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울 '구로구' 아파트가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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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 아파트 대장주로 꼽히는 디큐브시티아파트. /사진=김창성 기자
정부 규제로 얼어붙은 서울 부동산시장에서 구로구 아파트값이 나홀로 상승세다. 각종 개발 호재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상한선인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해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싼 동네’라는 수식어를 달던 구로구지만 최근엔 교통이 편리한 입지에 각종 호재까지 맞물려 주목받는 분위기다. 



9억원 이하 단지 문의 급증


“최근 몇 달 새 확실히 문의가 많이 늘었어요.”

구로구 오류동의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의 동네 분위기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계속 된 부동산 규제 속 등락을 거듭하는 다른 지역 분위기와 달리 구로구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했지만 최근 상황은 다르다고 말한다.

이 관계자는 “짧은 기간에 호가가 폭등했거나 갑자기 이사하겠다는 사람들이 넘친 건 아니지만 출퇴근 시간 등을 고려해 서울에 꼭 살고 싶지만 마땅한 가격대를 찾기 힘든 이들의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이 넘치지는 않지만 전용면적 84㎡의 매매가가 6억~7억원선이고 59㎡의 경우 5억~6억원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며 “서울에서 출퇴근 30~40분 거리에 이 정도 가격대 아파트를 찾기는 쉽지 않은 만큼 대출 규제 상황 등을 고려해 구로구 일대 아파트를 찾는 이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오류동 일대는 편리한 교통여건을 갖췄지만 10억원을 훌쩍 넘는 서울 인기지역 아파트값 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최근 문의가 늘었다는 게 지역 공인중개업소의 공통된 설명이다.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 개봉 현대아파트. /사진=김창성 기자
실제로 오류동은 지하철 1호선 오류동역에서 여의도·종로 등 주요 업무지구 이동이 수월하다. 인근에는 7호선 천왕역도 있어 강남 업무지구 이동도 용이하다.

오류동과 가까운 개봉동 역시 비슷한 분위기다. 역시 지하철 1호선 개봉역이 지나고 버스로 3~4정거장 거리에 7호선 광명사거리역이 있어 교통여건이 우수하다. 아파트값은 오류동보다 1억원 가량 비싸고 최근 시세가 수천만원 올랐지만 이곳 역시 문의가 늘었다.

개봉동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개봉역 일대에는 500~2000가구에 이르는 대단지 아파트가 8곳이나 있다”며 “평소 매매거래가 활발했던 곳은 아니고 대체로 실거주 위주지만 최근 구로구 아파트값이 많이 뛰었다고 하니 얼마나 올랐는지 궁금해 하는 집주인의 문의도 늘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교통이 편리하고 정주여건이 탁월한 대단지 위주다 보니 대체로 실거주 위주의 문의가 많다”며 “중대형 면적인 115~123㎡가 7억~8억원대에 시세가 형성돼 서울 중심 지역에 비해 싸다”고 덧붙였다.



들썩이는 아파트값 언제까지?


서울에서 변방 취급을 받던 구로구 아파트값이 최근 뛴 이유는 신안산선 착공,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등의 개발 호재가 힘을 보탠 영향도 있지만 정부의 규제 여파에 뒤늦게 가치를 인정 받았다는 시각도 있다.

고척동의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구로구가 명문 학군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중교통이나 편의시설 만큼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인기지역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 여파를 부인할 순 없지만 구로구 자체가 품은 가치 또한 무시할 수 없다”고 짚었다.

신도림동의 E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비슷한 생각. 그는 “지하철이나 시내버스 외에도 경인로, 서부간선도로, 남부순환로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이동이 편리한 도로망이 구로구를 관통한다”며 “10억 이상의 비싼 아파트를 사느니 그 값으로 더 넓은 면적을 사겠다는 실수요자가 최근 구로구를 주목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최근 계속해서 시세가 뛴 구로동 두산아파트. /사진=김창성 기자
신도림역 인근의 경우 더블역세권(1·2호선)에 현대백화점과 극장·이마트·홈플러스 등의 편의시설이 역과 붙어 있어 아파트값 시세가 10억원 이상으로 형성된 매물이 많다. 고급 주상복한 아파트인 디큐브시티아파트와 신도림태영타운아파트의 대형 면적의 경우 시세가 10억원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이는 구로구 전체 시세와 비교하면 일부에 불과하다. 신도림역 주변의 경우 구로구 안에서도 최대 번화가인 데다 서울 중심부와 더 가까운 만큼 최근의 구로구 아파트값 상승세와는 별개로 항상 높은 시세를 유지했다.

최근 구로구가 아파트값이 올라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구로4동 주민 F씨는 “구로구에 오래 살았지만 구로구가 아파트값으로 들썩이는 동네가 될 줄은 몰랐다”며 “최근 시세가 올랐다고 갑자기 강남이 될 순 없지 않냐. 재평가 된 게 아니라 일시적인 흐름에 불과하다”고 냉정한 시각을 나타냈다.

천왕동 주민 G씨는 “교통여건 편리하고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동네라 인근에 집을 마련하려는 계획이 있었는데 최근의 상승세가 반갑지 만은 않다”고 씁쓸해했다. 이어 “다시 집값이 하락세일 때 집주인들이 원래 집값이 비쌌던 마냥 배짱을 부리고 가격을 내리지 않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우려했다.
 

김창성 solrali@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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