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건설업계 ‘공정·클린 수주’ 외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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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확보를 위한 건설업체의 과열 경쟁 탓일까.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의 ‘클린 수주’가 보이지 않는다. 상호 비방은 기본이고 불법 홍보전까지 난무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자주 목격된다.

서울 시내 정비사업시장의 최대어로 꼽혀온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와 용산구 한남3구역 수주전이 최근 막을 내렸다. 총 공사비 8000억원 규모의 반포3주구는 당초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업체로 선정됐지만 조합과의 갈등으로 지위가 취소되고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이 맞붙어 삼성물산이 시공권을 거머쥐었다.

강 건너 용산구에선 ‘단군 이래 최대 정비사업’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총 공사비 2조원 규모의 한남3구역 재개발 수주전이 펼쳐져 대림산업·GS건설을 꺾은 현대건설이 최종 승자로 남았다. 두 곳 모두 사업 규모만큼 시장의 관심이 크게 쏠렸고 참여업체 간 경쟁도 치열했다.

결과적으로 건설업계 시공능력평가 1·2위(2019년 기준)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나란히 대형 정비사업을 따내며 영광을 누렸다. 하지만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을 동시에 받았다.

반포3주구의 경우 불법 홍보전을 벌이다 경쟁업체 모두 조합으로부터 주의·경고를 받았고 상대 업체를 비방하고 고소하는 등 물밑 수주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달았다.

한남3구역의 경우 지난해 12월 시공업체 선정을 끝낼 예정이었지만 수주전에서 불법 홍보와 제안 위법성 시비가 불거져 입찰이 무효가 된 끝에 재입찰을 진행하게 됐다. 그 결과 3월 마감한 재입찰에서 최초 입찰 때 참여했던 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이 나란히 입찰제안서를 다시 내며 끝장 승부를 펼쳤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치러진 수주전에선 과열 양상이 다소 진정됐지만 건설업체의 물고 뜯는 경쟁 탓에 사업 일정이 반년이나 지체돼 오점을 남겼다.

이처럼 과도하게 경쟁을 펼친 이유는 해당 사업장이 한강변이란 상징적 입지를 갖고 있어 완공 시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다른 대형 사업장을 수주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해서다.

단일 사업장 규모가 수천억원에서 조 단위에 이르는 만큼 건설업체 입장에선 결코 간과할 수 없다는 점도 과열 경쟁의 이유로 꼽힌다.

결과적으론 이 같은 과도한 경쟁으로 국내 대기업들 스스로 시장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지적도 면키 어렵다. 하반기에도 계속될 이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공정·클린’ 수주를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
 

김창성 solrali@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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