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도 모자라 현금갈취… 최숙현 팀닥터 행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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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애슬론 유망주였던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꽃다운 스물 셋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이 된 최 선수가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였다. 

고 최숙현 선수의 생전 모습. /사진=뉴스1(고 최숙현 선수 유족 제공)
이 말을 끝으로 최 선수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소속팀인 경주시청 감독와 팀 닥터로부터 상습 구타와 가혹 행위를 받아온 것에 대한 극단적 선택이었다.

실제 지난 1일 최 선수의 유족은 그가 받은 폭행과정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해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에 녹취된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에서 팀닥터는 "나한테 두 번 맞았지? 너는 매일 맞아야 돼"라며 20분 넘게 고인을 향한 폭행을 이어갔다. 이어 감독이 "죽을래? 푸닥거리 한 번 할까?"란 말로 고인을 위협하자 고인이 두려움에 떨며 "아닙니다"라고 대답하는 음성도 담겼다.



팀닥터, 용도 숨긴 채 현금 갈취도


지난 2일 오후 열린 경주시체육회 인사위원회의 모습. /사진=뉴스1
팀닥터는 최 선수를 향한 폭행의 중심 인물이다. 40대 남성으로 알려진 그는 해당 녹취록에서 최 선수가 복숭아 한개를 먹은 사실을 얘기하지 않았다며 술을 마시며 최 선수의 뺨을 20회 이상 내리쳤고 가슴과 복부를 발로 찼다.

팀닥터의 폭행을 지켜본 감독은 말리기는커녕 술을 권하면서 함께 최 선수에게 폭행을 가하고 폭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3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팀닥터는 용도를 밝히지 않은 채 지난 2015~2016년에 걸쳐 다른 8명의 선수들에게 80만원씩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2017년에도 뉴질랜드 전지훈련 참가 선수 8명에게 1인당 물리치료비 명목으로 총 180만원씩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최 선수와 유족은 지난해까지 팀닥터 요청에 총 1496만840원을 이체했다며 현금으로 지급한 추가액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경주시체육회는 지난 2일 오후 인사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최 선수가 가해자로 지목한 김규봉 경주시청 철인 3종팀 감독 외 선수 2명이 출석했으나 이들은 최 선수를 향한 폭행 등 가혹행위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팀닥터는 "지병으로 앓고 있던 암이 재발했다"며 체육회 측에 출석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전 도움 요청했지만 정작 경찰은…


고 최숙현 선수의 생전 모습. /사진=뉴스1(고 최숙현 선수 유족 제공)
또 최 선수는 생전 가혹행위에 대해 경찰과 스포츠인권센터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정작 자신을 죄인 취급하는 반응에 힘들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을 운동선수 출신이라고 밝힌 최 선수의 지인 A씨는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숙현이는 (생전) 어렵게 용기를 내고 경찰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많이 힘들어했고 실망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숙현이는 경찰에 진술하고 조사받는 과정에서 자신이 제기한 문제들이 별일이 아니라는 취급을 받았다고 했다. 경찰 조사에서 오히려 자기가 죄인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힘들어했다"면서 "(경찰이) '운동선수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 아니냐'고 얘기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또 최 선수는 스포츠인권센터에도 피해 사실을 호소했으나 도움을 받지 못했다. A씨는 "숙현이는 절박한 마음으로 스포츠인권센터에 도움을 청했음에도 아무 도움도 받지 못했다"면서 "그 실망감은 이루 말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최숙현 사건 6일 진상조사… 상임위 차원


임오경 민주당 의원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고 최숙현 선수의 죽음과 관련한 진상조사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에 최 선수의 억울함을 풀고 가해자들을 엄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실제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관련 청원글은 참여인원 7만명을 넘어섰다.

임오경 민주당 의원은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은 최 선수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오는 6일 상임위원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엄중한 대책 마련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의원은 "우리나라 체육계의 희망이었던 젊은 선수가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안타까운 절규만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며 수사기관을 향해 "최 선수의 고소 사건을 왜 안일하게 대응했냐"는 쓴소리도 덧붙였다. 그는 "이 사건은 문제의식이 부족한 지자체와 체육계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소위 힘 있는 기관으로 분류되는 검찰과 경찰이 한 사람의 생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임 의원은 "국회 문체위 위원들은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며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와 상임위 청문회 등을 추진해서라도 반드시 진상규명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주낙영 경주시장도 이날 "철저한 진상 규명과 수습에 나서겠다"면서 "경주시체육회가 직장운동부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감독에게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최 선수 폭행의 중심 인물인) 팀닥터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 후 고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홍효진 hyojin96@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홍효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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