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기 품은 제네시스, 독일차 콧대 꺾었다

[머니S리포트] 제네시스, 벤츠 BMW와 1만대 이상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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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벤츠·BMW를 잡고 프리미엄 대중화를 이루겠다고 선언한 지 6개월이 흘렀다. 올해 초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쾌조의 출발을 한 제네시스는 상반기 벤츠와 BMW를 꺾고 국내 프리미엄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엔 더 박차를 가한다. 지난 6개월의 기록을 되짚고 현재 제네시스가 구상하는 전략을 살펴보았다.
제네시스 G70./사진=현대자동차그룹

출범 후 5년. ‘프리미엄’을 무기로 성장세를 이어온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브랜드는 올해 초 벤츠를 잡고 국내 프리미엄 1위를 노렸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GV80’를 필두로 라인업을 강화하고 판매·서비스 네트워크 등을 구축하며 경쟁 브랜드가 넘볼 수 없는 프리미엄 영역을 만들겠다는 각오였다.

그 각오가 처음으로 현실이 됐다. 올해 상반기 제네시스는 국내에서 4만8886대를 판매하며 상반기 기준 역대최고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수입차 실적이 발표되기 전이지만 현 추세대로 본다면 5월까지 2만8696대를 판매한 벤츠와 2만1361대를 판 BMW를 1만대 이상 앞설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 여파에 따른 부품 공급 부족으로 제품을 만드는 공장이 멈춰서며 밀려드는 주문에 대응하지 못한 것, 노동조합과 증산에 합의하지 못한 것 등의 난관도 제네시스의 질주를 막아서기엔 역부족이었다. 더 커진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 벤츠와 BMW, 아우디 등 독일차의 공세가 거셌던 2020년 상반기. 6개월 동안 제네시스가 걸어온 길을 살펴봤다.



제네시스가 숨겨둔 카드는?


제네시스가 올해 첫 번째로 꺼내든 카드는 중형SUV GV80였다. GV80는 제네시스 최초이자 국산차 최초의 고급SUV다. 제네시스는 중형세단 G80와 후륜구동 플랫폼을 공유하는 GV80를 2017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했고 2018년 하반기부터 주행 및 안전, 성능 테스트를 거쳐 올해 1월 출시했다. GV80는 세단부터 SUV까지 라인업을 확대함과 동시에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는 걸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상징이다.

실제 GV80는 출시 첫날 1만5000대가 사전 판매됐고 월 판매량(한국자동차협회 신규 등록 기준)은 1월 347대에서 ▲2월 1176대 ▲3월 3268대 ▲4월 4324대로 증가했다. 울산2공장의 GV80 연간 생산능력은 5만대, 월 4200여대다. 울산2공장에서 생산한 GV80를 해외에도 판매할 예정이지만 올해 상반기 수출량은 50대 미만으로 미미하다.

하반기 GV80 수출을 본격화할 가능성은 낮다. 생산한 물량 대부분을 국내로 판매하는데 이미 주문량이 생산능력을 초과했다. 이에 따라 올해 2월 기준 6개월인 GV80 출고대기기간은 7월에 들어서도 변함이 없다.

GV80를 잇는 또 하나의 야심작은 G80 완전변경(3세대 모델)이었다. G80는 3월 말 공식 출시 첫날에 ‘2만2000대’ 계약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며 자동차 판매 역사를 새로 썼다. 이는 지난해 1년 판매량과 비슷한 수준이고 올해 내수 판매 목표인 3만3000대의 67%다.

G80 월 판매량은 ▲4월 4175대 ▲5월 7516대 ▲6월 7905대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G80도 생산능력이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한다. 울산5공장의 G80 연간생산능력도 5만대. 올해 7월 기준 출고대기기간은 6개월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제네시스 신차는 높은 상품성과 수입차 대비 안정적인 서비스망 때문에 경쟁 브랜드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상반기, 위기의 순간은?


2020년 상반기 제네시스 판매량은 4만8886대로 2017년보다 2.1배 증가했다. 2020년 5월 기준 제네시스가 판매하는 차종은 5개, 벤츠는 27개, BMW는 25개다. 5개 차종만으로 수십 개 차종을 보유한 독일차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제네시스에게도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현대차 울산공장이 두 차례 생산을 중단한 게 첫 번째다. 올해 2월, G80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1라인은 와이어링 하니스(자동차의 신경망 역할을 하는 배선뭉치) 공급 부족으로 13일간 멈췄다. 현대·기아차에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하는 업체는 유라코퍼레이션·경신·티에치엔(THN) 3사로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국내로 역수입하는 방식으로 현대·기아차에 공급해왔다.

6월엔 울산2공장(GV80)이 4일간 생산 중단했고 울산2공장(G80)은 특근을 취소했다. 당시 생산차질은 SUV 차종에 들어가는 운전석 모듈(크래시패드)을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에서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해 해당 협력업체 공장 가동이 중단돼 발생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려 대응하고 있다”며 “수급상황은 점차 개선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노조와 증산 합의를 이뤄냈다면 판매 실적이 더 나았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올해 초 현대차그룹은 내부적으로 제네시스를 전용 라인에서 생산해 연간 생산능력을 2019년 20만대에서 35만대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노조와 합의하지 못하며 여전히 병행 생산하는 중이다. 울산2공장 21라인에서 GV80와 투싼, 울산5공장 1라인에서 G70과, G80, G90을 만든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5월, 울산2공장에서 제품 생산 비중을 조절해 GV80 생산에 집중하기로 했지만 이것으로도 역부족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증산 문제만 해결했다면 실적은 더 크게 개선됐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노조 합의와 취약한 부품공급망 개선이라는 과제를 발견한 점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민준 minjun84@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자동차 철강 조선 담당 전민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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