불매운동 이슈가 스포츠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전했다.
 

김설아 ·김경은 silver@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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