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김종인 탓" 주호영 "탁자 엎고 싶었다" 박병석 "(울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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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달간 여야는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위원장 자리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계속된 원 구성 협상 결렬에 "좋은 파트너"라며 상생과 협치를 외치던 때가 무색하게 양당 원내대표는 격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반기는 민주당, 후반기는 집권여당에 법사위 우선권을 부여하자"는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간신히 합의에 이르는가 싶었지만 29일 오전 통합당은 돌연 이를 거부했다. 그 결과 국회 원구성 협상은 최종 결렬됐고 더불어민주당이 정보위원회를 뺀 17개 상임위의 위원장을 차지했다. 의석수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배분했던 기존 관례를 깨고 완전히 새로운 국회가 열린 것이다. 

3차 추경(추가경정예산)안 통과를 위한 상임위 구성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온 29일 하루를 짚어봤다.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 관련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과 주호영 미래통합당 여야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여야, 원구성 협상 또 결렬… 중재안 뭐길래 


김태년 더불어민주당·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본회의가 예정된 29일 원 구성 관련 담판을 지었다. 

여야 원내대표는 전날도 약 3시간30분간 회동을 진행하며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최종 합의까지 가진 못했다. 이에 양당 원내대표는 29일도 오전 10시부터 30분간 박 의장 주재로 원 구성을 둘러싼 법사위원장 등 핵심 쟁점을 놓고 마주앉았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29일 열린 본회의에서 여야가 원구성과 관련한 가합의안에 공감대를 이뤘음에도 협상이 결렬된 점을 언급하면서 잠시 말을 멈추고 울먹이기도 했다.

지난 26일 국회의장 주재로 진행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주 원내대표는 21대 국회 전반기,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여야가 나눠하는 '2+2 안'을 제시했다. 박 의장은 후반기 원구성이 2022년 대선 직후 이뤄지는만큼 그 시점의 집권 여당에 법사위 우선권을 부여하자는 내용의 중재안을 냈다.

통합당은 이 같은 중재안을 받아들이는 듯 했지만 29일 오전 돌연 입장을 바꿨다. 국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에 반한다는 이유에서다. 주 원내대표는 "21대 원구성은 개원할 때 결정할 것이지 대통령 선거에 따라 맡기는 것이 국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에 반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박 의장과 회동 후 주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의장실 탁자를 엎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적었다.

민주당은 통합당의 입장이 변한 것과 관련해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목하기도 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통합당과의 원구성 협상 최종 결렬에 대해 "협상하는 사람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사람이 달라 이런 상황이 생겼다"며 배후에 김 위원장을 지목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지난 금요일과 오늘, 비슷한 합의안이 부결된 것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과도하게 원내 상황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직설했다.

박병석 의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본회의장에서 열린 21대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 및 추경안 처리 관련 국회 본회의에서 11개 상임위원장 선출 가결을 알리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민주당, 책임정치 부담 ↑… 당장 과제는 '3차추경 처리'


결국 통합당은 민주당에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넘기기로 하면서 국회는 29일 본회의에서 11명의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11명의 상임위원장 모두 민주당의 몫이다. 민주당은 앞서 6개 상임위원장도 가져왔다. 다만 국회법에 따른 선출 절차가 필요한 정보위원회는 제외됐다.

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은 ▲운영위원장 김태년 ▲정무위원장 윤관석 ▲국토위원장 진선미 ▲교육위원장 유기홍 ▲과방위원장 박광온 ▲환노위원장 송옥주 ▲행안위원장 서영교 ▲문체위원장 도종환 ▲농해수위원장 이개호 ▲예결위원장 정성호 ▲여가위원장 정춘숙 의원이다.

이로써 21대 국회는 온전히 민주당의 책임정치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과반 의석을 차지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지만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오면서 그 의미는 커졌다. 모든 정책 결과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민주당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현안은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이다. 민주당은 오는 3일까지 추경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이날 본회의 직후부터 상임위를 열고 추경 심사에 돌입한다. 남은 시간은 닷새밖에 없다.

과거 추경 심사 일정을 감안할 때 시간이 많지 않다. 추경은 상임위 심사와 예결위 심사와 기획재정부의 서류 작업 등의 절차를 거친다. 졸속심사에 대한 우려, 그리고 짧은 시간에 충실히 심사를 해야는 책임도 민주당 앞에 놓여졌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 결렬 후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36호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민주당 상임위 명단은 3차추경 '원포인트'?… 통합당과 협상 가능성도


다만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명당은 3차 추경안 통과를 위한 임시 명단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3차 추경 이후 통합당과의 협상에 다시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초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도종환·이개호·진선미 의원은 위원장 배정에서 제외될 것이 유력했다. 김 원내대표가 밝힌 상임위원장 배분 원칙인 선수와 나이에 따르면 전해철·김경협·이원욱 의원이 다음 수순이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도종환 전 문체부장관을 장관을 문체위원장에, 이개호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농해수위 위원장에 각각 배치했다. 또 여성 배려 상임위원장을 3명에서 4명으로 늘리면서까지 진선미 전 장관을 국토위원장으로 넣었다.

의원총회 직후 민주당 의원들은 '머니투데이'에 "추경 통과용 위원장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3차 추경을 통과한 뒤 야당과 재협상을 할 것으로 본다"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문제도 있고 18개 위원장 차지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는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단 위원장으로 선출되면 '버티기'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위원장으로 선출된 한 의원은 "한 번 들어가면 위원장실을 안 뺄 것"이라며 농담 반 진담 반의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강소현 kang4201@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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