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연금만들기] ⑦ ‘OCIO’로, 한국인 노후가 밝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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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국내 퇴직연금은 2019년 말 기준 220조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5년 수익률이 1.76%, 10년 수익률이 2.81%로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친다. 안전자산만 투자해서는 연 1% 이상의 수익률도 불가능한 시대다. 대한민국의 밝은 노후를 만들려면 수익률을 높여야만 한다. 퇴직연금은 200조원대 규모로 커진 만큼 기금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 OCIO(외부위탁운용관리)를 통해 운용하는 방안이다. 큰 자금이 모이는 만큼 퇴직연금의 수익률 개선은 물론 금융투자업계의 안정적인 수익원이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OCIO 시장을 점검해봤다.

- [건강한 연금만들기⑦]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퇴직연금 도입 시 ‘1000조’ 그 이상 확대


©그래픽= 김영찬 기자
OCIO(Outsourced Chief Investment Officer·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이 최근 주목을 받는다. 


제21대 국회가 가동되면서 그동안 묶여있던 ‘기금형 퇴직연금 법안’ 통과에 기대가 모아지기 때문이다. OCIO 시장은 법안 통과로 퇴직연금이 도입될 경우 규모를 가늠할 수 없는 1000조원 이상의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급부상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까지 나온다.

OCIO란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나 고액자산가로부터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전문기관을 의미한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화 추세가 가속화하면서 노후를 위한 자금 규모가 커지고 관련 기금이 늘어나고 있다”며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직접 자금을 운영하기에는 전문성이나 인력·조직 면에서 부족한 만큼 외부(OCIO시장)에 자금을 위탁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OCIO는 기존 연기금 위주의 시장에서 일반법인, 대학기금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엔 기금형 퇴직연금까지 편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경우 퇴직연금 수익률 상승으로 국민의 노후가 밝아지는 효과가 예상된다. 증권 및 자산운용업계에게는 축소된 사모·공모펀드 시장을 대신할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내 주요 기관의 OCIO 투자 현황.©표= 각 기금 및 부처 홈페이지


◆ 시장 다변화, 매년 3~5% 성장 기대


증권가에 따르면 OCIO 시장규모는 현재 10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중 대부분은 공적기금에서 투자한다.

국내 주요 기관투자기관의 OCIO 현황을 보면 국토교통부의 주택도시기금이 약 38조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고 기획재정부의 연기금투자가 약 25조원이다. 이어 ▲ 한국증권금융의 민간연기금투자 약 2조원 ▲고용노동부의 산재보험기금 약 21조원 ▲고용노동부의 고용보험기금 약 8조원 ▲산업자원통상부의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약 3조원 등이 OCIO에 일임해 투자 중이다.

최근에는 대규모 기금과 함께 세미(Semi)-OCIO라는 명칭으로 다양한 시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대발전기금의 OCIO 도입 이후 건강보험공단과 강원랜드 등도 최근 소규모로 OCIO 시장에 신규 진입했다”며 “OCIO 시장의 다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건강보험공단은 지난 4월말 대체투자 주간운용사로 KB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을 선정했고 1조4000억여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약 2조6000억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강원랜드는 1500억~2000억원 수준으로 여러 곳의 위탁기관을 선정했다.

대학의 경우 서울대발전기금이 2019년 삼성자산운용을 OCIO로 선정해 전체 자금 중 약 2000억원을 위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공과대학교는 2018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을 총괄자문사로 선정해 전체 자금 약 1조원에 대한 자문을 받는다. 한양대학교도 산학기금 약 400억원의 위탁을 고민 중이다.

자산운용업계 OCIO 담당자는 “OCIO체계를 도입한 기금의 만족도가 높고 기금평가도 우수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관련 시장이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기금 및 공공기관이 OCIO 도입을 준비 중에 있다”며 “OCIO 시장은 향후 매년 3~5%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지투데이


◆ 성장 키는 ‘퇴직연금’


OCIO 시장이 어디까지 성장할지는 퇴직연금 도입 여부에 따라 사실상 결정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 공제회, 일반법인, 대학법인에 이어 기금형 퇴직연금까지 OCIO 시장에 포함되면 이 시장 규모는 총 10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재 OCIO에 투자된 공기금 100조원 대비 10배 넘게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단 얘기다.

이중 퇴직연금 적립규모는 2019년 말 기준 220조원이지만 오는 2050년에는 무려 2000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란 관측마저 나온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국민연금처럼 외부 기금을 설립해 퇴직연금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제도를 말한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되면 퇴직연금의 자금을 운용기관에 위탁할 수 있게 돼 OCIO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판단이다.

자산운용사 OCIO 전문가는 “0%대 저금리로 안전자산에만 투자해서는 1% 이상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게 불가능한 시대가 됐다”며 “이에 따라 외부 위탁운용 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져 OCIO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기금형 퇴직연금’ 관련 법, 21대 국회 통과할까


하지만 퇴직연금이 OCIO 시장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관련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 정부는 2018년 4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위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2년 넘게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21대 국회가 들어서자 가장 먼저 기금형 퇴직연금 관련 법안 처리 촉구에 나섰다. 미국·호주와 같은 기금형 퇴직연금과 디폴트 옵션제도(자동투자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기금형·디폴트 옵션이 가장 성공한 미국과 호주의 경우 20년 이상 장기수익률이 연평균 7%에 달한다. 반면 우리나라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우리나라 퇴직연금은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선진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해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도 “몇 년간 국회에 상정됐던 기금형 퇴직연금 관련 법안이 통과된다면 OCIO 시장의 팽창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대학기금 및 일반법인을 대상으로 한 OCIO 시장이 일부 열리고 있지만 대형기금의 외부위탁 활성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시장이 다소 정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송창범 kja33@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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