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는 봉인가… 말 바꾼 방역당국에 분노한 의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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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광주 북구 일곡동의 한 교회 앞에 설치된 이동선별진료소에서 해당 교회 신자와 가족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사진=뉴스1 황희규 기자
3일 오후 광주 북구 일곡동의 한 교회 앞에 설치된 이동선별진료소에서 해당 교회 신자와 가족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사진=뉴스1 황희규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수도권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이 대전, 광주 등 지방으로 번졌다. 오는 가을에 2차 유행이 이미 시작됐다는 우려가 커진다. 의료계는 오락가락하는 방역당국에 아쉬움을 표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3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63명으로 지역에서만 52명이 발생했다. 3일 연속 50명을 초과해서 신규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 날 정례브리핑에서 "하루 상황을 보고 종합평가를 하진 않지만, 현재 상황이 아직 1단계 조치로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고, 집중 관리가 필요한 부분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적 판단에 의한 추가 조치로 확산을 막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광주. 광륵사와 관련 신규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진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방역당국이 단계별로 나눠놓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고 대응에 나섰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총 3가지다. 사회·경제활동이 가능한 1단계, 최근 2주 동안 신규 확진자 수 평균이 50~100명 미만일 경우 2단계,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 이상이거나 2배로 증가하는 일이 일주일 2회 이상 발생했을 땐 3단계다.


TK 재현될까


3일 오후 광주 북구 일곡동의 한 교회 앞에 설치된 이동선별진료소에서 해당 교회 신자와 가족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사진=뉴스1 황희규 기자
3일 오후 광주 북구 일곡동의 한 교회 앞에 설치된 이동선별진료소에서 해당 교회 신자와 가족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사진=뉴스1 황희규 기자

일각에서는 이번 광주시를 두고 대구·경북(TK) 사태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의료계는 이번 광주 확산세를 두고 "아직은 섣부르다"고 표현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TK 수준까지 발전할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광주는 그동안 코로나에 청정지역이였던 만큼 방역 준비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광주 확진자 양상은 아직 예측하기 이른감이 있다”며 “걱정되는 상황이지만 섣부르게 판단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TK와 같이 수천명의 확진자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도권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가을에나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 2차 대유행은 이미 시작됐다는 게 의료계의 해석이다. 수도권발 확산세가 대전에 두 번째 유행의 중심지를 만들었고 이번 광주에 3번째 클라스터(감염집단)를 형성한 탓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2주(6월17일~7월1일) 동안 깜깜이 확진자 비율은 10%에 달했다. 집단발병 건수는 16건까지 치솟았다. 깜깜이 확진자는 원인불명을 뜻한다. 확진자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파악할 수 없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지역 내 확진자 중 상당수에서 원인불명으로 나온다. 이는 지역사회에 전파가 이뤄졌고 2차 유행파가 시작된 것”이라며 “서울·대전·광주에 이어 앞으로 대구나 부산까지 대도시가 위험권”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2차 유행파는 이미 시작됐다”며 “방역정책이 유지돼 유럽과 미국처럼 환자가 폭증하는 양상은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봤다.



사회적 거리두기 왜 안해?


의료계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방역당국에 아쉬움을 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전환이 더 빨리 시행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실제 코로나19 발병 사태 이후 정부의 대응은 수동형보다 능동형에 가까웠다. 방역당국은 대구·경북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모든 활동을 멈추고 환자 솎아내기 정책을 펼쳤다. 이후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 후에는 이태원 사태를 겪으면서도 일상생활 활동을 허용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정해놓은 기준조차 계속 말을 바꾸고 있다. 앞으로 누가 믿겠느냐”며 “일일 신규 확진자 50명을 웃도는데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는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푸념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확진자 추이를 숫자로만 보는게 큰 문제”라며 “경제와 교육이라는 장벽에 정부가 결정을 뒤로 미루는 모습”이라고 개탄했다.

홍 교수는 “정부가 대개는 한발 앞서서 조치하는 것이 이롭다”며 “걱정되는 상황이기는 하나 여러 문제가 겹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교수도 “사회적 거리두기 논의점은 이미 지났다. 정부는 신규 확진자 40~50명에서 버티겠다는 모습이다”며 “얼마나 잘 지켜낼지 미지수지만 더 많이 발생할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지용준
지용준 jyjun@mt.co.kr  | twitter facebook

산업2팀 지용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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